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인터뷰③] '신목' PD가 밝힌 '예능 5대천왕' 실체

최종수정 2016-08-16 14:30

예능 5대천왕. 유재석 이경규 신동엽 강호동 김구라. 사진=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이유나·최보란 기자] 예능 5대천왕을 꼽으라면 누가 있을까. 방송계를 주름잡는 대표 MC 이경규, 신동엽, 유재석, 강호동, 김구라가 바로 영광스런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선두 주자들이 아닐까.

웃음을 찾는 시청자들에게 오랜 시간 사랑 받았고, 지금까지도 수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는 그들이지만 정작 5대천왕 모두와 호흡을 맞춰본 예능 PD는 흔치 않다.

박상혁 PD는 1998년 SBS 공채 7기로 입사한 이래 20년 가까이 예능PD로 일하면서 스타 MC들과 다양한 합을 만들어왔다. 그가 현장에서 느낀 5대 천왕의 특징과 실체가 궁금했다.

이경규 "방송3사 통합 본부장"


이경규. 사진=스포츠조선DB
"입사 7~8년 차 때 '유쾌한 두뇌검색'이라는 퀴즈 프로그램을 함께 하면서 많이 친해졌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지 못하지만 개인적으로 애착을 갖고 있는 프로다. 이후 경규 형과는 '라인업'을 통해 재회했다. 이경규 씨는 본인이 영화 감독이지 않나. 그만큼 제작 마인드가 강하다. 예능계에 있어서 웬만한 PD, 아니 방송3사 본부장 보다 똑똑하다. 가끔은 녹화 이틀 전에 '이건 안된다'며 바꾸자고 할 때도 있다. 담당 PD 입장에서 준비 안 된 상태로 갑자기 아이템을 변경할 수 없어 난감할 때도 있었지만, 지나고 나면 이경규 씨가 했던 말이 다 맞더라. 딱 방송3사 통합 본부장을 맡기면 좋을 분이다."

신동엽 "선 넘지 않는 방송천재"


신동엽. 사진=스포츠조선DB
"신동엽 씨와는 정말 많은 프로그램을 했다. 대표적인 것은 '강심장 시즌2'다. 특유의 색드립 때문에 곤란하거나 편집한 적이 없다. 공중파에서는 절대 선을 안 넘는다. 할 때와 안 할 때를 본능적으로 구분하는 천재다. 그중에서도 신동엽 씨의 가장 큰 장점은 귀다. 색드립을 할 때 자동으로 귀가 빨개진다. 늘 보면서 하늘이 주신 선물이라고 느꼈다. '빨간 귀'는 본인이 많이 부끄러워하는 느낌을 증폭 시켜준다. 때문에 듣는 이도 부담이 없다. '신동엽도 저 이야기를 하면서 부끄럽구나' 느끼면 야한 농담도 웃음으로 받아줄 여유가 생긴다."

유재석 "지덕체 갖춘 PD마인드 능력자"


유재석. 사진=스포츠조선DB

"유재석 씨와는 복고 코드의 프로그램 '옛날TV'로 호흡을 맞췄다. 정말 꼼꼼하고 프로그램 내용에 대해 회의하는 것을 좋아하는 MC다. 순간마다의 출연진-제작진과의 호흡을 중시한다. 녹화 끝나고 회의하는 것을 좋아하고, 본인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스타일이다. 왜 국민MC인지, 함께 일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전체 멤버들의 팀웍과 기획을 중시한다."

강호동 "섭외 때는 까탈-결정하면 의리"


강호동. 사진=스포츠조선DB
"강호동 씨는 섭외 단계 때 까다로운 MC 중 하나다. '이 아이템은 나와 안 맞는다' '이건 저것과 비슷하잖아' 등을 집어낸다. 하지만 일단 한다고 마음을 정하고, 결정하면, 녹화에 들어간 순간부터 절대 불만을 드러내지 않고 토를 달지 않는다. 연출은 PD의 몫으로 넘기고, 본인은 자신의 위치에서 죽을 각오로 최선을 다하는 의리파다. '강심장' 때 최고의 호흡을 맞췄다."

김구라 "방송사 인사부장, 이 시대가 원하는 MC"


김구라. 사진=스포츠조선DB
"김구라 씨는 항상 방송국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다. 방송사마다 2~3명씩 친한 PD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각 사의 편성 동향과 방송사 인사 이동을 누구보다 빠르게 간파하고 있다. 심지어 자사 조직개편도 물어볼 때도 있다(웃음). 하지만 인맥만으로 프로그램을 맡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누구보다 개성이 강하고 실력있는 MC다. 지금 같은 다채널 시대에 적합한 인물이다. 적절한 독설도 뿌릴 줄 알고 잡학다식한 지식이 최강점이다. 지금 모든 방송사에서 최다 러브콜을 받고 있는 유능한 진행자다."

◈박상혁PD는?

IMF 여파로 방송사 취업이 하늘의 별따기였던 98년, 유일하게 신입을 뽑았던 SBS 공채 7기로 입사했다. 교양PD를 꿈꿨으나, 시청률 35%를 찍던 '기분 좋은 밤' 조연출을 시작으로 예능PD의 길을 걷게 됐다. '웃찾사', '인기가요' 등의 전성기를 이끌었으며, SBS 연예대상의 시초가 된 SBS 코미디대상(2006)을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옛날TV', '강심장', '룸메이트', '불타는 청춘', '신의 목소리' 등을 기획하고 연출했다.

lyn@sportschosun.com, ran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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