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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가온차트 측이 지드래곤의 'USB앨범'에 대해 앨범 집계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가온차트 측은 음반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제시한 지드래곤 USB 앨범에 대해 높이 평가하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가온차트 측은 "지금까지 선보였던 음악매체만으로 정의하기 어려운 새로운 상품이다. 그래서 이를 판단해야 하는 근거의 부족과 본 사례를 '앨범'으로 인정했을 때 오는 가온차트의 영향, 그리고 가온차트의 정책 일관성 유지를 위해 많은 고민을 안겨주기도 했다. 대한민국 대중음악시장에 던지는 메시지가 의미 있고, 이를 통해 CD를 대체할 새롭고 효율적인 매체로써 USB가 각광 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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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의 새 앨범 '권지용'이 가온차트의 앨범 판매량 차트에 오를 수 없게 되면서 방송사의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각 음악 방송프로그램은 가온차트의 음반 판매량을 순위 산정의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지드래곤이 4년만에 발표한 솔로앨범 '권지용'은 19일 CD가 아닌 USB로 제작돼 발매된다.
'USB앨범'의 핵심은 콘텐츠가 가진 '확장성'이다. 월 5천원으로 무한 스트리밍이 가능해진 시대에, 누구도 돈을 주고 음악을 사려하지 않는다. 사실 현 시대에 음반은 소장에 의미를 둔 '굿즈'에 가깝다. 지드래곤이 시도한 USB 앨범은 단순히 음악의 저장매체는 아니다. 음악을 담는 형태를 CD로 제한하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를 수록, 제공하겠다는 개방 확장성에 따른 선택이다. 일반적인 음반 CD가 20곡의 음악을 담기 힘든 700메가바이트 용량인 반면, USB 형태로 발표 되는 지드래곤의 음반은 4기가 용량으로, YG에서 연말까지 제공하는 다양한 콘텐츠가 추가될 계획이다.
USB를 개방적이고 확장 가능한 매체로 활용한 셈이다. CD음반은 소비자가 음악을 추가하거나 지울수 없지만 이번 음반은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콘텐츠들을 담을 수 있는 방식이다.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인 콘텐츠 서비스를 위한 방법을 도입한 것이다. 음악과 영상 등을 수시로 업데이트해 소장가치는 물론 디지털 시대 변화에 부응하겠단 의미다.
가온차트는 지드래곤의 USB 앨범을 음반 집계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이번 논란은 음반업계에 의미있는 변화를 예고했다. 음반이 카세트테이프에서 CD로 변화의 시기를 거친 만큼, USB가 음반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는 논쟁이다. USB 앨범이 비닐을 뜯고 반짝이는 새 CD를 꺼내 듣고 가사지를 들춰보던 시절 이상의 즐거움을 줄지 지켜볼 일이다.
hero1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