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줌人] 조진웅, 하드캐리로 '안투라지' 살릴까

기사입력 2016-11-13 15:24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조진웅의 하드캐리는 tvN '안투라지'를 살려낼까.

'안투라지'는 차세대 스타로 떠오른 차영빈(서강준)과 그를 톱스타로 만드는데 올인한 매니지먼트 대표 김은갑(조진웅) 그리고 차영빈에게 인생 건 친구들의 일상을 담은 드라마다. 작품은 할리우드 실생활을 적나라하게 꼬집은 미국 시트콤 '앙투라지'를 원작으로 삼아 국내 연예계의 명암을 그대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시작했다. 그러나 시청률면에서는 어쩐지 불안하다. 4일 방송된 1회가 2.264%(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었지만 2회는 1.162%로 주저앉았고 12일 방송된 4회 시청률도 0.9%에 그쳤다.

사전제작 드라마라며 공격적인 홍보 마케팅을 했던 드라마이지만 산만한 전개와 OST 남용, 안소희를 비롯한 일부 카메오들이 연기력 부재로 제 역할을 다 해내지 못했다는 점, 19세 관람가 편서을 포기하고 수위를 대폭 낮춘 탓에 원작의 블랙 코미디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는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되며 고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안투라지'를 포기할 수 없는 건 역시 조진웅이라는 배우에 거는 기대감 때문이다.


조진웅은 자타공인 연기 잘 하는 배우다. 일부 연기파 배우들도 특정 캐릭터를 만나면 그 틀 안에 갇혀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조진웅은 예외였다. '추노', '뿌리 깊은 나무' 등의 우직한 연기는 물론 영화 '범죄와의 전쟁'의 사투리 연기, '끝까지 간다'의 악랄한 연기 등을 모두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최강의 신스틸러로 자리잡았다. 캐릭터를 위해서라면 몸 사리지 않는 배우로도 유명하다. 캐릭터에 맞춰 살을 찌웠다 뺐다를 반복해 고무줄 몸무게로도 유명하고 영화 '명량' 촬영 때는 신혼임에도 삭발을 감행하는 투혼을 발휘하기도 했다. 자기 자신을 내려놓고 작품에 100% 몰입, 팬들에게 조진웅의 연기라면 그 어떤 작품이든 믿고볼만 하다는 신뢰감을 심어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안투라지' 역시 조진웅을 믿고 기다려볼 만하다. '안투라지'에서도 조진웅은 여전히 열일하며 극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조진웅이 맡은 김은갑 캐릭터는 원작에서는 아리엘 골드(제레미 피벤)로 그려졌던 캐릭터다. 캐릭터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김은갑도, 아리엘 골드도 업계 최고의 실력가다. 남다른 수완과 카리스마로 수많은 스타를 키워냈다. 성격은 묘하다. 괴팍하고 어떻게 보면 분노조절장애로 보일 만큼 독한 말들을 내뱉지만 사실은 속정도 많고 의리도 있는 인물이다. 츤데레, 혹은 반전 매력의 소유자라는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연기 잘하는 배우를 만났을 때 캐릭터가 갖는 파급력은 대단하다. 시청자를 웃겼다 울렸다 정신 못차리게 만들고 그 카리스마와 추진력에 녹아내리게 만든다. 실제로 원작에서 이 캐릭터를 연기한 제레미 피벤은 '앙투라지'로 에미상과 골든 글로브를 휩쓸기도 했다.

조진웅 역시 원작 배우에 뒤지지 않는다. 캐릭터에 맞게 한없이 망가졌다 멋있어지기를 반복한다. 온몸을 명품으로 휘감고 있는대로 욕설을 내뱉으며 허세를 부리지만, 강자에게는 간도 쓸개도 내어줄 것처럼 얼굴을 바꾼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일을 만났을 때는 독한 카리스마를 내뿜는다. 제멋대로인 차영빈과 그 친구들 때문에 하루에 열두번씩 혈압이 오르내리지만 그래도 그를 스타로 만들어보겠다며 발동동 구르는 의리는 보는 이를 미소짓게 만든다.



12일 방송이 그러한 캐릭터의 매력을 잘 드러낸 예다. 차영빈은 '왜란종결자'에 출연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출연 제안을 했던 제작사는 계속 발을 뺐다. 이에 김은갑은 제작사 대표(장소연)를 만나 "구두 계약도 계약 아니냐. 뒤통수 치면 우리도 배우 못 맡긴다"며 으름장을 놨다.

하지만 문제는 차영빈이었다. '광역수사대'에 출연하기로 했지만 '왜란종결자'에 대한 미련에 출연의사를 번복한 것이다. '광역수사대' 제작사에서 화가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광역수사대' 제작사 안 대표는 김은갑의 회사로 쳐들어 왔고, 김은갑은 체면 따위 버려둔 채 기어서 도망갔다.

그러나 마냥 망가지지는 않았다. '왜란종결자'에 애착을 갖고 있던 차영빈이 이준익 감독과 대면하는 일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이를 방해하려는 안 대표를 막고자 주꾸미 세례까지 불사했다.

분명 '안투라지'의 김은갑은 이제까지 조진웅이 보여줬던 캐릭터는 아니다. 방송 내내 흥분하고 격앙돼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에도 진한 브로맨스와 카리스마, 블랙 코미디까지 보여주는 조진웅의 내공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욱이 원작 드라마 또한 시간이 흐르면서 캐릭터들의 매력이 드러나고 재미가 더해졌던 만큼, '안투라지'의 반전도 기대해볼 수 있다.

과연 조진웅은 하드캐리로 '안투라지'를 살려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ilk781220@spro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