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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불타는청춘'에 왕년의 스타 김부용이 나타났다. 올해 42세에 불과한 막내는 90년대의 추억꾸러미를 풀어놓았다.
이날 김부용은 "사실 본명은 '현용'이다. 소속사 측에서 발음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예명을 지었다"면서 "원래 연기자로 시작했다. 청춘드라마 '라이벌'에 출연했었다. 연기도 계속하고 싶었는데, 가수가 잘 되서 소속사가 그쪽을 원했다"고 20년 전의 회포를 풀었다.
김부용은 "앞으로 당시의 친구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청춘들은 '당시 친구가 누구냐'라고 되물었다. 김부용은 "솔리드, R.ef 같은 친구들"이라고 답하는가 하면 "라이벌로는 흔히 서지원을 꼽았다"고 답했다. 김국진은 "그때 솔로로는 김부용-서지원, 그룹으로는 솔리드, Ref, 노이즈 같은 3-4인조가 인기 있었다"고 회상했다.
R.ef는 클럽DJ 출신이었던 이성욱-박철우-성대현이 뭉쳤던 댄스그룹이다. 같은 3인조 보이그룹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장르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흔히 솔리드와 라이벌로 불렸다. '고요속의 외침', '이별공식', '상심', '찬란한사랑'. '마음속을걸어가' 등을 잇따라 히트시키며 최고의 댄스그룹으로 떠올랐다. 해체 이후 솔로활동은 성공적이지 못했고, 지금은 성대현만 예능에서 활약하는 정도다.
서지원이 김부용과 라이벌로 매칭된 것은 각각 댄스와 발라드 분야의 주목받는 신인 솔로 가수이면서 1976년생 동갑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불청'에는 동갑내기 친구들이었던 서지원과 김부용, 강태석이 함께 출연한 SBS예능쇼 '점프챔프' 속 코너 드라마 '라이벌'이 영상으로 잠시 소개됐다. 맑은 미성의 소유자였던 서지원은 1994년 '또다른시작'으로 데뷔 직후 단숨에 가요계에서 촉망받는 발라드 가수로 떠올랐다. 순수한 미소와 귀여운 얼굴에 걸맞지 않게 활발한 성격으로 '점프챔프'의 MC를 맡는 등 아이돌로서의 장래도 기대받았다.
하지만 서지원은 2집 발표를 준비하던 중 세상을 등졌고, 사후 '내눈물모아'가 지상파 음악방송 1위에 오르면서 보는 이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이밖에도 'I Miss You', 박선주와 함께 부른 '76-70=♡' 등이 명곡으로 꼽힌다. 한국 대중음악계의 거목으로 자리잡은 유영석-윤일상-정재형-박선주 등은 서지원의 죽음에 대해 여러 차례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
김부용은 '불청' 출연에 대해 "사실 너무 젊어 좀 망설였다"면서도 "(친구인)권민중도 나가는데 나라고 못 나갈까 싶었다"는 심경을 드러냈다. '불청' 출연자들의 연령대는 주로 50세 안팎에 형성되어있으며, 최근 등장했던 새 친구 서정희의 나이는 56세였다. 반면 김부용은 1976년생으로, 권민중(빠른76)과 더불어 '불청' 역대 최연소 멤버다. 김부용이 풀어놓은 90년대 추억꾸러미가다른 청춘들보다 특별했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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