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리뷰] '치인트' 박해진, 자신 닮은 김고은에 본능적 이끌림

기사입력 2016-01-12 08:14


tvN "치즈인더트랩' <사진=방송화면>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치즈인더트랩' 김고은, 알고 보니 박해진과 무척 닮았다.

지난 11일 방송된 tvN 월화극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 3회에서는 불성실한 조원들 때문에 D학점을 받고 좌절하는 홍설(김고은)의 모습이 그려졌다. 더불어 그런 홍설에게 자꾸만 눈길을 두던 유정(박해진)이갑자기 "사귀자"고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홍설은 조별 발표과제를 위해 팀원인 김상철(문지윤) 손민수(윤지원) 등과 함께 회의를 진행했지만, 팀원들은 각기 사정을 대며 책임을 미루기에 바빴다. 선배인 김상철은 친구들과 술을 마시러 다니며 자신이 맡은 분량을 "대신 해 달라"고 요구했고, 손민수는 단순한 프로그램 조작법 조차 몰라 진행히 한없이 더뎠다. 팀원들은 자신이 맡은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고 결국 홍설이 혼자서 많은 과제를 다 해야했다.

하지만 결국 홍설은 D를 맞았다. 홍설은 수업 직전 팀원들에게 자료를 주고 "이것만 외우라"고 당부했지만, 직접 조사하지 않은 탓에 팀원들은 발표내용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다. 이에 홍설이 준 프린트를 들고 겨우 읽기만 할 뿐이었고, 날카로운 강교수(황석정)의 눈에 딱 걸리고 말았다. 팀과제인 만큼 협동을 중요시 한 강교수는 예외없이 모든 팀원에게 D를 줬다. 좌절한 홍설은 홀로 강교수를 찾아갔지만 소용없었다.

이번 에피소드는 대학생들이라면 한 번 쯤 경험했을 조별과제를 소재로 삼아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 냈다. 조별과제는 협동력과 효과적인 일의 분배, 협상의 기술 등이 필요한 중요한 과제이지만, 모든 팀원이 제 역할을 해주지 않으면 힘들기 때문에 많은 대학생들이 피하고 싶어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이는 원작 웹툰에서도 네티즌의 공감을 얻었던 에피소드다.


tvN "치즈인더트랩' <사진=방송화면>
특히 홀로 고군분투하는 홍설의 모습은 마치 대학생 버전 '미생'을 보는 듯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홀로 자취 생활을 하며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는 홍설의 하루는 여느 대학생들과 비슷했다. 방학에 여행 갈 생각으로 들뜬 친구와 달리 학비도 없어 장학금을 노릴 수밖에 없고, 공부에만 집중하고 싶지만 생활비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그만둘 수도 없는 홍설의 모습이 요즘 대학생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무엇보다 이날 에피소드는 손해보지 않으려 발버둥 치는 사람들과 남 사정 봐주느라 정작 피해만 보는 설의 모습이 대조됐다. 홍설은 조별 과제는 아파서 하지 못했다는 팀원이 개인과제는 해 온 것을 보고 말을 잃었다. "자기만큼 성실하지 않은 팀원들을 포기하는 게 더 편하니까 혼자 했을 것.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강교수의 말에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뭐가 잘못 된 걸까"라며 자책하는 홍설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대학이라는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심리 싸움이 마치 우리 사회의 축소판 처럼 느껴져 호기심을 자극했다.

또한 그런 홍설을 보고 유정에게 "남 사정 봐주느라 자기는 손해보는 게 너랑 좀 닮았다"고 하던 동기의 말이 인상 깊었다. 유정 또한 '잘 난 탓에' 언제나 양보하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 회식에서 유정이 돈을 내는 것이 당연하고, 조별과제를 할 때는 유정의 책임이 더 커졌다. 다만 유정은 이 같은 상황을 계산하고 자신에게 유리하게 적용할 줄 알았다. 마치 같은 경험이 반복되면서 진화한 듯한 느낌이다.


이처럼 닮았기 때문인지 유정은 홍설에게 끌린걸까. 홍설은 조별 회의를 빠지고 동기들과 술을 먹는 사진을 SNS에 올린 상철에 분노해 그를 찾아 갔다가, 선배들이 권하는 술에 취하고 말았다. 술자리에 전부터 홍설을 노리던 남학생이 있음을 알게 된 유정은 핑계를 만들어 홍설을 데리러 갔고, 그녀를 위기에서 구했다. 술에 취한 홍설을 택시에 태우며 "왜 거절을 못 해! 남들이 다 네 맘 같은 줄 알아? 절대 안 그래.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라고 화를 내는 유정의 말이, 마치 자기 자신에게 하는 것 같아서 더 애틋하게 다가왔다.

또 방송 말미에는 홍설에게 "사귀자"고 고백하는 모습까지 그려져 시선을 모았다. 알고 보니 적대심이 아니라, 본능적인 끌림이었던 이들의 관계. 과연 홍설을 바라보는 유정의 마음은 어떤 건지, 이렇게 닮은 두 사람이 만나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될 지 흥미진진하다.

ran61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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