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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볼빨간 불패신화, 공감 노랫말과 튀는 목소리가 '브랜드'

박영웅 기자

기사입력 2017-06-14 11:28



[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독특한 음색은 치열한 가요계에서 살아남을 무기로 통한다. 좋은 멜로디에 특별한 목소리가 어우러지면 음원강자가 될 가능성 또한 커지기 마련이다. 엉큼한 십센치 권정열의 목소리가 그랬고, 버스커버스커 장범준의 굵은 저음이 신드롬을 일으킨 것도 같은 경우다. 여기에 볼빨간사춘기도 독특한 음색으로 믿고 듣는 스테디셀러 대열에 올랐다. 평범한 여성듀오의 특별함을 담은 볼빨간사춘기가 무패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볼빨간사춘기와 같은 소속사 신예 스무살이 함께 부른 '남이 될 수 있을까'는 14일 각종 음원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이 곡은 이별에 가까워진 남녀가 겪게 되는 상황과 감정들을 솔직하고 섬세하게 그려낸 듀엣곡이다.

현재 주요 음원차트 100위권에 오른 볼빨간사춘기의 곡은 무려 9곡이다. 톱100에 한 곡도 진입하기 힘든 음원차트에서 볼빨간사춘기는 데뷔곡부터 수록곡, 드라마 OST, 타 가수와의 콜라보레이션곡까지 고른 인기를 얻고 있다.

'남이 될 수 있을까'를 시작으로 래퍼 산이의 신곡 '모해'(feat. 볼빨간사춘기), MBC 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 OST '청므부터 너와 나', 매드클라운과 함께 한 '우리집을 못 찾겠군요', 그리고 지난해 발매한 '좋다고 말해' '나만 안되는 연애' '우주를 줄게' '심술' 'You(=I)' 등 무려 9곡이 차트 곳곳에 진입해 있다.

음색은 여전히 가요계의 화두다. '목소리로 승부하라'는 오디션 프로그램까지 나왔다. 이미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다는 판단에서다. 늘 새로운 것을 찾는 대중을 만족시키기 위해 웬만한 자극으로는 부족하다. 치열한 가요계에서 음악만큼이나 중요했던 건 목소리였다. 보컬리스트들의 독특한 음색은 곧 생존법이었다.


올해로 스물 셋의 동갑내기 안지영·우지윤은 작년부터 특별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앳된 외모에 풋풋한 음악, 무엇보다 특이한 음색에 담백한 노랫말은 솔직하다 못해 기발했다. 특히 속마음을 마치 대화처럼 묘사한 투정어린 가사가 인상적이다. 엠넷 경연 프로그램 '슈퍼스타K 6'에서 탈락을 맛봤던 이들의 행보는 그야말로 '반전'이다. 지난 해 늦여름 발표한 '우주를 줄게'는 음원차트를 휩쓸며 '역주행 신화'를 새로 썼고 연말엔 신곡 '좋다고 말해'로 다시 정상에 올랐다. 이후 발표한 모든 곡도 히트시킨 예상못한 결과였다.

경주 영주 출신인 이들에게 인생역전의 기회를 준 곡 '우주를 줄게'는 입소문을 타면서 역주행하다 결국 정상을 찍었다. 중독적인 음색과 리드미컬한 멜로디도 매력적이지만 노랫말의 디테일한 설정은 가요 팬들에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신인 가수의 노래가 아무 프로모션도 없이 오로지 좋은 노래의 힘으로 우뚝 섰다. 아이돌 댄스, 블랙뮤직에 잠시 틈을 내줬던 인디씬 아티스트가 주목받았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발견이다.

현재 볼빨간사춘기는 각종 축제 섭외 및 행사 1순위 가수로 떠오르며 다시 한 번 높아진 인지도를 실감 중이다. 지난 해 정규 첫 앨범이 히트치면서 콘서트, 페스티벌까지 여러 무대를 누볐고 올해는 방송 쪽의 러브콜도 쏟아지고 있다.


숨겨진 음악이 대중의 관심을 받는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인데다 볼빨간사춘기가 음원강자의 계보를 잇는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게다가 신인이 오롯이 좋은 음악과 목소리로 재평가받은 좋은 사례다.

hero1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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