F1은 '금녀'의 무대? 22년만에 여성 드라이버 탄생

기사입력 2014-06-30 06:40


오는 7월4일 시작되는 F1 영국 그랑프리에서 윌리엄스 소속으로 연습주행에 나설 여성 드라이버 수지 울프. 사진출처=수지 울프 홈페이지

'스피드는 남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주대회인 F1(포뮬러 원) 그랑프리는 1950년에 시작돼 올해로 65번째 시즌을 맞았다. 그동안 800여명의 드라이버들이 월드 챔피언에 도전했고, 올 시즌에는 11개팀에서 22명의 드라이버가 F1 서킷을 누비고 있다. 긴 역사에 비해 F1 머신에 앉은 드라이버는 소수였다. 모든 레이서들이 F1을 목표로 하지만, 아무에게나 허락하지 않는 '꿈의 무대'이다.

게다가 F1은 철저히 남성 중심의 스포츠이다. 최대 350㎞에 달하는 극한의 스피드를 이겨내야 한다. 지구 중력의 최대 5배를 견뎌야 하는 목 근육과 강한 다리, 담대함이 요구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여성이 도전하기에는 쉽지 않은 영역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겠다고 나선 강인한 여성들은 F1을 남성의 전유물로 놓아두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F1 그랑프리의 공식 세션에 참가한 여성 드라이버는 5명에 불과하다. 가장 먼저 도전장을 내민 여성 드라이버는 이탈리아 출신의 마리아 테레사 데 필립스이다.

필립스는 1958년 모나코 그랑프리에서 마세라티 250F를 몰고 출전, 첫 F1 여성 드라이버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1959년까지 다섯 경기에 나섰지만 순위권에 들지는 못했다. 1958년 벨기에 그랑프리에서 기록한 10위가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당시 선두와 2바퀴나 차이가 났지만, 그녀의 도전은 충분히 박수를 받을만했다.

F1에서 여성 드라이버 최초로 점수를 올린 이는 역시 이탈리아 출신인 렐라 롬바르디이다. 롬바르디는 1975년 스페인 그랑프리에서 포드의 코스워스 엔진을 얹은 머신을 몰았다. 예선 24위에 그쳤지만 결선에선 당당히 6위에 올랐다. 당시 결선에서 선두를 달리던 롤프 스토멜렌의 경주차가 중심을 잃고 관중석으로 달려들면서 5명이 사망하는 끔찍한 사고가 있었다. 29랩에서 레이스가 중단된 가운데 롬바르디는 F1의 역사를 다시 썼다.

영국의 스키 국가대표 출신이었던 다비나 갈리카는 1976년부터 1978년까지 F1에서 3차례 레이스에 나섰지만 이렇다 할 성적은 내지 못했다. 이어 이탈리아 출신의 지오반다 아마티는 1992년 남아공 그랑프리에서 브라밤 소속으로 첫 출전한 후 5차례의 그랑프리에 도전했다.

아마티 이후 명맥이 끊겼던 F1 여성 드라이버가 7월 4일 탄생한다. 영국 실버스톤에서 열리는 F1 영국 그랑프리에서 윌리엄스 소속의 수지 울프가 출전한다. 개발 드라이버라는 타이틀로 이미 2012년부터 윌리엄스에 소속된 울프는 연습주행이긴 하지만 F1 공식 세션으로 트랙을 달릴 예정이다. 물론 예선과 결선에 나설 가능성은 없지만 그동안 끊겼던 여성 드라이버의 명맥을 잇는 것이기에 상당한 의미가 있다.


울프 이전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드라이버가 있었다. 과거 F1 드라이버였던 에밀리오네 비요타(스페인)의 딸인 마리아 데 비요타는 2012년 마루시아 소속의 테스트 드라이버로 활동했는데, 테스트 도중 큰 사고를 당해 오른쪽 눈을 잃었다. 결국 지난해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FIA에서 '모터스포츠의 여성' 캠페인 홍보대사를 맡아 활발히 활동하던 그녀의 죽음은 너무 아쉬웠지만, 이로 인해 여성 드라이버들의 도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 출신의 시모나 실베스트로, 미국 출신의 대니카 패트릭 등도 미국에서 열리는 포뮬러 대회인 인디카 등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F1 시트에 오를 수 있는 드라이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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