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 사망①] 팬 울고 웃긴 27년, '5명에 새 삶' 감동주고 떠났다

기사입력 2016-06-26 14:42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지난 24일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던 배우 김성민(43)이 이틀 만인 26일 최종 뇌사판정을 받고 짧은 생을 마감했다.

김성민을 치료했던 서울성모병원 측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열고 "뇌로 가는 혈류와 뇌파가 소실된 상태에서 생명을 유지하는 뇌간 기능이 정지된 상태를 두 차례 확인해 오늘 오전 8시 45분 최종 뇌사판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병원에 따르면 김성민은 24일 오전 2시24분에 심장이 정지된 상태로 도착했다. 이송시간을 포함해 총 37분간 심폐소생술을 시행됐으며 이후 저체온치료 요법을 시행했으나 차도가 없었다. 이에 따라 병원에서는 보호자에게 25일 뇌사 가능성을 설명하고 이날 뇌사판정위원회에 뇌사판정을 의뢰했다.

김성민은 평소 가족과 지인에게 장기 기증을 하고 싶다고 밝혀왔다. 가족들은 고인의 뜻을 받들어 불과 이틀 만에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27년의 연예계에서 굴곡진 삶을 살다 갑작스럽게 세상을 등졌지만 김성민은 장기 기증으로 귀중한 생명을 살리며 마지막 소임을 다했다.

고 김성민은 1991년 유니온베이 광고 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한 뒤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 배우의 꿈을 키웠다. 그러다 2003년 임성한 작가의 히트작 MBC '인어 아가씨'의 이주왕 역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당시까지 본명인 '김성택'으로 활동했지만 한류 마케팅을 위해 좀 더 쉬운 발음인 김성민으로 2005년 개명했다.

같은 해 MBC '왕꽃 선녀님'·SBS '돌아온 싱글', 2006년 MBC '환상의 커플', 2009년 SBS '가문의 영광'으로 활발한 연기 활동을 이어가던 KBS-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이하 '남자의 자격')으로 예능 진출에 진출 인기 정점을 찍었다.

당시 김성민은 '남자의 자격'을 통해 긍정적이고 유머 감각 있는 모습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팬들로부터 '김봉창'이라는 수식어를 얻을 정도로 숨겨진 허당기를 드러내 웃음을 자아냈던 김성민은 '남자의 자격'을 이끄는 히든 멤버로 끼를 방출했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김성민은 외국에서 필로폰을 밀반입해 자택에서 상습적으로 투약한 혐의로 2010년 12월 4일 구속됐고 동시에 모든 방송에서 퇴출당했다. 2011년 1월 24일 재판에서 검찰은 징역 4년을 구형했지만 1심에서 실형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후 항소한 김성민은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 추징금 90만4500원, 사회봉사 120시간, 보호감찰 2년, 약물치료 40시간을 선고받았다.


자숙하던 김성민은 2013년 2월 20일 4세 연상의 치과의사 이한나 씨와 비밀리에 결혼, 다시금 행복을 찾으려 노력했고 그해 8월 JTBC 드라마 '더 이상은 못 참아'를 통해 복귀 시동을 걸기도 했다.

그러나 집행유예 기간 중 다시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4년 11월 24일과 11월 24일 온라인 광고를 보고 필로폰을 투약해 구속 징역 10월, 추징금 70만원을 선고받았다. 김성민은 담당 변호사를 통해 "4년 전 법정에서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깊이 다짐했는데 같은 잘못을 저지르게 돼 팬들과 가족에게 너무 부끄럽고 죄송하다. 죄를 인정하고 죗값을 달게 받겠다. 뼈저리게 후회하고 반성한다"고 사죄했다.

두 번째 마약 투약으로 충격을 안긴 김성민. 아내 이씨는 김성민이 검찰로 송치되기 전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경찰서 유치장에 면회를 가는가 하면 남편이 마약에 손댄 건 자신의 탓이라며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하며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김성민 역시 법정에서 "아내와 불화와 방송 활동 자제로 인한 자제력을 잃은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치료를 해나가겠다"고 반성했다.

결국 징역 10월을 살게 된 김성민은 올해 1월 출소, 다시 한번 재기를 준비하려 했지만 24일 오전 아내 이씨와 부부싸움 끝에 자살을 시도했고 26일 끝내 사망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장기 기증을 위한 수술은 이날 오후 6시에 진행된다. 콩팥, 간장, 각막 등 세 개 장기가 5명의 새 생명에게 전달돼 고인의 숭고한 뜻을 기릴 예정이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스포츠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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