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①] 정형돈, 팬 웃고 울린 '무도 11년' 고마웠어요

최종수정 2016-07-29 11:37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정형돈이 11년만에 '무한도전'과 작별을 고했다.

19일 정형돈의 소속사 FNC 측은 정형돈의 MBC '무한도전' 최종 하차 소식을 알렸다. 소속사 측은 "최근에는 복귀 시점을 구체적으로 의논했다. 그러나 '무한도전' 특유의 긴장감과 중압감을 안고 방송을 하기에는 자신감이 부족한 상황이며, 다시 커질 지도 모를 정신적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고민 끝에 결국 정형돈씨의 뜻대로 하차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형돈은 2006년 현재 '무한도전'의 초창기 버전인 '무모한 도전' 때부터 함께 해온 원년 멤버다. 현재 '무한도전'에 출연하고 있는 멤버 중 유재석과 정형돈만이 1회부터 함께 해온 초창기 멤버다. 당시 정형돈은 KBS2 '개그콘서트'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던 뛰어난 코미디언이었지만 '내 분량' 사수를 위해 치고 받아야하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무모한 도전'에서는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치고 나오는 '버라이어티 형 예능인'들에게 밀리며 자신감을 잃은 모습을 보이며 '어색한 뚱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무술이면 무술, 퀴즈면 퀴즈 새롭게 도전하는 분야마다 거뜬하게 해내며 '예능계의 기능인'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정형돈은 오랫동안 '웃기는 것 빼고 다 잘하는 개그맨'이라는 '공채 개그맨'에게는 다소 뻐아픈 명찰을 달아야만 했다.

그랬던 그가 2008년부터 조금씩 꿈틀대기 시작했다. '무한도전'에서 공익근무로 인해 잠시 자리를 비운 하하의 빈자리를 '미친 존재감'으로 채워가기 시작했다. 유재석과 햇님 달님 형제를 결성해 남다른 예능감을 발산하더니 예능계의 기능인 출신 답게 에어로빅 특집에서 육중한 몸과는 어울리지 않는 날렵한 동작으로 시선을 끌어당기고 서서히 물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또한, 패션 하위권에 머물던 그가 패셔니스타을 자칭하며 대한민국 최고의 트랜드세터인 지드래곤을 겨냥하며 "보고 있나"를 외치기 시작, 2010년을 정형돈의 해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장면 장면마다 미친 존재감을 뽐내며 '미존개오'(미친 존재감 개화동 오렌지족)로 등극하더니 '무한도전' 프로레슬링 특집 이후 그야말로 정점을 찍었고, 바야흐로 정형돈의 시대를 열었다.
특히, 4년마다 돌아오는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정형돈의 매번 포텐을 터뜨렸다. 자신은 활약은 물론 자신의 파트너까지 스타로 만들었다. 최고의 스타 지드래곤은 물론 정재형과 혁오 밴드는 예능 경력이 전무하다 시피 했던 인물까지 정형돈을 만난 뮤지션들은 당시 가요제의 핵이 됐다.

그랬던 그가 지난 해 11월 돌연 모든 방송을 중단했다. 오래전부터 앓아왔던 불안장애 때문이었다. 정형돈이 '4대천왕'이라고 불리며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었기 때문의 그의 방송 중단 소식은 충격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었다. 당시 소속사는 "최근 증상이 심각해지면서 방송을 진행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어왔고 결국 제작진과 소속사 및 방송 동료들과 상의 끝에 휴식을 결정하게 됐다"고 알렸다.

이후 정형돈은 또 다른 자신의 대표 프로그램인 '냉장고를 부탁해'의 최종 하차 소식을 알렸음에도 '무한도전'은 끝까지 놓치지 않고 있었다. '무한도전'은 정형돈에게는 프로그램, 그 이상의 존재였기 때문. '무한도전'의 팬들 역시 그의 하차 직후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그의 컴백을 기다렸다. 하지만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자신을 계속 기다리는 팬들과 제작진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정형돈은 결국 '무한도전'에 아쉬운 작별을 고하게 됐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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