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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GD 'USB', 가온차트 집계서 제외..그럼에도 의미있는 시도

박영웅 기자

기사입력 2017-06-19 09:40



[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가온차트 측이 지드래곤의 'USB앨범'에 대해 앨범 집계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가온차트 측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에서 제기되고 있는 저작권법상 '음반'의 의미와 가온차트의 '앨범'의 의미는 동일한 의미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개정된 저작권법상으로 '음반'의 정의를 살펴보자면 권지용 USB는 '음반'에는 해당될 수 있다"며 "다만 가온차트는 음반을 '음이 유형물에 고정된 것'만으로 한정한다"고 했다.

이는 '음반은 음이 유형물에 고정된 것'으로 정의하는 현행 저작권법에 따른 결정이다. 지드래곤의 '권지용' USB 앨범을 실행시키면 특정 인터넷 사이트로 이동해 케이스의 일련번호를 입력하면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다운로드 받도록 돼 있다. 특정 페이지 안에서 신곡 음원, 영상, 독점 이미지 등을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다. 가온차트 측은 이에 대해 저작권법상 전송(다운로드 서비스)이라고 판단했다. 디지털 차트와 다운로드 차트에 반영하겠단 방침이다.

다만, 가온차트 측은 음반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제시한 지드래곤 USB 앨범에 대해 높이 평가하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가온차트 측은 "지금까지 선보였던 음악매체만으로 정의하기 어려운 새로운 상품이다. 그래서 이를 판단해야 하는 근거의 부족과 본 사례를 '앨범'으로 인정했을 때 오는 가온차트의 영향, 그리고 가온차트의 정책 일관성 유지를 위해 많은 고민을 안겨주기도 했다. 대한민국 대중음악시장에 던지는 메시지가 의미 있고, 이를 통해 CD를 대체할 새롭고 효율적인 매체로써 USB가 각광 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어 "수십년간 고착화되었던 음악 시장에 권지용 및 YG엔터테인먼트 관계자분들이 던진 화두에 저희 가온차트도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는 바다"라며 "마지막으로 이런 아티스트와 제작사의 자유로운 창작 활동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저작권 신탁범위 선택제 도입을 통해 특정 상품이나 앨범 프로젝트에 관련해서는 신탁단체의 사용승인 규정이란 구시대적인 제약에서 벗어나서 아티스트와 제작자가 원하는 상품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제했다.


이에 대해 YG엔터테인먼트는 해당 결정에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YG 측은 "가온차트 집계 방식에 대한 불만이나 이견은 크지 않다"며 "대신 새로운 음악과 새로운 세상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고 밝혔다. 지드래곤도 자신의 SNS를 통해 '제일 중요한 시간과 세월 속에서도 변치않는 사람들의 귀와 입에 머무를, 또 머릿속에 오랜시간 추억될 좋은 노래 멜로디와 위로 받고 같이 울고 웃던 그 가사가 다 아닐까'며 소신있는 입장을 표명했다.

지드래곤의 새 앨범 '권지용'이 가온차트의 앨범 판매량 차트에 오를 수 없게 되면서 방송사의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각 음악 방송프로그램은 가온차트의 음반 판매량을 순위 산정의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지드래곤이 4년만에 발표한 솔로앨범 '권지용'은 19일 CD가 아닌 USB로 제작돼 발매된다.


'USB앨범'의 핵심은 콘텐츠가 가진 '확장성'이다. 월 5천원으로 무한 스트리밍이 가능해진 시대에, 누구도 돈을 주고 음악을 사려하지 않는다. 사실 현 시대에 음반은 소장에 의미를 둔 '굿즈'에 가깝다. 지드래곤이 시도한 USB 앨범은 단순히 음악의 저장매체는 아니다. 음악을 담는 형태를 CD로 제한하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를 수록, 제공하겠다는 개방 확장성에 따른 선택이다. 일반적인 음반 CD가 20곡의 음악을 담기 힘든 700메가바이트 용량인 반면, USB 형태로 발표 되는 지드래곤의 음반은 4기가 용량으로, YG에서 연말까지 제공하는 다양한 콘텐츠가 추가될 계획이다.

USB를 개방적이고 확장 가능한 매체로 활용한 셈이다. CD음반은 소비자가 음악을 추가하거나 지울수 없지만 이번 음반은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콘텐츠들을 담을 수 있는 방식이다.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인 콘텐츠 서비스를 위한 방법을 도입한 것이다. 음악과 영상 등을 수시로 업데이트해 소장가치는 물론 디지털 시대 변화에 부응하겠단 의미다.

가온차트는 지드래곤의 USB 앨범을 음반 집계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이번 논란은 음반업계에 의미있는 변화를 예고했다. 음반이 카세트테이프에서 CD로 변화의 시기를 거친 만큼, USB가 음반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는 논쟁이다. USB 앨범이 비닐을 뜯고 반짝이는 새 CD를 꺼내 듣고 가사지를 들춰보던 시절 이상의 즐거움을 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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