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방송사 입장에서 잘 짜여진 리얼 버라이어티 한편은 보물과 같다.
고정 시청자·마니아 층을 쌓으며 오랜 기간 주말을 책임질 예능은 든든한 수입원이기도 하다. 두고두고 먹을 곰탕과 같은 것. 다만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① 멤버 간 케미와 ② 열린 포맷이 바로 그것이다. 케미가 좋으면 멤버간 술래잡기를 해도 재미가 터지고 분량이 나온다. 또한 시류와 유행에 영향을 덜 받으며, 게스트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 쉽게 말해 뭘 해도 재밌다는 의미.
|
거기에, 무엇보다 포맷이 넓었다. '꿈'보다 넓은 멍석이 있을까. 사실상 무엇이든 손댈 수 있었기에 미래는 밝았고 롱런이 가능해 보였다. 김숙은 대형면허를 따겠다고 했고, 제시는 복싱을 선택했다. 홍진경은 '홍진경쇼'를 해보겠다고 말했는데도 시청자들은 기대를 품었다. 멤버 논란에 이은 하차와 경쟁 프로그램의 상승세를 감안하더라도, 인내심없이 시즌을 마쳐버린것은 아쉬운 부분.
|
야심차게 시즌2 출범을 앞두고 있지만 기대보다 우려가 쏟아지는 이유는 '언니쓰'가 어렵게 얻은 두 가지 모두를 버렸기 때문이다. '언니쓰' 측은 13일 '홍진경과 김숙을 제외하면 모두 새 멤버'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거론된 새 멤버는 공민지와 강예원. 시즌2 멤버들은 시즌1 멤버들보다 단단한 성을 쌓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시즌 1의 '꿈'(민효린) 중에 하나였던 걸그룹 프로젝트를 메인 포맷화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우려는 배가됐다. 성공한 프로젝트였지만 그것이 프로그램의 '전체'가 될때 '언니쓰'는 지속 가능할까.
물론 의심의 눈초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박인석 PD는 자신감에 넘쳐있다. '여성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성역에 당당히 도전했고, 짧은 시간에 마니아 층을 만들어냈다. 그 시도와 성과를 통해 인정받은 PD. 시즌 1이 시작할 때도 현재와 같은 우려는 있었지만, 그는 이겨냈다. 시즌2는 1월 중 시작될 예정이다. '언니쓰'2는 과연 단골 손님을 붙잡아 두며 새 손님까지 끌어들일 수 있을까.
ssale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