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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영화 '내부자들'은 아주 흥미로운 역전극을 여럿 연출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복수에 성공했고, 영화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도 700만 흥행을 일궜으며, 배우 이병헌은 벼랑 끝 위기에서 기사회생했다. 여기서 빠질 수 없는 또 다른 역전의 주인공. 바로 연출자 우민호 감독이다. 영화 '파괴된 사나이'와 '간첩'에서 쓴맛을 봤던 우 감독은 세 번째 연출작 '내부자들'로 재기에 성공했다. "이번에 실패하면 영화를 그만둬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던 우 감독은 오래 벼린 칼날을 예리한 솜씨로 휘둘러 충무로에 자신의 이름을 깊이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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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들'이 '암살'이나 '베테랑'과 지향점이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있는 건 '정의'가 아닌 '불의'에 의해 '불의'가 무너진다는 것이다. 권력이 그 내부의 문제로 인해 붕괴되는 모습을 종종 뉴스를 통해 봐왔던 터라 더욱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원작에는 이상업이란 사진기자가 등장하는데 정의로운 인물이었어요. 하지만 영화에선 빼버렸죠. 충무로 속설상 기자가 정의롭게 등장하면 영화가 망한다고도 하고….(웃음) 무엇보다 욕망으로 가득찬 인간들의 '개싸움'을 보고 싶었어요. '덜 나쁜 놈'이 '더 나쁜 놈'을 잡는 모습에서 관객들이 어떠한 감흥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했죠."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의 숨막히는 연기호흡, 개성 있는 캐릭터,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엔딩 등 '내부자들'의 속편을 기대할 이유들이 충분하다. "전혀 계획도 없고 생각도 못해봤다"는 우 감독은 "문득 각 캐릭터의 이후 모습이 궁금해지긴 한다"며 내심 뿌듯한 웃음을 지었다. "앞으로 '내부자들'만큼 좋은 영화를 찍을 수 있을까 걱정되고 두렵기도 합니다. 다음엔 평범한 우리들의 이야기, 그 안의 놀라운 힘에 대해 얘기해보고 싶어요. 좀 더 희망적인 이야기를 구상 중입니다."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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