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배선영 기자]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주인공 오해영(서현진)만큼이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캐릭터가 있다. 바로 배우 예지원이 연기하는 이사도라다. 본명 박수경이 있지만 24시간 동안 돌아다니는 상사라고 해서 붙은 별명 이사도라가 더 익숙한 이 캐릭터는 확실히 범상치 않다. 낮에는 직원들이 치를 떨만큼 무시무시한 상사로 사무실을 휘젓고 다니지만, 밤에는 늘 만취해 온 동네를 방황한다. 술만 취하면 엉킨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린 채 휘청거리는 탓에 동네에서 '얼굴 없는 아가씨'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그러면서도 밤 늦은 시간 여성들의 안전귀가를 위한 마을지킴이들이 자신을 돌보지 않는다며 히스테리를 부리는 엉뚱함도 있다. 최근 방송분에서는 불의의 사고(?)로 진상(김지석)의 아이를 가지게 되면서 주요 인물들의 관계에 큰 반전을 선사하기도 했다.
|
그녀의 대표작인 '올드미스 다이어리'를 비롯해 여러 작품에서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해온 예지원이지만 이사도라는 그 중에서도 단연 최고로 특이하다고 스스로도 밝힌다. 예지원은 이런 이사도라를 연기하기 위해 그동안 소장했던 모든 독특한 의상과 액세서리를 총동원했다고.
압권은 지난 10회에 등장한 문어 모자. 네티즌 사이 모자가 화자가 된 캡처가 떠돌 정도로 큰 반응을 얻은 이 모자는 예지원이 명품 브랜드 아르마니 세일에서 구입한 것이라고. "같이 쇼핑한 무용가가 '배우는 이런 아이템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사라고 해서 산 소장 아이템이에요. 그런데 한 번도 쓸 일이 없어서 장식품으로나 썼죠. 늘 먼지가 쌓여서 닦아주던 건데 이번에 잘 썼어요." 집에서 뒹굴던 모자가 이사도라에게 적격이라 판단해 촬영장에 가져갔더니 PD가 단 번에 OK를 하며 좋아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려줬다. 결과는 대성공. 극중 진상과의 예기치 못한 하룻밤 이후 어디론가 숨고 싶은 이사도라의 마음이 커다란 모자에 파묻힌 형상에서 잘 느껴지기 까지 했다. 예지원은 "진상과의 관계 이후 생각이 많아진 이사도라의 심리를 표현하는 설정이기도 하다" 라고 그가 노린 디테일한 설정을 설명했다.
|
또 예지원은 유독 과격한 액션신이 많은 이사도라에게는 스커트 보다는 팬츠 패션이 더 적합해 팬츠를 많이 입었다고도 밝혔다.그는 "진상과의 로맨스 신이 늘어날 수도 있지만 매번 과격한 액션신도 있어 아무래도 남은 회차에서도 스커트를 입기는 힘이 들 것 같다"며 웃기도 했다.
|
파격적인 헤어스타일 연출 TIP은? 원장님 도움 없이 혼자서도 잘해요
이사도라의 트레이드 마크, 파격적인 헤어스타일에 관해서도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만취만 하면 얼굴을 다 가리는 웨이브 폭탄 헤어 스타일은 연기하는데 불편하기도 할 법 하다. 예지원은 "눈이 적당히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조절이 필요한데, 너무 안보여도 NG가 난다. 나도 모르게 누군가와 대사를 주고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커튼을 걷듯이 머리를 만지게 되더라"라며 한참을 웃었다. 그는 "오히려 이 스타일 때문에 미용실을 안가도 돼서 참 좋다. 미용실에 가서 만지면 머리를 쉽게 흐트러뜨릴 수도 없는데 덕분에 편하게 됐다"고 전했다.
더 놀라운 것은 현재 예지원에게 스타일리스트가 없다는 사실. 그는 온전히 혼자 이사도라 캐릭터의 비주얼을 완성했다. 그 비결에 대해 예지원은 "신이 많지 않아 패션에 대해서도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만약 신이 늘어나면 옷도 더 사야하는데 지금이 딱 좋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에게 해외 영화제 레드카펫을 또 밟게 된다면 어떤 스타일을 연출해보고 싶은지 물어보았다. "상상만으로는 스카이다이빙을 하다 레드카펫에 착지하고 싶어요. 마치 아이언맨처럼 걸어가면서 드레스가 완성되는 거죠. 하지만 불법아닐까요? 호호. 실제로 또 서게 된다면 태권도복이나 한복도 괜찮을 것 같네요. 특히 칸에서는 한복에 대한 리스펙트가 상당해요. 다시 가고 싶네요."
sypo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