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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채수빈은 '잘 자란 20대 여배우' 중 하나로 꼽힌다.
연기력과 무관한 시선강탈 미모와 몸매, 소속사 파워를 내세워 주연부터 꿰차고 앉아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몇몇 배우들과 달리 채수빈은 아주 작은 역할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왔다. 2014년 MBC '드라마 페스티벌-원녀일기'로 데뷔한 뒤 KBS2 '스파이' '파랑새의 집' '발칙하게 고고' '구르미 그린 달빛'에 출연하며 하나씩 배역을 업그레이드 해나갔다. 그리고 MBC 월화극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을 통해 드디어 여주인공으로서의 존재감을 발산했다. 송가령 역을 맡은 그는 밝고 쾌활한 직진 사랑꾼의 면모부터 가슴 저미는 로맨스까지 절절하게 그려내며 큰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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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기억에 제일 남는다. 1회에 나온 거랑 같은 장면인데 1회 때는 상상을 하고 감정을 끌어올리려 노력하며 연기한 거였고 정말 이게 쌓여간 다음 마지막에 가령이와 길동이로 만나서 연기했을 때랑 차이가 컸다. 스스로도 놀라기도 했고 나도 가장기억에 남는 장면인 것 같다. 눈을 가리고 있는데 서방의 목소리가 들리니까 더 애틋한 감정이 생기더라. 목소리만 들리는데도 훅 오는 게 있더라. 굉장히 슬펐다. 감독님이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서로 감정이 최고치에 달했을 때 부딪히게 찍어주셔서 더 좋은 장면이 나온 것 같다. 무섭진 않았는데 햇볕이 세니까 지치긴 했다. 첫 촬영 때는 날씨가 너무 추웠다. 입이 얼어서 대사가 안나왔다. 가령이 대역 해주신 액션 배우분이 정말 많이 고생해주셨다. 이번에 찍을 땐 날씨가 많이 풀려서 꽤 오래 매달려있었다. 출근하면 장대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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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시청자들은 채수빈이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며 호평을 쏟아냈다. 톡톡 튀는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를 연기할 수 있는 20대 배우야 많겠지만,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목숨을 건 사랑의 무게와 감성을 풀어낼 수 있는 내공은 아무나 쌓을 수 없다는 것. 그러나 정작 채수빈은 "부끄럽다"며 손사래를 쳤다.
"나는 너무 부끄러웠다. 그래도 연기 칭찬 해주실 때가 제일 좋았다. 함께 같이 울고 웃었다고 말씀해주실 때 가장 행복한 것 같다. 같이 이 감정을 느꼈다는 게 너무. 내 스스로는 연기하면서 새로운 느낌을 많이 받아서 스스로는 너무 행복했다. 너무 좋은 감독님 대본 배우분들이랑 같이 해서 덕 본 게 있는 것 같다. 사실 부족할 수밖에 없는데 좋게 봐주시고 칭찬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나도 너무 사랑스럽고 멋있는 캐릭터였다. 매번 작품할 때마다 그 작품에 대한 애착과 캐릭터에 대한 애착은 늘 생기는 것 같다. 이번 작품은 뭔가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해봤다. 연기자로서 연기를 하면서 가령이가 된 것처럼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감정이 올라오는,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해서 감사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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