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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SBS 예능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시청률면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지난 20일 방송된 '미운우리새끼'다. 방송 당시 7.3%(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 수요일 저녁 예능의 최강자인 MBC '라디오스타'(6.7%)를 누르고 단숨에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동시간대 성적 뿐만이 아니다. '맨인블랙박스' 5.7%, '꽃놀이패' 2회 5.6%(1회 3%) ,'상속자' 4.2%, '엄마야' 3.6%, '좋아요' 3.1%, '신의 직장' 3.1%, '디스코' 3% 순으로, '미운우리새끼'는 SBS 파일럿 프로그램 가운데에서도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장기화 될 경우 비슷한 포맷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미운우리새끼'는 혼자 사는 남자 연예인의 일상을 가감없이 보여준다는 점에서 MBC '나혼자산다'와 비교되기도 하고, 스튜디오에서 VCR을 지켜보며 토론하는 모습이 SBS '자기야-백년손님'을 연상케도 한다. 이들 프로그램과 차별화된 매력 어필, 그리고 반복적인 일상의 단조로움을 벗어나면서도 인위적이지 않은 볼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맨인블랙박스'는 '세상을 지켜보는 눈' 블랙박스를 통해 일상 속 여러 사건들을 조명한다. "많은 억울한 일들이 해결되는 등 여러 면에서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라는 MC김구라의 말처럼 시청자들의 사연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데 강점이 있다.
무엇보다 일상에서 발생한 사건사고의 포착은 누구나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이다. 이 때문에 고정 시청층을 끌고 가기에 유리하지만, 프로그램 자체의 매력 보다는 일반적인 호기심 자극에 의존도가 큰 포맷이기도 하다. 정규로 가게 된다면 지속적으로 관심을 유발할 수 있는 장치가 더 필요하다.
'꽃놀이패'에서는 서장훈, 안정환, 조세호, 유병재, 김민석, 방탄소년단 정국이 촬영기간 동안 네티즌이 선택한 4번의 투표 결과에 따라 각각 '꽃길'과 '흙길'로 팀이 나누어지며 극과 극 운명을 경험했다. 생방송 투표를 통해 네이버 V LIVE 누적 200만 뷰를 달성해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장기화되기에는 복불복이라는 포맷만으로는 단조로움으 있으며, 최근 봇물을 이루고 있는 여행 리얼리티와 비슷한 화면이 장기적으로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고민해 봐야 할 듯하다.
최근 중장년청 타깃 이외에 젊은 시청자들의 화제성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SBS 예능. 이 가운데 지난 25일 방송된 '디스코(DISCO)-셀프 디스 코믹클럽'이 시선을 모은다. '디스코'는 스타들의 지우고 싶은 이슈를 진정성과 위트로 털고 웃음으로 이야기하며 토크쇼로, 솔직함과 화제성 높은 이슈들이 각종 웹포탈과 검색어 장악했다. 불안한 시청률에 발목을 잡힐지, 신선함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의 직장'은 회사 직원들로 변신한 연예인들이 '무엇이든 팔아주겠다'는 모토로 실제 의뢰인의 물건을 팔아주는 프로그램. 신의 직장에서 일하는 사원들이라는 '콩트'를 근간으로, 실제 홈쇼핑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리얼리티'를 조화시켰다.
직장인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상황극이 웃음을 안겼고, 새벽 2시라는 늦은 시간에 완판을 기록하며 시청자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하기도 했다. 다만 MBC '무한도전'의 무한상사와 KBS2 '어서옵쇼'를 연상케한다는 의견도 더러 있어, 정규화 될 경우 차별화를 더 할 필요성도 엿보인다.
각기 다른 주제와 콘셉트, 포맷의 파일럿 프로그램이 방송을 마치고 그 결과가 드러났다. 시청률과 화제성 등 각 프로그램이 지닌 가능성을 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모두 지나갔다. 과연 SBS는 시청률과 화제성 어디에 더 무게를 둘지, SBS 예능 변화를 주도할 프로그램은 무엇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ran613@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