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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온라인과 TV사이, 예능의 발빠른 온도차 적응이 필요해 보인다.
'잘먹는 소녀들', 엇갈린 반응 본 방송서 만회할까
지난 15일 네이버 V앱을 통해 JTBC 예능 프로그램 '잘 먹는 소녀들'이 생중계가 처음 공개됐다. '잘 먹는 소녀들'은 대한민국 걸그룹 멤버 중 먹는 데 일가견이 있는 '먹방 요정'들을 한 자리에 모아 '최고'를 가리는 먹방 예능. 온라인 생중계를 먼저 한 뒤, 이를 편집해 방송하는 시스템으로 오는 7월 정규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아직 본 방송도 하지 않았지만 방송 이후 네티즌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렸다. 대세 걸그룹의 먹방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며 반가워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일각에서는 잘 먹지만 날씬하고 예뻐야하는 아이돌의 모습이 강조돼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야심한 시각 어린 걸그룹 멤버들의 먹방을 심사하는 콘셉트 자체에 불편하다는 반응도 있다.
본 방송과 다음 녹화까지 한 달여의 시간이 남은 만큼, '잘 먹는 소녀들' 제작진은 네티즌의 의견을 살펴 프로그램을 더욱 보완하겠다는 각오다. 기획과 연출을 맡은 성치경 CP는 스포츠조선에 " 제작진 회의와 내부 시사, 시청자분들의 반응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수정, 보완할 점을 반영해 모든 시청자분들이 편하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생중계로 얻은 네티즌 의견이 본 방송에 도움이 되는 부분도 없지 않을 것.
'음악의 신2', 온라인-TV 수위 조절이 필요해
정규 편성을 부르짖었던 Mnet '음악의 신2' 또한 케이블 채널로 방송되면서는 여러 문제점을 지적받았다. 결국 16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제재인 '해당 방송프로그램의 관계자에 대한 징계'를 받았다.
문제가 된 것은 '음악의 신2'는 출연자가 이상민의 이니셜 LSM을 표현하는데 팬티만 입고 바닥에 누워 L모양을 만드는 모습, 여자 출연자 몸과 얼굴에 입에 물고 있던 탁구공을 힘껏 내뱉는 모습, 팀 이름을 C.I.V.A로 하면서 "씨바입니다" 라고 말하는 장면, 서로 출연자들이 뺨을 때리는 장면, "상민이 형이 XX같잖아요"라며 묵음 및 자막 처리로 비속어와 각종 욕설을 표현한 부분이다.
앞서 의견진술에 참석한 '음악의 신2' 제작진은 "블랙코미디와 풍자를 녹여낸 프로그램으로 필요했던 부분이라 생각했다"면서도 "하지만 과도했던 연출에 관련해선 앞으로 시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해명했지만, 방통심의위는 제작진이 그간 보여준 방송을 봤을 때 강도 높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고 중징계를 내렸다.
'마이리틀텔레비전', 자체 스포일러도 극복한 편집의 힘
온라인과 TV 이원 방송 예능붐의 시초격인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은 이런 시행착오를 겪고 '자체 스포일러'를 이겨낸 좋은 예. 본방송에 앞서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이미 누가 나올지 알고 방송을 보게 된다. 더군다나 방송 내용도 이미 공개된 상태라 본방송에서 또 다른 재미를 주기가 더 어렵다.
대신 '마리텔' 독특한 CG와 절묘한 편집을 통해, 인터넷 생방송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재미를 주는데 성공했다. 덕분에 온라인 생중계 후에도 제작진의 편집이 더해진 본 방송이 흥미를 잃지 않았다. 생중계 당시 문제가 됐거나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은 본 방송 때에는 삭제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 후반 작업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신서유기', 플랫폼 온도차 활용의 좋은 예
물론 TV 방송만 중요하고 웹버전에서는 수위 조절 없이 마구 방송해도 되는 것은 아닌다. 사전 공개된 온라인 방송이 TV 방송에 대한 기대의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원화 예능은 서로 다른 플랫폼 성격을 세심히 파악하는 제작진의 노력이 배로 필요하다.
'신서유기'는 온라인과 TV방송분을 채널 성격차를 활용, 골라보는 재미를 주고 있다. 웹버전 '신서유기2'는 상표나 광고·은어 등이 여과되지 않고 공개하는 등 파격적인 시도들로 눈길을 끌었다. 브랜드 퀴즈 등 기존 방송과 확연히 다른 분위기로 네티즌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TV판에서는 웹버전에서 특정 브랜드나 은어 등이 편집 되면서 이 같은 재미는 사라졌지만 대신 온라인에서 다루지 못한 미공개분을 추가했다. 중국의 숨은 여행지나 야시장을 찾은 멤버들의 먹방, 안재현과 '구님' 구혜선의 달달한 전화통화 등을 담아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ran613@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