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자'②]강우석의 스무번째 진심, 재미X예술 다잡는다

기사입력 2016-09-07 11:17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사실 강우석 감독은 작품에서 '재미'를 최고로 치는 감독이다. 강 감독 본인이 "나는 아직도 내 작품 '실미도'를 끝까지 못본다. 재미가 없어서 그렇다. 그렇게 좋은 배우들을 가지고 왜 유머를 제대로 못했을까 후회한다"고 밝힐 정도다.

하지만 자신의 스무번째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이하 고산자)에서만큼은 작품성과 대중성의 경계선에서 교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김 감독은 "영화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싶었던 것은 목판으로 대량으로 지도를 찍어내 백성들에게 나눠주려고 했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혹시 재미없고 정치색이 강한 영화 나올까 고민 많이 했다. 그래서 인물이 만났을 때 코미디를 넣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영화를 만들게 된 동기에 대해 "김정호에 대해서는 막연하게 알았고, 대동여지도가 훌륭한 지도라는 것 정도만 알았다. 우연히 추천으로 박범신 선생님의 소설 '고산자'를 읽었는데 자꾸 생각이 났다. 대동여지도가 왜 목판본으로 만들어졌을까 하는 궁금했는데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서라는 점을 알았다. 김정호를 영화로 꺼내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작품을 위해 기울인 그의 노력도 만만치 않다. 그의 전작과 차별화된 장르이자 역사적 인물을 영화화한 작품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섬세한 노력을 기울인 강우석 감독은 전국 팔도를 직접 다니며 아름다운 사계절 풍광을 담아낸 것은 물론,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실제 대동여지도의 원판을 최초로 카메라에 담아내며 영상미와 완성도에 완벽을 기했다.


차승원은 백두산 천지 촬영에 대해 "당시 중국 공안은 처음에 사진 촬영인줄 알았던 것 같다. 이상한 사람이 한복을 입고 지팡이를 짚고 와서 절을 하려고 하니 말이다. 공안이 절은 절대 안된다고 하더라. 그때 중국 관광객 한 10분이 나를 알아봤다. 그때 공안도 '이게 심상치 않은 촬영이구나'라고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그래서 기도 수준에서 촬영을 마쳤다"며 "그게 첫번째 촬영이었다. 그날 '내일도 와서 촬영하겠다'고 공안에게 말을 하고 허가를 받고 왔는데 다음날 올라가보니 다른 공안이 서있더라"고 웃으며 "그날은 날씨가 안좋아서 천지까지 올라가지도 못했다. 천지의 날씨는 10분 단위로 바뀌는 것 같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그렇게 고생을 하면서도 이 작품에 백두산을 꼭 넣어야겠다는 일념은 강 감독이 이번 작품을 바라보는 심정을 대변하는 것과 다름아니다.

한편, 내달 7일 개봉하는 영화 '고산자'는 2009년 대산문학상을 수상한 박범신 작가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미천한 신분으로 시대와 권력에 맞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 대동여지도를 탄생시킨 지도꾼 고산자(古山子) 김정호의 감춰진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차승원 유준상 김인권 남지현 신동미 남경읍이 가세했고 강우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