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2014년이 저물고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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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2014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영예의 대상(대통령상)은 모바일 액션 RPG '블레이드'가 가져갔다. 올해로 19년째를 맞는 한국 최고 권위의 게임대상에서 모바일게임에 대상이 주어진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그만큼 모바일게임이 이제 흥행뿐 아니라 작품성에서도 인정을 받았다는 얘기가 된다. '서머너즈 워'와 '영웅의 군단'이 우수상 모바일게임 부문에서 처음으로 공동 수상하기도 했다. 내년에는 질과 양적인 측면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바일게임 출시가 예고돼 있어 향후 게임대상에서 온라인게임과의 대상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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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10월 한국과 대만, 싱가포르에서는 '2014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일명 '롤드컵'이 열렸다. 전세계 2억 8800만명이 중계를 통해 이를 지켜봤고, 지난 10월 19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결승전에는 4만명의 유료 관중이 들어차는 대성황리에 펼쳐졌다. 국내외 e스포츠에서 유료 관중 4만명이 몰린 것은 역대 최다 기록이었다. 또 결승전의 경우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최종전이나 NBA 파이널 최종전보다 더 많은 2700만명이 지켜보면서 e스포츠가 기존 스포츠를 능가할 파괴력 넘치는 콘텐츠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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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국 모바일게임, 글로벌 품으로
'낚시의 신'이 올해 초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더니 '서머너즈 워'가 2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고 이어 '다크어벤저2'가 좋은 반응을 얻는 등 한국산 모바일게임의 글로벌 진출이 본격화된 한 해였다. 한국은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라는 자부심에도 불구,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게임에선 후발주자로 그동안 이렇다 할 글로벌 히트작이 없었는데 올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셈이다. 격화된 국내 시장을 탈피, 세계 유저들도 공감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개발사들의 첫번째 목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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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라인게임은 최근 수년간 침체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는 '아키에이지', 그리고 올해는 '이카루스' 등이 나오면서 대작 MMORPG의 맥을 잇고 있지만 예전보다 양적인 측면에선 완연한 하락세라 할 수 있다. 그래도 '검은사막'이 연말에 출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내년에는 '블레스'와 '파이널판타지14', '리니지 이터널', '로스트아크' 등 대작들이 정식 서비스 혹은 테스트를 실시하면서 다시 한번 재도약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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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종목의 양대산맥은 '리그 오브 레전드'(LoL)와 '스타크래프트2'였다. 'LoL'로 국내에서 치르는 '롤챔스'는 올해에도 여전히 큰 인기를 모은데 이어 내년 시즌부터는 본격적인 프로리그로 전환한다. '스타2'는 프로리그와 GSL로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 시즌부터는 개인리그가 하나 더 추가된다. 무엇보다 큰 가능성을 본 리그는 '블레이드&소울'로 펼치는 '비무제'였다. 올해 두 차례 치러졌는데 지난 11월 결승전 때는 무려 3000여명의 관중이 몰리는 대성황리에 열렸다. MMORPG라는 장르와 국내 게임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있어 e스포츠 종목으로서의 성공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밖에 '월드 오브 탱크'와 '도타 2' 등도 올해부터 국내에서 새로운 리그 종목으로 관심을 받고 있어, 내년 이후가 더 기대된다. 한편 넥슨은 새로운 e스포츠 전용경기장인 넥슨 아레나, 그리고 새로운 게임 채널 SPOTV게임즈가 올해부터 본격 등장하는 등 e스포츠 산업이 오랜만에 활기를 찾았다.
7. 모바일게임사, 규모의 급성장
지난해 대비 3배 이상의 매출 증가가 예상되는 컴투스의 주가가 연초 대비 400%가 넘게 오르는 등 모바일게임사들의 매출과 순익 규모가 급등했다. 컴투스와 게임빌을 합친 시가총액이 최대 3조원을 넘으면서 기존 온라인게임사를 위협할만큼 성장했다. 여기에다 파티게임즈, 데브시스터즈 등도 잇달아 주식시장에 상장하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내년에는 '블레이드'로 게임대상을 수상했던 네시삼십삼분이 상장할 예정이다. 하지만 모바일게임에서도 경쟁이 심해지면서 빈익빈 부익부가 심해지고 있다. 고액의 수수료는 내년에도 여전히 모바일게임의 건강한 생태계를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8. '규제'와 '진흥' 사이
최근 수년간 한국 게임산업을 짓눌렀던 문제는 정부의 규제였다. 올해 초 웹보드 게임에 대한 규제 강화로 인해 한게임과 피망을 서비스하는 NHN엔터테인먼트와 네오위즈게임즈는 매출이 급감하며 큰 위기를 겪고 있다. 여기에 지난 4월 강제적 셧다운제가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결정이 나면서 게임계를 실망시켰다. 하지만 게임 주무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는 향후 5년간 2500억원을 게임과 e스포츠에 투자하면서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삼겠다는 '게임 피카소 프로젝트'를 발표, 진흥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해외 자본의 '입도선매'식 투자에다 게임 인력의 해외 유출에 대한 위기감이 깔려 있다. 게임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투자도 중요하지만 게임산업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이 줄어드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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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게임의 글로벌 진출 못지 않게 격화된 것은 외산 모바일게임의 국내 공략이었다.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가 전세계에서 3~4위를 차지할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클래시 오브 클랜'을 지난해 말부터 국내에서 서비스 한 핀란드 게임사 슈퍼셀은 올해 한국에서만 200억 가까운 마케팅비를 쏟아붇는 물량공세로 최고 매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중국에서 대박을 친 '도탑전기'를 비롯, 다양한 중국과 일본의 게임들이 지사나 국내 퍼블리셔를 통해 대량으로 쏟아지면서 내년 더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10. 합종 연횡은 진행형
최근 수년간 계속된 게임업계의 지분투자나 M&A는 올해도 변함이 없었다. 넥슨이 지난 10월 엔씨소프트 주식을 추가 매입, 15%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면서 1대 주주로서의 지위를 더 공고히 하면서 향후 M&A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카카오와 다음이 결합해 온라인과 모바일을 아우르는 공룡기업 다음카카오가 지난 10월 탄생하기도 했다. '카카오톡'으로 성장한 카카오가 실질적인 인수자라는 평가를 들을만큼 모바일기업의 가치가 크다는 것을 입증했다. 또 텐센트로부터 5300억원을 투자받은 CJ게임즈가 CJ E&M으로부터 계열 분리돼 다시 독립 게임사가 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