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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미운우리새끼'가 SBS 예능 부활을 이끌 새로운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3인3색 노총각 라이프
'미운 우리 새끼'는 이들의 싱글 라이프를 그 어느 때보다 리얼하고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김건모는 눈을 뜨자마자 게임을 하는 것은 물론, 밥을 먹거나, 소개팅을 앞두고도 게임중독자의 면모로 눈길을 모았다. 지인의 결혼식 날 아침 차마 맨 정신으로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모닝 소주를 마셔 어머니를 뭉클하게 했다. 김제동은 쓸쓸히 하모니카를 불거나 제대로 차리지도 않은 채 주방에 서서 식사를 해 어머니의 안쓰러움을 자아냈다. 허지웅의 침대 위 먼지를 떼는 것으로 시작해 청소에 온 신경을 집중해 결벽남의 면모를 보였다. 제작진의 카메라 설치 때문에 어지러진 집 때문에 화를 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음식 냄새가 싫어 가스레인지도 사용하지 않고, 식사 후에는 바로 설거지를 하는 궁극의 깔끔함은 어머니마저 놀라게 만들었다.
김제동 또한 소개팅에서 어머니의 불만을 사기는 마찬가지. "너무 바쁜 사람은 싫다. 가정에 충실한 남자가 좋다"는 소개팅녀의 말에도 불구, 김제동은 "말을 많이 하고 본인 혼자 재미있어 하는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솔직하게 말해 MC들로부터 "왜 장가를 못 갔는지 알겠다"는 반응을 얻었다. 김제동은 또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말을 걸거나 초등학생들을 챙기느라, 소개팅에 집중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어머니를 조마조마하게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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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우리새끼'는 세 남자의 생생한 일상과 함께 이들을 지켜보는 엄마들의 리얼한 반응과 진솔한 심경을 함께 그려내고 있다. 특히 아들만큼 캐릭터 확실한 엄마들의 활약이 가장 큰 차별화이자 관전 포인트다.
소개팅에서 여자들이 싫어하는 것만 골라서 하는 아들을 보며 한숨 쉬고, 쓸쓸히 혼밥을 먹는 아들을 보며 안타까워 하는 이들의 반응은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아들의 단점을 객관적으로 꼬집는 거침없는 입담은 MC들 또한 웃음 터지게 만들었다. 서로의 아들들과 비교에서는 은근히 주관적인 모습을 드러내며 각자의 아들을 감싸는 점도 공감을 자아냈다.
특히 허지웅은 "엄마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데 하면 할수록 안타깝다. 약간 우리 엄마가 좀 어색할때가 있다"며 "마음은 너무 있는데 표현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자신의 진심을 털어놔 어머니의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했다.
어머니들은 특히 자신들도 몰랐던 아들의 생활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아들들은 방송을 기회로 엄마와 또 다른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여전히 아이같은 아들과 세월이 흐를수록 괜히 어색해진 엄마사이의 공백을 메우는 계기도 될 전망. 정규편성이 된다면 모자 관계의 변화를 보는 재미도 기대된다.
신동엽X한혜진 공감 100배 진행
'미운 우리 새끼'는 MC 조합까지 눈길을 끈다. 재치 넘치는 입담은 물론, 프로그램의 콘셉트와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재적소에서 센스 있는 멘트를 선보이는 노련한 MC 신동엽이 진행은 명불허전이었다. 출연자 세 사람과도 친분이 있는 신동엽의 진행은 스튜디오 분위기 자체를 편안하게 만들었다. 어머니들과 소통 또한 자연스러웠다.
그런가 하면 결혼 후 3년 만에 예능 프로그램 복귀를 결정한 한혜진은 엄마의 입장에서 공감하며 시청자들과 연결 고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때론 아들의 입장에서 때론 엄마의 입장에 서며 시청자들의 공감에 촉매 역할을 했다. 자신의 결혼 생활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들까지 더하며 진정성 있는 진행력을 보여줬다.
서장훈 또한 조합은 안정감 있는 진행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출연자들의 VCR 속 이색 포인트를 예리하게 짚어내며 보는 재미를 더했다.
한편, SBS는 '미운우리새끼' 외에도 '꽃놀이패', '디스코(DISCO)-셀프 디스 코믹클럽', '인생게임-상속자', '신의 직장' 등의 파일럿 열전을 이어가고 있다. 아직 방송을 앞둔 SBS 파일럿이 많지만 '미운우리새끼'는 첫 회부터 강한 존재감을 남겼다.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으면서 파일럿 예능 열전에서 우위를 점한 것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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