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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세상을 살면서 누구나 인생의 변곡점을 여러 번 지난다. 하지만 그 순간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인생은 천차만별 달라진다. 여기, 미국 뉴욕에서 건너온 중저음의 래퍼는 이미 인생의 큰 굽이를 넘어온 듯 하다. 미국 아이튠즈 R&B 앨범차트 1위, 데뷔 1년만에 미국 전역을 돌며 콘서트 개최, 세계적인 대형 음반 레이블 '캐시머니'와 1130만 달러(한화 120억여 원) 음반 계약. 이 화려한 경력은 이 땅에서 크게 중요치 않았다. 엠넷 '쇼미더머니5'를 통해 단기간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래퍼 플로우식(본명 박대식·31)얘기다.
방송 후 플로우식의 랩은 유독 화제가 됐다. 묵직한 저음의 랩은 마치 상대의 허를 찌르는 듯 했고 여유 넘치는 무대 매너는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래퍼들도 존경하는 래퍼로 방송을 시작한 만큼 그의 무대는 매번 주목을 받았다. 특히 랩을 시작하게 된 계기이자, 힘이 되어준 친형을 위한 곡 'RAP STAR' 무대는 많은 이들에 감동마저 안겼다. 비록 우승은 놓쳤어도 결과는 의미없었다. 부모님의 고향에서, 그것도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가족을 위해 랩을 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했던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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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쉬운 건 재미없잖아요. 무슨 일이든 어려워야 재미있어요. 운동할 때도 무거운 걸 들어야 더 힘이 생기듯이 음악도 마찬가지에요. 그런 의미에서 한국어랩은 어렵지만 즐거운 도전이었죠. 우선 영어로 랩 가사를 써서 영한사전을 찾아가며 한글로 바꿨어요. 그러면서 한국 문화도 더 알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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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금도 변화의 길을 즐기고 있다. 여러 장르 음악을 갈아타며 대중의 예상을 빈번히 뛰어넘을 준비도 마쳤다. 재즈적인 화성이건, 힙합의 흥겨움이건 장르적인 구분은 중요치 않다. 가장 인상적인 건 그만의 섬세한 감각과 유쾌한 감수성, 힙합의 음악적 재치를 꿰어낸 기분 좋은 실험이란 것. 즉, 음악이 주는 감흥이자 메시지다.
이미 화려한 커리어를 쌓은 플로우식이 꿈을 이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에게 한국은 기회이자, 작은 시작일 뿐이다. 그의 목표는 '힙합'이란 키워드 아래 'K-힙합'을 전세계에 알리는 것이다. 그의 가능성은 스스로 충분히 입증했다. 이제 그가 이겨야 하는 상대는 서바이벌의 다른 경쟁자가 아닌 자기 자신일지도 모른다.
hero16@sportschosun.com, 사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