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실' 종영①, 송일국이어야 했던 이유

기사입력 2016-03-27 08:46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역시 송일국이었다.

KBS1 대하 드라마 '장영실'이 종영했다. '장영실'은 15세기 조선 과학기술 르네상스를 만든 천재 과학자 장영실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다. 송일국은 이번 작품을 통해 '사극 본좌'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한편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데도 성공했다.

사실 송일국은 '사극계 금수저 전문 배우'라 할 수 있다. '해신', '바람의 나라' 등 무예를 뽐내는 명장 캐릭터를 연기했던데다 대표작 '주몽'의 이미지가 너무 강했다. "송일국='주몽'"이란 이미지가 고착화 된 상태였다. 그런 그가 이번 '장영실'에서는 타이틀롤 장영실 역을 맡아 처음으로 천민 계급 연기에 도전했다. 그리고 '갑' 전문의 '절대 을' 연기는 상상을 뛰어넘었다.

신분에 벽에 가로막혀 자존심도 버리고 꿈도 꺾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청춘의 울분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그래도 별이 좋았던 청년이 순수한 열정으로 과학 기술 연구에 빠져드는 모습은 매력적이었다. 또 소현옹주와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은 극에 말랑한 기운을 불어넣어줬다. 이처럼 송일국은 노비 장영실이 종3품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애틋하고 절절하게 그려내며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오열, 넋 나감, 좌절, 분노, 설렘, 기쁨 등 롤러코스터 타는 감정선을 너무나 섬세하고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왜 송일국이어야 했는가를 온몸으로 입증했다. '장영실'이 끝난 자리엔 '삼둥이 아빠'도 '주몽'도 아닌 그저 '배우 송일국'이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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