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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서인국의 재발견이다.
서인국이 연기한 루이는 이제까지의 로맨틱 코미디물 남자주인공과는 맥을 달리하는 캐릭터였다. 재력은 갖췄지만 기억상실증에 걸렸고, 할줄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의 능력은 단 두가지. 쇼핑 능력과 모성애 자극 능력 뿐이었다. 기억을 잃고 찢어지게 가난한 고복실에게 얹혀살면서 사고만 치는 이 캐릭터는 자칫 잘못하면 민폐 논란이 나오기 딱 좋은 설정이었다. 그러나 서인국은 오히려 더 사랑스럽고 귀엽게 루이 캐릭터를 그려내며 시청자를 블랙홀로 인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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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국의 루이는 사랑스러움의 결정판이었다. 어딜가나 고복실을 가장 먼저 찾고 그의 주위를 맴돌며 나름의 방식으로 살뜰하게 챙기는 모습은 애교 많은 반려견이 주인을 반기는 것 같은 느낌마저 주며 시청자들을 저절로 미소짓게 했다. 오죽하면 서인국을 두고 '리트리버 같다', '멍뭉미'라는 등의 얘기가 나오고 있을 정도다. 특히 고복실에게 혼나거나 서운함을 느낄 때 나오는 팔자 눈썹은 서인국만의 멍뭉미를 배가시키는 역할을 해줬다.
죽어가는 시청자들의 연애세포까지 살려낼 만큼 설렘을 잘 드러내기도 했다. 잠들기 전 고복실과 문자를 주고받으며 행복해 하고, 고복실의 작은 칭찬 한마디에도 세상을 다 얻은 듯 기뻐하는 모습은 썸, 혹은 연애 초반 단계의 풋풋한 설렘을 그대로 드러내는 대목이었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서인국의 연기에 시청자들마저 설레는 기분으로 루이와 고복실의 로맨스를 지켜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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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부까지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어필했던 서인국은 후반으로 접어들수록 진지하고 멋진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고복실에 대한 진심을 드러내며 떨리는 고백을 전하기도 했고, 특히 노래를 부르는 모습으로 Mnet '슈퍼스타K' 우승자의 위엄을 뽐내기도 했다.
이처럼 서인국은 코믹 연기부터 가슴 떨리는 멜로 연기까지 다양한 감정선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멋진 연기를 펼쳐냈다. 2012년 '사랑비' 이후 '응답하라 1997', '왕의 얼굴', '너를 기억해', '38사 기동대'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쌓아온 연기 내공이 드디어 폭발한 것이다. 서인국의 팔색조 매력에 '쇼핑왕 루이'는 방송 시작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탔고, 결국 수목극 꼴찌에서 1위까지 역주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서인국이 없었다면 이 기적의 역주행 또한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제는 더이상 가수 출신 연기자가 아니라 어엿한 흥행 배우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쇼핑왕 루이' 후속으로는 이성경 남주혁 등이 출연하는 '역도요정 김복주'가 16일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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