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 사망②] 의식불명 충격부터 숭고한 장기기증까지

기사입력 2016-06-26 14:42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지난 24일 부부싸움 끝에 자살을 기도한 배우 김성민(43)이 26일 끝내 뇌사 판정을 받고 43년의 짧은 생을 마감해 충격을 주고 있다.

1991년 유니온베이 광고 모델로 연예계 입성, 2003년 임성한 작가의 히트작 MBC '인어 아가씨'의 이주왕 역을 통해 배우로 첫발을 내디딘 김성민은 이후 2005년 MBC '왕꽃 선녀님'·SBS '돌아온 싱글', 2006년 MBC '환상의 커플', 2009년 SBS '가문의 영광'으로 활발한 연기 활동을 이어갔고 KBS2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이하 '남자의 자격')으로 예능 진출, 최고의 주가를 올렸지만 2010년 상습적으로 마약을 투약해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 추징금 90만4500원, 사회봉사 120시간, 보호감찰 2년, 약물치료 40시간을 선고받았다.

힘든 시간을 보내던 중 2013년 2월 20일 4세 연상의 치과의사 이한나(47) 씨와 비밀리에 결혼, 다시금 행복을 찾으려 노력했고 그해 8월 JTBC 드라마 '더 이상은 못 참아'를 통해 복귀 시동을 걸기도 했지만 이후 2015년 3월, 또다시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구속됐고 징역 10월, 추징금 70만원을 선고, 올해 1월 복역을 마치고 출소했다.

이렇듯 우여곡절 많은 삶을 살아오며 반성과 후회의 시간을 보내던 김성민이 재기를 준비하던 중 돌연 세상을 떠나 충격을 안겼다. 한때 긍정적이고 유머 감각 넘쳤던 배우 김성민의 죽음. 아직도 믿기지 않은 그의 자실시도부터 사망까지 경위를 정리해봤다.

24일 오전 1시 15분, 경찰 신고

발단은 23일 늦은 밤이었다. 김성민과 아내 이씨는 말다툼을 벌였고 화를 이기지 못한 김성민이 아내 이씨에게 손찌검을 하게 된 것. 이를 지켜보던 아들 김군(18)은 24일 오전 1시 15분께 경찰 112에 "아버지가 어머니를 폭행한다"고 신고했다. 김군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곧바로 김성민의 서초동 자택으로 출동했지만 이씨가 "사소한 다툼"이었다며 사건 처리를 원하지 않았다. 이후 이씨는 김군을 데리고 집 밖으로 나와 경찰에게 인근에 있는 친지의 집에 가겠다고 말한 뒤 상황을 정리했다.

24일 오전 1시 55분, 자살시도

인근에 있는 친지의 집으로 떠난 이씨와 김군. 이씨는 경찰과 헤어지고 10여분 지난 뒤 다시 경찰에 전화를 걸어 "남편 김성민이 평상시에 술을 마시면 죽겠다는 말을 자주 했다. 아까 부부싸움을 할 때 남편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했는데 이 때문에 혹시나 남편이 다른 마음을 먹을까 봐 걱정된다. 집에 가서 남편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경찰은 이날 오전 1시 55분 다시 김성민의 자택으로 출동했고 집 안 욕실에서 넥타이로 목을 맨 김성민을 발견했다. 김성민은 곧바로 인근 병원인 강남성모병원으로 옮겨졌다.


24일 오전 5시 35분 중환자실 입원

자살시도를 한 김성민은 경찰에 의해 이날 오전 2시 24분께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이 없고 맥박만 뛰는 상태였다. 인공호흡기를 착용하고 응급조치를 진행하며 의식을 찾기 위해 애를 썼지만 위독한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김성민은 오전 5시 35분께 중환자실로 옮겨 수술을 진행했다.

24일 오후 12시 30분 수술 종료

혼수상태였던 김성민의 수술은 정오가 지난 오후 12시 30분에서야 끝이 났다. 주치의는 스포츠조선에 "고비를 완전히 넘겼는지 알 수 없고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24일 오후 가족 면회

대수술을 받은 김성민이지만 의식은 회복되지 않았다. 김성민이 병원에 이송된 후 찾아온 아버지, 어머니, 아내 이씨가 계속해서 그의 곁을 지키며 의식을 찾길 기도했지만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병원 측은 이날 면회에서 가족들에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25일 의식 불명 상태 지속

병원 발표에 따르면 김성민은 다발성 장기부전이 오는 상태에서 자발 호흡이 없었으며 활력 징후가 불안정했다. 이에 따라 병원 측은 보호자에게 뇌사 가능성을 설명하고 25일 뇌사판정위원회에 뇌사판정을 의뢰했다.

26일 오전 8시45분 최종 뇌사 판정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은 26일 오전 2시 1차 뇌사판정을 내린 데 이어 같은 날 오전 10시 15분께 최종적으로 뇌사 판정을 내렸다. 병원 측은 뇌사판정위원회를 열어 김씨 상태가 뇌사 기준에 부합하는지를 면밀히 따진 결과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26일 오후 장기기증 발표 및 수술

김성민의 가족은 1차 뇌사 판정 후 이미 의료진에 장기기증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1시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측은 경과 발표를 통해 "김성민이 평소 가족이나 친구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며 "가족은 이런 말을 기억하고 불과 이틀 만에 장기기증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장기 기증을 위한 수술은 이날 오후 6시에 진행된다. 기증이 부적합한 심, 폐, 소장을 제외하고 콩팥, 간장, 각막 등 세 개 장기가 5명의 새 생명에게 전달돼 고인의 숭고한 뜻을 실현할 예정이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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