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정말 영화에서나 볼 법한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
#1. 사만다 푸터먼은 한국에서 미국 뉴저지 베로나로 입양됐다. 아나이스 보르디에는 한국에서 프랑스 파리로 입양됐다. 이 둘은 한국의 입양기관조차 다르다. 푸터먼은 대한사회복지회를 통해 입양됐고 보르디에는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입양됐다. 그런데 둘은 똑같이 생겼다.
#2. 푸터먼은 배우 겸 연출가다. 자신이 만든 영상 하나를 유튜브에 올렸다. 이 영상을 보르디에의 프랑스 친구들이 우연히 봤다. "아나이스! 너랑 똑같이 생긴 애가 유튜브에 있어."
#3. 영상을 본 보르디에는 페이스북 메신저로 푸터먼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안녕 사만다. 난 아나이스고 여긴 프랑스야. 얼마 전 우연히 네가 출연한 유튜브를 보고 남 심장이 멎는 줄 알았어. 입양 관련 영상을 보고 너도 입양된 걸 알았어. 너도 1987년 11월 19일에 태어났더라. 귀찮게 굴어서 미안하지만 넌 어디에서 태어났어? 걱정말고 연락 줘."
이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연락을 계속했고 이 때부터 푸터먼은 친구 라이언 미야모토의 도움을 받아 카메라를 들고 이후 모든 상황을 영상에 담았다. 그렇게 탄생한 다큐 영화가 바로 '트윈스터즈'다.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쌍둥이 자매를 만나게된 당사자들의 마음은 어떨까.
처음 페이스북에서 대화를 나누기 전, 두자매의 마음은 같았다. "처음 대화를 나누기 전까진 어느 정도 두려운 마음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대화를 하기 시작하니까 정말 좋더라고요.(사만다)" "처음부터 대화가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느낌이 좋았죠.(아나이스)"
영화에도 등장하지만 이들이 처음 영국 런던에서 만났을 때 놀랍게도 이들의 네일 컬러가 하늘색으로 같았다. "우리도 굉장히 신기했어요. 요즘도 그 부분은 굉장히 비슷해요. 같은날 바르고 안바를 땐 안바르고.(아나이스)"
요즘엔 옷 입는 스타일도 비슷해지고 있다. "사만다가 우리 집에 오면 내 옷들을 입어요. 옷이 없어졌다 생각하면 대부분 미국에 가있어요.(아나이스)" "아나이스가 옷을 잘 입어서 어쩔 수 없어요.(사만다)"
만난지 3년이 지난 지금도 서로 부딪히는 면은 별로 없다. "3개월에 한 번씩은 만나고 있거든요. 좋아하는 음식도 비슷할 정도로 잘 맞아요. 한국식 숯불갈비를 좋아하는 것도 같고. 음식에 피망을 넣으면 맛을 버리는 것 같이 생각하는 것도 똑같아요.(사만다)" "하지만 사만다는 음식 먹을 때 예의를 안지키고 먹어요. 제가 항상 '사만다, 포크를 써야지'라고 말하거든요.(웃음)" 식사 예절을 중시하는 프랑스인 아나이스와 편하게 먹는 사만다의 문화 간극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둘이 같이 한국에 온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처음엔 영화에 나온 것처럼 행사에 참석하려고 왔고 두번째는 서울디지털포럼에서 우리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왔었어요. 그리고 이번에는 영화 때문에 온 것이고요.(사만다)" "한국에 올때마다 한국을 더 사랑하게되는 것 같아요. 매번 올 때마다 새로운 것을 알아가고 있죠. 요즘 저는 K팝에 푹 빠져살아요.(아나이스)"
영화가 미국에서 개봉된 후에도 생활은 많이 바뀌었다. "LA 한 카페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 모르는 분들이 저에게 '그 쌍둥이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이 맞냐' '잘 지내고 있냐'고 말을 거시더라고요.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좋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했어요.(사만다)"
그래서 이들이 느끼는 '가족'이란 다른 이들과 조금 다른 것 같았다. "가족이라는 경계는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아나이스 쪽 가족들도 많고 우리 가족들도 많거든요. 그런데 이젠 다 한가족이 됐잖아요. 내가 내 인생에서 받아들이겠다고 생각하면 모두 가족 아닐까요.(사만다)"
사만다는 현재 배우 감독 활동과 함께 입양아와 그 가족을 돕는 비영리단체 '킨드레드(KINDRED)'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아나이스는 영국 런던의 센트럴세이트마틴 대학을 졸업한 후 현재 대학원에서 럭셔리브랜드마케팅을 전공하고 있다.
이제 이들의 꿈은 친모를 만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거부하고 있어서 만나지 못했어요. 무슨 사정이 있겠죠.(아나이스)" "그래도 저희는 꼭 만나고 싶어요. 언젠간 만날 것이라고 믿고요. 만나서 '사랑한다'고 말해드리고 싶어요.(사만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