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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내 딸, 금사월' 백진희, '고구마'를 벗어날 수 있을까..
시청자들은 본격적인 복수의 시작에 통쾌해 하는 한편, 복수에 제동을 거는 사월의 모습에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이다' 같은 복수에 걸림돌이 되는 사월의 행위를 '고구마'라고 표현하며, 친모의 억울함을 몰라주는 그녀의 행동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월은 정말 자기 행복만 생각하는 고구마 여주인공인걸까.
'내 딸, 금사월'은 강만후의 욕심으로 부모를 잃고 보금그룹까지 빼앗긴 채 그의 아내로 숨죽여 살아야했던 신득예의 감정선을 따라왔다. 시청자들은 갈수록 악해지는 강만후의 모습에 분노하고, 그를 무너뜨리기 위해 모든 것을 건 득예의 행보에 환호해 왔다. 마침내 시작된 득예의 복수는 시청자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전개. 여기에 반하는 사월의 행동에 시청자들이 아쉬움을 보이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하다.
그런 사월을 있는 그대로 받아 준 유일한 사람이 바로 강찬빈(윤현민)이었다. 강만후의 반대에 결국 헤어짐을 다짐했던 두 사람. 먼 길을 돌아 이제야 겨우 행복을 잡으려는 찰나, 자신들과 관계 없는 부모들의 악연으로 인해 다시 생이별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결혼을 하고 안 하고를 떠나, 하루 아침에 받아들이기에는 벅찬 상황임엔 분명하다.
득예는 이 과정을 모두 알고 있었고 이 때문에 괴로워하기도 했다. 하지만 '너희들이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아? 너희에게 용서 따윈 구하지 않겠다'며 자식의 행복 대신 복수를 택했다. 사월은 아무런 죄도 없는데 그저 자식이라는 이유로 모친의 복수에 이용당해야 하는 꼴이다. 갑자기 친모라며 나타난 여인이 "너는 복수를 위해 태어났다"고 말한다면 쉽게 수긍할 수 있을까.
이 같은 금사월의 역할 또한 극적인 효과를 위한 하나의 장치일 것이다. 사월은 득예의 유일한 아킬레스건이지만, 동시에 득예에게 복수를 넘어선 삶의 이유다. 부모세대와 자식세대간 얽히고설킨 악연의 고리를 끊을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것 또한 그녀다. 모든 열쇠를 쥐고 있는 사월이지만, 사이다의 시원함을 일깨우기 위해 지금은 고구마 역할을 자처할 수밖에 없다.
시청자들 또한 이를 알고 있을 터. 그럼에도 사월이 고구마로 통용되는 것은 공감을 제대로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악인인 강만후나 오혜상이 아닌 금사월에 '암유발자'라는 낙인이 찍힌 현 상황은, 사월에게 좀 더 설득력을 실어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최근 시청자들사이에서는 무조건적으로 당하기만 하는 착한 주인공에 대한 호감도가 높지 않다. 악행에 당하다가도 통쾌한 반격을 선사할 줄 아는 적절한 '밀당'이 더 호응을 얻고 있다. '내 딸, 금사월'처럼 선악 구도가 분명한 드라마일수록 더욱 그렇다.
고구마까지야 그렇다 치더라도 주인공이 비호감으로 전락해서야 말이 되질 않는다. 시청자들의 분노가 애꿎은 주인공 아닌 악역으로 향할 수 있도록 사월을 위한 반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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