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집밥·옥수동, 쿡방의 진화 '셰프보다 스승'

기사입력 2016-04-27 13:35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먹고, 요리해 준 것을 먹고, 이제는 배워서 요리해서 먹는다.

백종원을 스승으로 삼은 '요리 불통' 연예인들의 집밥에 도전하는 tvN '집밥 백선생'이 최근 시즌2로 돌아온 가운데, 올리브TV에서는 박수진이 '한식 대가' 심영순의 제자로 변신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온라인 1인 방송 등을 중심으로 맛있게 음식을 먹는 '먹방'(먹는 방송)이 유행하더니, 방송으로 넘어와 '쿡방'(요리하는 방송)으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 열풍을 타고 셰프들이 예능계 블루칩으로 급부상했다.

최근에는 이에 그치지 않고 요리를 배우고 싶은 열정은 가득하지만 지식도 경험도 부족한 연예인들이 직접 요리를 배워서 만들어 먹는 형태의 먹방 예능이 자리를 잡고 있다.


'집밥 백선생'은 먹고 살기 힘든 시대에 누구나 집에서 쉽게 요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생활 밀착 예능 프로그램으로 백종원의 요리 스승 변신에 관심이 모아졌다. 백종원 특유의 푸근한 말투와 친근한 이미지는 쿡방을 넘어 요리 스승으로서도 빛을 발했다. 기본기부터 별거 아니지만 요리의 맛과 멋을 확 살아나게 하는 비법까지,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들은 안방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시즌1에서는 요리 초보인 김구라, 윤상, 박정철, 손호준 등 남성 연예인들이 1인분 요리를 넘어서 한상차림까지, 한식으로부터 중식, 양식, 디저트에 이르는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는 '요리인간'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담아 큰 호흥을 얻었다. 인스턴트 식품, 집 밖에서 사먹는 음식에 지친 스타들이 좌충우돌을 겪으며 점차 요리의 즐거움을 알아가는 모습이 시청자들 공감을 자극했다. '집밥 백선생'은 시즌1 당시 총 37회가 방송되는 동안에도 평균 4% 내외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7%가 넘는 자체최고시청률로 인기를 증명하기도 했다.

지난 3월 리뉴얼 된 모습으로 돌아온 '집밥 백선생2'는 또 다시 시청률 3%를 넘기며 tvN의 '효자 프로그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52년 엄마밥 인생 요리불모지 김국진부터 근거없는 자신감을 소유한 철부지 아빠 이종혁, 요리거북이 장동민, 요리 허세 자취남 정준영까지 더 강력해진 네 명의 제자들이 이번에도 백선생의 가르침을 통해 '요섹남'(요리하는 섹시한 남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극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지난 26일에는 O'live '옥수동 수제자'가 베일을 벗어 눈길을 모았다. '옥수동 수제자'는 옥수동 요리전설 요리연구가 심영순과 10개월차 초보새댁 박수진의 한상차림 한식 리얼리티 프로그램. 첫회에서는 제자 박수진과 스승 심영순과의 첫 만남이 그려져 흥미를 자극했다.


이날 박수진은 옥수당에 입성해 '불고기 쌈 정식'에 도전했다. 박수진은 대가의 레시피를 전수받는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수제자가 되기 위한 각오를 다졌다. 네일아트도 포기하고 짧게 자른 손톱으로 의지를 드러낸 박수진은 심영순의 행동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기 위애 애쓰며 열심히 메모하는 등 열혈 제자의 면모를 드러냈다. 심영순의 날카로운 지적에 긴장하기도 했으나, 긍정적인 자세로 요리에 대한 의욕을 불태우는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박수진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진행한 '테이스티 로드'를 통해 먹방 여신으로 등극, 맛깔스럽게 먹는 모습과 소탈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이번 '옥수동 수제자'에서는 한식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불태우며 제대로 된 밥상을 차리겠다는 각오다. 박수진이 심영순의 진정한 수제자이자 요리 고수로 성장할 수 있을지 궁금해 진다.

카리스마를 뽐내던 대가 심영순 반전 면모를 드러냈다. 그녀는 박수진과 시장으로 향하는 길에 "출근하기 전에 남편과 뽀뽀도 한다. 애들이 없어야 우린 좋다", "(평소)집에서는 야한 옷을 입는다. 남편 한 사람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하며 제자를 놀라게 했다. 거침없는 솔직함과 화끈함을 보여준 심영순과 박수진의 '사제 케미'가 기대를 높이는 장면이었다.

먹는 즐거움을 넘어 요리하는 즐거움을 일깨우는 '집밥 백선생'과 '옥수동 수제자'. 끝물이라는 '먹방'의 진화 가능성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ran613@sportschosun.com, 사진=tvN,O'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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