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토크①] 진구가 말하는 '태후' 그후..."시즌2, 무조건 출연"

최종수정 2016-08-03 13:58

배우 진구의 광고 촬영장을 스포츠조선이 급습했다. 광고 촬영이 끝나자마자 납치당했음에도 진구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태양의 후예' 이후 주가를 올리고 승승장구하고 있는 진구. 하지만 그는 "받은 만큼 돌려줘야죠"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 바쁜 별들을 위해 스포츠조선 기자들이 두 팔을 걷고 나섰습니다. 밀려드는 촬영 스케줄, 쏟아지는 행사로 눈코 뜰 새 없는 스타를 위해 직접 현장을 습격, 잠시나마 숨 돌릴 수 있는 안식처를 선사했습니다. 현장 분위기 속에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스포츠조선의 '출장토크'. 이번 주인공 역시 아주 특별합니다. "명령이십니까." 이 대사 기억하시나요. 그렇습니다. 이번 주인공은 KBS2 수목극 '태양의 후예'에서 서대영 상사 역을 맡아 '진구앓이'를 만들어 낸 장본인, 배우 진구입니다.


[스포츠조선 김겨울 기자·백지은 기자·이종현 인턴기자] '태양의 후예'의 인기는 두번 말하기 입 아프다. 작품은 지난 4월 종영했지만 아직도 아시아 전역에서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고, 주인공들의 몸값은 지붕을 뚫은지 오래다. 그 인기 중심에 섰던 진구 역시 눈코뜰새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 방송 출연에 나섰고 화장품 치킨 즉석식품 유통 브랜드 모델을 줄줄이 꿰찼다. 의류 모바일 자동차 등 주력 브랜드 광고 모델 계약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글로벌한 스케줄이 예상되는 시점. 이대로 가다간 우리의 '진구 오빠'를 아시아에 빼앗길 것 같은 불안감에 시달리던 본지는 아예 그의 광고 촬영 현장을 급습하기로 했다. 본지의 손에 이끌려 캠핑카에 올라탄 진구는 "좋아요. 진짜 좋아요"라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보인다.


'태양의 후예'는 낯선 땅 극한 환경 속에서 군인과 의사들을 통해 삶의 가치와 인류애를 담아낸 블록버스터급 휴먼 멜로다. 드라마는 제작 단계에서부터 '드림하이', '학교 2013', '비밀' 등을 연출한 이응복PD와 '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 '상속자들' 등을 집필한 김은숙 작가의 합작품, 송중기 송혜교 진구 김지원이라는 꿈의 캐스팅, 100% 사전제작, 100억 원대 제작비를 투입한 스케일, 한-중 동시방영 드라마 등 수많은 이슈를 낳았다. 드라마 방송 이후에는 아예 이슈를 넘어 신드롬이 불었다. 시청률은 30%대를 돌파하며 KBS 주중 미니시리즈 잔혹사를 끊었다. 상반기 구글 인기 검색어 1위는 '태양의 후예'가 차지했다. 컨텐츠 파워에 있어서도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해외에서의 반응도 뜨겁다. 중국에서는 100억 뷰를 돌파하며 방대한 팬덤을 양산했다. 너무나 화끈한 인기에 중국 정부에서 선전 금지령을 내렸을 정도다. 중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루마니아 스웨덴 스페인 폴란드 벨기에 네덜란드 러시아 오스트리아 핀란드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이란 이스라엘 대만 홍콩 필리핀 미얀마 베트남 캄보디아 미국 싱가포르 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호주 뉴질랜드 등 33개국에 수출됐고 이밖의 국가에서도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과연 진구는 이런 인기를 예상했을까.


"전혀 그런 느낌은 없었어요. 김은숙 작가님이나 이응복PD님과도 처음 일해봤기 때문에 그분들이 얼마나 대단하신 분들인지 모르고 촬영에 들어갔어요. 이미 송중기와 송혜교가톱배우들이니까 숟가락 얹는다는 기분이었죠. '망하진 않겠다' 이거였어요. 그런데 작품 방송을 보면서 그분들의 대단함을 알겠더라고요. 특히 김은숙 작가님은 일상적이지 않은 대사들을 일상에 적용시키시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오글거릴 수 있는 대사인데 그 상황에서 그 대사를 하니까 멋있을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그분의 특기인가 싶었어요."

작품에서 진구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츤데레, 서대영 역을 맡아 열연했다. '군대 다이아몬드 수저' 윤명주(김지원)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지만 검정고시 고줄 출신 부사관이란 핸디캡 때문에 다가가지도, 멀어지지도 못하는 안타까운 사랑을 보여준 서대영의 눈빛에 녹아내리지 않은 여성팬은 없었다.

"원래 서대영과 저는 비슷하지 않아요. 서대영은 많이 무겁죠. 저는 이야기하고 장난치는 걸 좋아해요. 이번에도 생일 선물로 오락기를 받아서 입이 찢어졌는걸요. 그래도 대본에 충실하면 되겠다 싶었어요. 대본이 4부까지 나왔을 때 보니까 '젤리철벽' 그 말이 딱 떠오르더라고요. 윤명주한테서 도망가는데 원해서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잡아달라는 눈빛이 너무 보이니까 그냥 대본에 충실하자 싶었어요. 그런데 드라마가 방송되고 인기가 많아지니까 자꾸 도망갈 때마다 욕 먹더라고요? 다행히 6회에서 '너에게서 도망쳤던 모든 시간들을 후회했겠지' 그 대사가 나왔을 때 팬분들이 좋아해주시고 마지막에 키스신도 나와서 전 다행이었죠."


그렇다면 진구에게 '태양의 후예'는 어떤 작품일까. 과연 이 작품은 진구에게 무엇을 남겼을까. 단번에 "깜짝 선물"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저한테 '태양의 후예'가 어떤 작품이냐고 많이들 물어보세요. 저한테는 수많은 작품 중 하나죠. 하지만 확실한 건 깜짝 선물이라는 거예요. 방송 전까지만 해도 '올해 생일을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생각해보면 예측이 잘 됐어요. 항상 똑같았으니까요. 그런데 올해 7월 20일은 역대급으로 가장 풍성한 생일이지 않았나 싶어요. 아내가 잡채도 하고 진수성찬을 차려주더라고요. 저 몰래 친구들도 다 불러서 택배처럼 막 오는 거예요. 가장 풍성한 생일이었죠."


방송 이후 가장 달라진 점은 아무래도 '인지도'라고 한다. "초반에는 솔직히 조금 불편하더라고요. 작년까지만 해도 극장에 줄도 잘 서고 영화도 보고 그랬거든요. 그때는 그냥 알아보시는 분들이 계신 정도였는데 이제는 사인이나 사진을 요구하세요. 지금은 많이 적응됐어요. 집밖으로 잘 안 나가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이제는 가끔 오히려 사람 많은 곳도 가고요. 또 해외에서도 신기할 정도로 알아봐주시더라고요. 아시아권은 그렇다고 해도 프랑스 파리에 갔을 때 진짜 놀랐어요. 인종도 다른 분들이 막 알아봐주시니까 신기하더라고요."

또 하나 달라진 점은 바로 작품 섭외 경향이다. 이전에는 강한 카리스마, 짙은 상남자 분위기를 풍기는 작품에서 주로 러브콜을 보냈다면 이제는 멜로물에서 더 많은 섭외가 온다. '멜로 진구'의 진가를 알아본 이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얘기다.

"이제는 멜로물 제의가 95% 정도 돼요. 14년 동안 멜로가 뜸하다가 갑자기 대본을 받으니 다른 장르의 소설을 받는 기분이에요. '이런 장르도 있었구나' 싶어서 신나고 재밌고요. 저는 항상 멜로가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그동안 손을 내밀어주신 분들이 안계셨어요. 그러다 보니 내공이 확실히 쌓였고 언젠가 터트려서 보여줘야겠다 하고 있었죠. 그게 연기하는 재미라고 생각해요. 평소엔 장난치고 우스갯소리 하다가 카메라 앞에서만 화내고 무섭게 하자는 게 제 주의에요. 연기자는 카메라 앞에서만 연기하자는거죠. 매일 장난치고 어울리던 사람이 카메라 앞에서 뭔가 보여줬을 때 현장에서 '하~' 이런 감탄이 들려요. 그러면 저한테는 1000명의 박수보다 더 큰 칭찬인거죠. 그때 희열이 있어요."


이제 '태양의 후예'는 끝났지만 아직도 여운은 깊다. 계속해서 시즌2 제작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태양의 후예'를 제작한 서우식 대표는 물론 연출자 이응복PD까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으면서 시즌2 제작에 희망이 보이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역시 관건은 출연 배우들이다. '태양의 후예'의 경우 대본과 연출도 좋았지만 배우들의 호흡과 감성 연기에 힘입어 인기를 더한 케이스였기 때문에 기존 출연 배우들의 자리를 대체할 방안도 없고, 그들과 계속 함께 가야 성공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진구는 시즌2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저도 얘기는 들었어요. 기사로 보긴 했는데 만약 시즌2를 한다면 저도 참여해야죠. 그럼요. 좋은 선물을 받아봤으니까요. 그게 어떤 선물인지 아니까요. 작품의 흥망성쇠를 떠나 무조건 할 것 같아요. 제가 지금 받은 걸 갚아야죠."

winter@sportschosun.com, silk781220@, 사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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