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드라마는 판타지로, 예능은 리얼로

기사입력 2016-11-10 10:30


(왼쪽부터)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인어 역할을 맡은 전지현 , '미운우리새끼'에서 리얼한 일상을 보여주고 있는 박수홍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드라마는 판타지로, 예능은 리얼로 간다.

올 하반기 안방극장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드라마들은 인어나 도깨비, 저승사자 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판타지 로맨스물이다. 앞서 초능력자, 뱀파이어, 외계인 등에 이어 더욱 강화된 판타지 캐릭터들의 등장으로 인간과 비인간의 러브스토리는 더욱 전성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작품은 수많은 히트 드라마를 탄생시킨 스타 작가 김은숙, 박지은의 차기작이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앞서 SBS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외계인 도민준(김수현)과 톱스타 천송이(전지현)의 러브스토리를 통해 판타지 로맨스의 가능성을 입증했던 박 작가는 전지현-이민호 주연의 SBS 새 수목극 '푸른 바다의 전설'을 통해 다시 한 번 마법같은 사랑을 전한다. 먼 과거부터 이어져 온 인연의 끈, 그리고 인어와 인간의 사랑이라는 독특하고 낭만적인 설정이 기대를 자극한다.

공유, 김고은, 이동욱 주연의 tvN 새 금토극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는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도깨비가 주인공이다. 불멸의 시간을 살고 있는 신비롭고 슬픈 도깨비와, 태어날 때부터 평범하지 않은 운명을 타고난 여고생, 저승사자가 얽히고설킨 로맨스라는 점에서 상상력을 자극한다.

반면 예능은 리얼리티를 살릴수록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안녕하세요', '불타는 청춘', '라디오스타', '백년손님-자기야', '미운우리새끼' 등 지상파 요일별 동시간대 1위 예능 프로그램만 봐도 대부분이 현실을 풀어내는 방송이다. 시청자의 사연을 직접 들어보는 '안녕하세요'부터 출연자들의 처가살이와 싱글 라이프를 관찰 카메라 형식으로 들여다보는 '자기야'와 '미우새' 등이 호응을 얻고 있는 것.


(왼쪽위부터 시계방향) '미운우리새끼', '한끼줍쇼', '삼시세끼', '살림하는 남자들'
특히 가장 최근 방송을 시작한 '미우새'는 큰 아들을 둔 엄마들이 세월을 뛰어넘어 쓰는 육아일기로, 친구들은 알지만 정작 엄마는 몰랐던 리얼한 일상을 엿보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을 하며 모닝소주를 마시는 김건모, 40대 클러버 박수홍의 일탈, 집안 청소에 열을 올리는 허지웅, 상남자들의 동거 라이프를 보여주는 토니안까지 개성 강한 일상은 매회 놀라움을 안긴다.

뿐만 아니라 어른이 된 아들이 평소 어떻게 지내는지 눈으로 확인한 엄마들의 리액션 또한 '미우새'의 관전 포인트. 예상못한 아들의 일상에 깜짝 놀라는 반응부터 안쓰러운이 깃든 한숨, 은근히 자신의 아들을 최고라 여기는 자존심 싸움 등 생생한 어머니들의 감정 표현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증폭시키고 있다.食

최근 JTBC '한끼줍쇼'는 '식(食)큐멘터리'라는 새로운 장르를 선보이고 있다. 짜여진 대본도 사전 섭외도 없이, 이경규와 강호동은 숟가락 하나씩만 달랑 들고 시청자의 저녁시간으로 들어간다. 이 때문에 첫 회에서는 한끼미션에 실패했고, 이후 방송에서도 한끼를 얻기까지 문전박대 당하는 굴욕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 돌발상황들에서 발생하는 두 사람의 케미가 의외의 호응을 얻고있다.


tvN '삼시세끼-어촌편'은 벌써 3번째 시즌임에도 전보다 더 높아진 시청률과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삼시세끼' 또한 어떤 예능적인 장치 없이 하루 세끼의 식사를 해결하는 과정만을 리얼하게 그려내며 큰 웃음을 주고 있다.

물론 득량도라는 새로운 환경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결국 섬사람들에게는 일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현지인들이 매일 하고 있는 낚시와 농사가 출연자들의 미션 전부. 도시 생활에 익숙한 이서진, 에릭, 윤균상이 이를 직접 체험하는 과정만으로 신선하고 유쾌한 볼거리가 만들어지고 있다.

예능 속 리얼리티는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KBS가 파일럿 방송도 하지 않고 바로 정규 편성해 화제가 된 새 예능 '살림하는 남자들'을 통해 육아를 넘어 집안일 하는 남자 스타들의 일상을 그려내고 있다. 판타지 예능의 상징과도 같은 MBC '우리 결혼했어요'는 최근 현실 케미로 응원을 받고 있는 이국주-슬리피를 새 커플로 영입했다. 현실적인 커플의 모습으로 공감을 높이려는 의지가 느껴진다.

ran61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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