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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조히즘'이라는 말을 탄생하게 한 오스트리아 작가 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1836~1895)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 '비너스 인 퍼(Venus in Fur)'가 국내 초연된다. 7월 25일부터 8월 27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
'비너스 인 퍼'는 오디션장을 배경으로 연출가와 여배우가 각자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상대방을 지배하려는 모습을 세련되고 섹시하며, 코믹하지만 어두운 모습으로 그려낸다. 현대가 배경이지만 극 중 대본 속의 '쿠스키와 두나예브', 그리고 신화 속의 인물 '비너스'를 절묘하게 뒤섞으며 권력의 힘에 따라 변하는 그들 각자의 모습을 에로틱하게 보여준다. 고대, 근대, 현대를 오가며 현실과 환상의 세계의 경계를 모호하게 함으로써 극의 결말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
멍청한 여배우들을 극도로 싫어하고, 여배우들에게 모욕감을 줌으로써 자신의 권력을 주장하는 새디스틱한 연출가인 토마스 역에 이도엽, 지현준이 캐스팅되었다. 연출인 토마스가 쓴 작품을 'SM 포르노'라며 그의 신경을 건드리고, 상대역을 강요하는 당돌한 여배우 벤다 역에는 방진의, 이경미가 함께 한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