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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갓상중'의 귀환이다.
김상중은 자타공인 연기 잘하는 배우 중 하나다. '제4공화국', '백범 김구', '나쁜 녀석들' 등에서는 강렬한 눈빛 연기를 선보이다가도 '목욕탕집 남자들', '투사부 일체', '내 남자의 여자' 등에서는 찌질해 보일 정도로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를 선사했다. 선역과 악역에 구애받지 않고 어떤 캐릭터에도 완벽하게 녹아드는 게 김상중의 특징이다.
하지만 김상중에게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 것이 바로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였다. 2008년부터 '그것이 알고 싶다'의 MC로 활약하면서 '그런데 말입니다'라는 진행 멘트를 유행어로 안착시켰을 정도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때문에 스스로도 SBS '힐링캠프'에서 "'그것이 알고싶다' 때문에 역할 제한이 있다. 지나친 악역이나 웃긴 역할은 피하려 한다"고 토로했을 정도로 배우 이미지가 정형화됐다.
하지만 MBC 새 월화극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을 통해 드디어 '그것이 알고싶다'의 이미지에서도 탈피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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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첫 방송된 '역적'에서는 홍길동을 지키기 위해 씨종으로서의 삶을 버리는 아모개의 모습이 그려졌다. 홍길동은 주인집 아들의 도발에 넘어가 힘 자랑을 했다. 이에 주인집은 홍길동을 엄히 다스리라 명했다. 아모개는 아들의 손을 절구로 찧으려 했지만 아이의 눈물 앞에 손을 멈췄다. 그리고 외거노비로 전향, 썩은 명태를 팔기 위해 개성으로 떠났다. 이 과정에서 사기꾼에게 속아 고초를 겪기도 했지만 아모개는 특유의 기지로 위기를 모면하고 거래를 성사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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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만PD는 "우리 드라마의 하이라이트는 초반 4부다. 우리 드라마는 4부까지는 아모개를, 그 다음부터는 홍길동을 따라간다. 아모개가 드라마의 주제의식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김상중이 필요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이미지가 도움이 됐다. 지적인 이미지의 김상중이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역할로 진실어린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았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런 연출자의 소망을 멋지게 구현해낸 김상중이 MBC 드라마 침체기를 끊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