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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조로 다시 튜닝된 터보의 엔진 소리가 우렁차다.
터보는 1990년대 가요계를 대표하는 남성 듀오. 1995년 데뷔 당시에는 김종국과 김정남이 팀을 이뤄 '나 어릴 적 꿈', '러브 이즈...'(Love is...) 등으로 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김정남이 1997년 팀을 떠났고 이후 마이키가 정규 3집부터 김종국과 호흡을 맞춰오다 지나 2000년 정규 5집을 끝으로 공식 해체를 선언했다.
사실 이날 음원 공개 직전까지만 해도 15년 만에 신곡을 발표하는 터보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기대는 그들이 다시 뭉쳐서 춤과 노래를 들려준다는 사실 만으로도 팬들에게 큰 선물이기 때문이었고, 우려는 최고의 남성 듀오였던 터보가 자칫 2015년 가요계에서는 트렌드에 뒤쳐지는 음악으로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터보가 해석한 2015년 가요계는 '더 이상 좋을 수 없다'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
우선 타이틀곡 '다시'는 최고의 히트곡 메이커로 꼽히는 이단옆차기와 손잡고 터보만의 댄스곡 계보를 이었다는 점이 주효했다. 복고적인 느낌에 트렌디한 EDM 요소를 첨가해 2015년 터보를 표현한 것. 여기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MC 유재석의 익살맞은 내레이션까지 더해지며 대중의 기대감을 더욱 키웠다.
총 17트랙이 수록된 이번 앨범은 디지털 음원이 대세인 요즘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터보가 전해준 기분 좋은 통큰 선물은 오히려 대중의 마음을 더욱 크게 흔들었다.
앨범 곳곳에 터보의 과거를 녹여냈으며 터보와 수많은 히트곡을 함께한 작곡가 주영훈, 윤일상을 비롯해 90년대를 같이 풍미했던 룰라의 이상민과 DJ DOC 이하늘, 지누션의 지누, 최근 활약이 빛나는 브랜뉴 뮤직의 수장 라이머와 래퍼 산이, 센 언니 래퍼 제시, 넘사벽 보컬리스트 박정현, 케이윌과 소야 등이 프로듀서 및 피처링으로 참여해 더욱 리스너들의 만족도를 높였다는 평이다.
김종국은 지난 18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번 음반은 그저 '기념 앨범'이 아니라 멈췄던 터보가 다시 시작하는 앨범이기에 전곡을 타이틀곡처럼 준비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있었다"고 밝혔는데 그 진심이 고스란히 대중에게 전달됐다고 할 수 있다.
한편 터보는 6집 발매를 시작으로 활발히 컴백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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