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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프랑스)=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슈퍼 돼지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미자(안서현)의 이야기를 다룬 SF 어드벤처 영화 '옥자'(봉준호 감독, 케이트 스트리트 픽처 컴퍼니·루이스 픽처스·플랜 B 엔터테인먼트 제작).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으로 초청된 '옥자'가 19일(현지시각) 오전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기자 시사회를 통해 전 세계 첫 공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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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사건 사고 속에서 마침내 개봉된 '옥자'. 그럼에도 '옥자'는 논란의 아쉬움을 잊을만큼 완벽한 작품 세계를 선사했다. 봉준호 감독의 첫 러브스토리가 관객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일단 가장 큰 궁금증을 유발한 주인공, 슈퍼 돼지 옥자는 기대 이상의 디테일과 현실감을 자랑하며 등장부터 퇴장까지 괴력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봉준호 감독이 칸영화제 참석에 앞서 국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언급했듯 옥자는 '돼지와 하마'를 결합한 돌연변이인데, 이 가상의 돌연변이가 관객을 기막히게 웃고 울리며 영화 전반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봉준호 감독의 기발한 상상력과 할리우드 막강한 자본력으로 만들어진 옥자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여기에 옥자와 뭉클한 우정, 사랑을 펼쳐낸 미자 역의 안서현 또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지난 2008년 데뷔해 올해 9년 차에 접어든, 만 13세 소녀 안서현은 그동안 영화 '황해'(10, 나홍진 감독) '하녀'(10, 임상수 감독) '몬스터'(14, 황인호 감독) '신의 한 수'(14, 조범구 감독) 등에 출연하며 남다른 내공을 쌓아왔는데 마침내 '옥자'를 통해 그 실력을 발휘하게 됐다. 밀도 높은 감성 연기는 물론 뛰고 구르는 액션까지 완벽하게 소화한 안서현. 쟁쟁한 대선배, 할리우드 톱스타들 사이에서도 굴하지 않고 마음껏 활개를 친 안서현은 '옥자'에서 미자 그 자체로 충분히 제 몫을 다했다. 마치 봉준호 감독의 '괴물'(06)에서 고아성을 본 듯한 인상을 남긴 안서현. 충무로를 넘어 전 세계를 이끌 루키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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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첫 러브스토리인 '옥자'는 여러모로 완성도 높은 작품성과 배우들의 호연,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로 만족감을 안긴다. 칸영화제 초청작으로 선정된 이후 극장 개봉이 아닌 스트리밍 플랫폼 방식 때문에 연일 잡음이 일고 있지만 작품 그 자체로는 흠잡을 수 없이 완벽한 명작임을 입증한 셈. 영화를 보고 나면 칸영화제가 프랑스 영화계의 극심한 반대 속에서도 끝까지 '옥자'를 지지했는지 이해가 된다.
봉준호 감독의 미(美)친 상상력의 완성판인 '옥자'. 영화사(史) 새로운 시대, 그리고 더 나아가 혁명으로 앞장서기에 충분한 마스터피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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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프랑스)=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영화 '옥자' 스틸 및 메인 예고편 화면 캡처, 해외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