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해영' 예지원, "이사도라 패션? 혼자 힘으로 완성!"(인터뷰)

최종수정 2016-06-21 07:56

성산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6.02/

[스포츠조선 배선영 기자]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주인공 오해영(서현진)만큼이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캐릭터가 있다. 바로 배우 예지원이 연기하는 이사도라다. 본명 박수경이 있지만 24시간 동안 돌아다니는 상사라고 해서 붙은 별명 이사도라가 더 익숙한 이 캐릭터는 확실히 범상치 않다. 낮에는 직원들이 치를 떨만큼 무시무시한 상사로 사무실을 휘젓고 다니지만, 밤에는 늘 만취해 온 동네를 방황한다. 술만 취하면 엉킨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린 채 휘청거리는 탓에 동네에서 '얼굴 없는 아가씨'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그러면서도 밤 늦은 시간 여성들의 안전귀가를 위한 마을지킴이들이 자신을 돌보지 않는다며 히스테리를 부리는 엉뚱함도 있다. 최근 방송분에서는 불의의 사고(?)로 진상(김지석)의 아이를 가지게 되면서 주요 인물들의 관계에 큰 반전을 선사하기도 했다.

드라마의 신 스틸러로 맹활약 중인 예지원을 만나 세상 가장 특별한 이사도라 캐릭터에 안착할 수 있었던 패션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다.


사진=tvN 방송화면 캡처
예지원의 베스트 아이템은? 장안의 화제 문어 모자

그녀의 대표작인 '올드미스 다이어리'를 비롯해 여러 작품에서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해온 예지원이지만 이사도라는 그 중에서도 단연 최고로 특이하다고 스스로도 밝힌다. 예지원은 이런 이사도라를 연기하기 위해 그동안 소장했던 모든 독특한 의상과 액세서리를 총동원했다고.

압권은 지난 10회에 등장한 문어 모자. 네티즌 사이 모자가 화자가 된 캡처가 떠돌 정도로 큰 반응을 얻은 이 모자는 예지원이 명품 브랜드 아르마니 세일에서 구입한 것이라고. "같이 쇼핑한 무용가가 '배우는 이런 아이템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사라고 해서 산 소장 아이템이에요. 그런데 한 번도 쓸 일이 없어서 장식품으로나 썼죠. 늘 먼지가 쌓여서 닦아주던 건데 이번에 잘 썼어요." 집에서 뒹굴던 모자가 이사도라에게 적격이라 판단해 촬영장에 가져갔더니 PD가 단 번에 OK를 하며 좋아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려줬다. 결과는 대성공. 극중 진상과의 예기치 못한 하룻밤 이후 어디론가 숨고 싶은 이사도라의 마음이 커다란 모자에 파묻힌 형상에서 잘 느껴지기 까지 했다. 예지원은 "진상과의 관계 이후 생각이 많아진 이사도라의 심리를 표현하는 설정이기도 하다" 라고 그가 노린 디테일한 설정을 설명했다.

예지원은 "소장품 외에도 추가적으로 구입한 의상과 액세서리가 상당히 많은데, 투자한 이상의 큰 사랑과 반응을 얻으니 힘이 난다"라며 좋아했다. 그는 "세일할 때 정신을 놓고 산 물건들이 이렇게 쓰이게 되니 너무나 기쁘다"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사진제공=tvN
발차기 액션신이 많아 팬츠 패션 즐겨

또 예지원은 유독 과격한 액션신이 많은 이사도라에게는 스커트 보다는 팬츠 패션이 더 적합해 팬츠를 많이 입었다고도 밝혔다.그는 "진상과의 로맨스 신이 늘어날 수도 있지만 매번 과격한 액션신도 있어 아무래도 남은 회차에서도 스커트를 입기는 힘이 들 것 같다"며 웃기도 했다.


사진제공=tvN

파격적인 헤어스타일 연출 TIP은? 원장님 도움 없이 혼자서도 잘해요

이사도라의 트레이드 마크, 파격적인 헤어스타일에 관해서도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만취만 하면 얼굴을 다 가리는 웨이브 폭탄 헤어 스타일은 연기하는데 불편하기도 할 법 하다. 예지원은 "눈이 적당히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조절이 필요한데, 너무 안보여도 NG가 난다. 나도 모르게 누군가와 대사를 주고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커튼을 걷듯이 머리를 만지게 되더라"라며 한참을 웃었다. 그는 "오히려 이 스타일 때문에 미용실을 안가도 돼서 참 좋다. 미용실에 가서 만지면 머리를 쉽게 흐트러뜨릴 수도 없는데 덕분에 편하게 됐다"고 전했다.

더 놀라운 것은 현재 예지원에게 스타일리스트가 없다는 사실. 그는 온전히 혼자 이사도라 캐릭터의 비주얼을 완성했다. 그 비결에 대해 예지원은 "신이 많지 않아 패션에 대해서도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만약 신이 늘어나면 옷도 더 사야하는데 지금이 딱 좋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에게 해외 영화제 레드카펫을 또 밟게 된다면 어떤 스타일을 연출해보고 싶은지 물어보았다. "상상만으로는 스카이다이빙을 하다 레드카펫에 착지하고 싶어요. 마치 아이언맨처럼 걸어가면서 드레스가 완성되는 거죠. 하지만 불법아닐까요? 호호. 실제로 또 서게 된다면 태권도복이나 한복도 괜찮을 것 같네요. 특히 칸에서는 한복에 대한 리스펙트가 상당해요. 다시 가고 싶네요."


sypo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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