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한해 만큼 걸그룹 전쟁이 치열했던 적도 없었다.
|
김진우 연구위원은 "올 한해 소녀시대가 완전체와 유닛, 솔로 활동을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한 것이 걸그룹 음원매출 1위에 오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해 소녀시대는 걸그룹 음원 매출 순위에서 6위에 오른 바 있다.
소녀시대에 이어 2위는 '역주행 신화'를 쓴 EXID가 차지했다. '위아래' '아예' '핫 핑크'까지 올해만 3곡이 터진 EXID는 유닛이나 솔로 활동 없이도 2위에 올랐는데 팀 매출로만 비교하면 오히려 소녀시대를 근소한 차이로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3위는 '대세녀' 설현이 포함된 AOA로, 지난 6월 발표한 '심쿵해'로 어느덧 K-POP 대표 걸그룹이 됐다. 4위는 올 여름을 뜨겁게 달군 '쉐이크 잇'을 부른 씨스타가 차지했고 에이핑크, 레드벨벳이 각각 5, 6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 연구위원은 "전반적으로 지난해에는 음원 매출 6위 아래 그룹과 6위 이상 그룹의 매출 차이가 컸으나 올해는 중상위권 걸그룹들의 음원 매출이 상승해 최상위권과의 격차가 많이 줄어든 모습이다"고 분석했다.
|
걸그룹 가운데 가장 많은 앨범을 판매한 주인공은 올해도 소녀시대 였다. 소녀시대는 '라이언 하트'와 '파티', 태연의 솔로 '아이' 앨범을 주축으로 올해 총 39만8000여장의 앨범을 판매했다. 이는 2~4위 걸그룹의 앨범 판매량을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다.
2위는 에이핑크가 올랐는데 올해 발매한 '핑크 메모리' 앨범을 중심으로 12만9000여장을 판매량을 기록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음원 성적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에프엑스가 음반 판매에서는 3위에 오른 것. 에프엑스는 올해 10만9000여장을 판매고를 기록했다.
신인 걸그룹들의 음반 판매량이 높아진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지난해 8월 데뷔한 레드벨벳은 올해 9만3000여장의 앨벌 판매량을 기록하며 4위에 올랐고 지난 10월 데뷔한 9인조 걸그룹 트와이스는 무려 4만장의 앨범을 팔아 단숨에 6위에 올랐다.
삼촌팬들이 많기로 소문난 AOA는 6만장의 앨범을 팔아 5위에 랭크됐다.
김진우 연구위원은 "음반 판매량은 각 걸그룹의 실제 활동 중인 액티브한 팬덤의 수를 추정하는 지표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각 걸그룹 팬덤의 규모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
2015년 걸그룹 전쟁의 최종 승자는 두말없이 소녀시대다. 2007년 데뷔해 올해로 8년차 걸그룹이 된 소녀시대는 그동안 멤버 탈퇴와 함께 멤버들의 열애와 결별이 연이어 터지며 '위기론'이 대두됐지만 오롯이 실력으로 그 모든 불안 요인을 날려버렸다. 특히 데뷔 이후 처음으로 솔로 앨범을 발표한 태연은 소녀시대가 앞으로 어떤 활동을 이어가야 할지를 보여준 모범 사례라 할 수 있다.
소녀시대에 이어 에이핑크가 종합 성적에서 2위에 올랐다. 음반 판매량 2위, 음원 성적 5위를 기록한 에이핑크는 지난해 걸그룹 종합순위 3위보다 한 단계 순위를 끌어올렸다. 김진우 연구위원은 "에이핑크의 경우 음원 매출과 음반 판매량 성적이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3위는 에이핑크의 매출 구조와 매우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는 레드벨벳이 차지했다. 김 연구위원은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2~3년 안에 확고한 팬덤을 기반으로 소녀시대의 뒤를 이을 걸그룹으로 성장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레드벨벳의 노래를 즐겨듣는 연령대가 10대 여성층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은 앞으로 레드벨벳이 팬덤 확장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숙제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그 어느때보다 뜨거운 한 해를 보낸 걸그룹 시장의 특징은 평준화라고 할 수 있다. 김 연구위원은 "올해는 중상위권 걸그룹의 성장으로 음원과 음반 매출 성적이 상향 평준화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