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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압박 면접, 한강 추락, 시한부 선고.. '자체발광 오피스'(극본 정회현/연출 정지인 박상훈)가 첫방부터 휘몰아쳤다.
이날 은호원은 100번째 지원한 회사 면접에서 독설가 서우진(하석진)을 만나 상처 받았다. 서우진은 은호원에게 "학점만 열심히 했냐. 4년 더 빨리 공부했으면 학교가 달라졌다"고 말하며 "알바가 그렇게 중요했냐"고 잔인한 말을 했다. 또한 각종 아르바이트로 리더십을 키웠다는 말에 "신입 사원이 리더십을 키워서 어디다 쓰려고 하냐"고 말하며 돌직구로 상처를 줬다. 심지어 그는 "어떤 상황도 잘 참을 수 있다"고 말한 은호원에 "그럼 한 번 보여줘봐라"고 말했고, 다른 면접자들이 면접을 하는 중에 벽을 보고 버티고 서있기를 주문했다.
회사의 압박 면접의 현실을 반영한 장면이었다. 열심히 공부했지만 취업 문은 평균 수백대 1이고, 그마저도 혹독한 면접에서 상처받거나 탈락하기 쉬웠다. 100번째 회사도 떨어진 은호원이 한강에서 울부짖으며 던진 대사는 안방 시청자들의 공감을 유발했다.
이때 은호원은 한강 다리에서 뜻하지 않게 추락했고, 겨우 병원에서 눈을 뜬 은호원은 의사가 "자살시도 했는데 시한부 환자다. 길어야 6개월"이라는 말을 커텐 밖에서 듣고 충격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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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비가 부담된 은호원은 응급실 탈출을 꾀하고 같은 처지인 도우진(이동휘)과 합세해 병원을 빠져나왔다. 이후 응급실에 있던 장강호(이호원)까지 합세, 세 사람은 "우리 중에 한 명은 시한부"라며 "살아도 죽은 것 같고 어차피 죽을거라면 누가 시한부인지 알고 싶지 않다"며 울부 짖으며 함께 한강 다리에 매달려있다가 자살 시도 청춘들로 뉴스 카메라에 잡혀 도망쳤다. 안방극장에 취준생들의 애환을 전하며 눈물을 유발했던 드라마는 중간중간 이 같은 웃음으로 시청자들을 환기시켰다.
드라마는 취준생에게 너무 버거운 월세의 현실도 짚었다. 은호원은 친구 옥탑방에 얹혀 살면서 집세를 분담하는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친구의 빨래를 해주며 지급을 미뤘다. 은호원은 옥상 아래로 가득한 집들을 보며 "저렇게 많은 집이 있는데 월세 걱정 없이 누워있을 내 방 하나는 없는 거냐"고 자조하기도 했다.
N포세대들의 현실을 짚어낸 '자체발광 오피스'는 짠내 가득한 에피소드를 코믹과 감동, 공감이라는 코드에 잘 엮어 시청자들로부터 "공감", "꿀잼", "웃픈 드라마" 등의 호평을 받으며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뤘다.
ly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