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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김민석이 SBS 월화극 '피고인' 종영 소감을 밝혔다.
'피고인'은 기억 상실증에 걸린채 아내와 딸을 죽였다는 누명을 쓴 검사 박정우(지성)가 기억을 되찾고 악인 차민호(엄기준)에게 복수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김민석은 극중 박정우의 조력자 이성규 역을 맡아 열연했다.
"내가 이상하게 선배 복이 있다. 너무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배들 작품에 들어가게 됐다. 지성 선배님을 보면서 체력이 어마무시 하시다는 걸 느꼈다. 현장에서 항상 운동도 하시고 체력이 좋으시더라. 나는 이성규를 연기하면서 쉴 때도 고립돼서 살았다. 그렇게 피폐해지더라. 평소에 물기를 갖고 살았다. 그런데 지성 선배님은 그걸 다 안고 주인공으로 이끌어가시더라. 평소 생활이 가능하실지 생각했는데 힘들 때마다 술 한잔 사주시면서 이런저런 조언도 많이 해주셔서 힘을 많이 얻고 일 했다. 지성 선배님이 나한테 감동을 많이 주셨다. 그래서 그런 케미가 나올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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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톤이 다운된 드라마나 캐릭터를 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굉장히 두려웠다. 내가 갖고 있는 에너지와 이성규가 안 섞일까봐 걱정했는데 현장에 가고 마음 속에 이성규의 아픔 같은 걸 갖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지성 선배님 다음으로 불쌍한 캐릭터였다. 거기에 빠져 살다 보니 뭘 하려고 하지 않아도 되더라. 장르에 맞게끔 자연스럽게 변했던 것 같다. 제일 힘들었던 부분이 감방 안에서였다. 오히려 나오고 나서는 속을 드러낼 수 있어서 편했다. 끝까지 모른 척 하는 게 어려웠다. 웃어도 웃는 게 아니고 비밀을 들켜서도 안됐다. 감방신을 찍을 때마다 도둑질하고 모르는 척 하는 아이처럼 불편했다. 그래서 지성 선배님과도 1초 이상 눈을 마주친 적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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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아는 친구 아이도 안아보고 한 적이 없다. 그런데 리딩 때부터 린아만 봤다. 눈에 애처로움이 있어서 보고만 있어도 아이가 슬퍼보이는 게 있다. 이성규를 연기하면서 감방에서 나와서 린아를 처음 봤는데 보고만 있어도 왜 이렇게 마음이 슬프지 했다. 울만한 신이 아닌데도 린아를 보고 있으면 계속 과잉 감정이 들어서 조금 힘들었다. 그리고 린아가 나를 워낙 좋아했다. 외동 아들이라 형제애를 잘 몰랐는데 린아를 보면서 일찍 결혼해서 린아 같은 딸을 낳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피고인'은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작품 자체는 반복되는 도돌이표 전개로 '고구마 드라마'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다른 장르물도 보면 아시겠지만 다 고구마다. 나도 장르물을 굉장히 좋아한다. 너무 열이 받아서 한번에 몰아본다. 시청자분들도 그렇지 않겠나. 나는 이 일을 하는 사람인데도 화가 나는데 시청자분들도 당연히 그러셨을 것 같다. 우리 드라마가 사실상 고구마이긴 한데 그래도 시청률이 계속 올랐다. 고구마 치고는 되게 맛있는, 꿀 고구마였던 게 아닐까 싶다. 정말 맛없고 퍽퍽한 고구마였으면 안 먹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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