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줌人] 이경규X강호동, 옛날 예능인 뭉치니 본적없는 '신상케미'

기사입력 2016-10-20 09:16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한끼줍쇼' 이경규와 강호동, 안 맞을수록 케미가 샘 솟는 신기한 콤비다.

지난 19일 방송된 JTBC '식큐멘터리-한끼줍쇼' 첫 회에서는 이경규와 강호동이 망동동으로 한끼를 찾아 떠난 모습이 그려졌다. 23년만에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게 된 두 사람의 케미는 방송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첫 회에서는 20년을 넘게 쌓아온 두 사람의 친분이 이색적인 케미로 폭발했다. 지하철에서는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하고 망원동에서 담장 위 이름모를 풀을 감상하기도 하면서 호기롭게 출발에 나섰다. 이경규는 "망원동은 내 영역이다. 이름만 되면 문이 활짝 열릴 것"이라며 강호동을 향해 "나만 따라오라"고 큰 소리쳤다.

하지만 실전에서는 좌절의 연속이었다. 이경규의 호언장담이 무색하게 주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천하의 이경규와 강호동이라도 예고없는 깜짝 방문과 한 끼 식사 요구에 선뜻 문을 여는 집은 없었다. 결국 데드라인인 8시까지 한끼를 얻어먹지 못한 두 사람의 표정은 어두웠다.

그야말로 각복없는 드라마였다. 포기하고 길을 걷던 두 사람은 우연히 편의점에서 끼니를 떼우던 여고생들을 발견했다. 대망의 첫끼가 컵라면이었지만 감격 그 자체였다. 두 사람은 여고생들에게 "'한끼줍쇼' 첫 식구"라고 인증하며 늦은 저녁을 함께 했다. 개인기로 웃음을 주기도 하고, 삼각김밥 뜯는 법을 배우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두 사람은 나름대로 첫 미션을 수행할 수 있었다.

'한끼줍쇼'가 단순한 '먹방'이 아닌 '식큐멘터리'라는 수식어를 단 이유도 이해됐다. 한끼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요즘 세상살이의 분위기가 생생하게 전달했다. 낯선 이에게 문을 열고 한끼를 허락하는 집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 '국민MC' 이경규와 강호동이라할지라도 마찬가지. '혼밥'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함께하는 식사가 어려워진 현대에 '식구'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다만 이경규와 강호동의 케미는 이를 다큐멘터리와 차별화시켰다. 내내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웃음을 만들어냈다. 강호동은 이경규의 영혼없는 리액션을 타박하는가하면, 망원동에서 만난 보살은 두 사람에게 "대박날 형상이 아니다"라고 말해 멘붕에 빠지기도 했다. 담배꽁초를 버리는 행인들에게 스스로의 모습을 반성하라는 의미로 양심거울을 건 집주인의 재치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끼라는 미션은 조금 더 자리를 잡아야 할 전망이지만, 이경규와 강호동의 케미 만큼은 기대를 자극했다. 두 사람은 '톰과 제리'보다 아웅다웅하는 모습으로 독특한 호흡을 선보였다. 스승이자 선배인 이경규를 존경하면서도 그의 실리적인 진행방식에 툴툴대는 강호동, 아끼는 후배이자 동생이지만 전초전이 길고 산만하다고 지적하는 이경규. 이들의 안 맞는듯 최적화된 호흡을 이제야 볼 수 있다는 것이 아쉬울 정도다.


첫 회부터 쉽지 않은 여정을 예고한 '한끼줍쇼'. 하지만 이경규와 강호동의 믿고보는 호흡이 있어 우려보다는 기대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진다.

ran61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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