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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이경규 존재감이 정글을 바꿨다.
이경규의 고군분투가 시청률 상승의 일등공신으로 호평받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일 방송된 '정글의 법칙'에서는 김병만과의 '케미'로 또 한 번 반전을 선사했다. 치열한 생존을 뒤로 하고 잠시 동안 펼쳐진 '예능 대부' 이경규와 '국민 족장' 김병만의 진솔한 대화가 눈길을 모았다.
다른 모두가 탐사를 떠나고 이경규와 김병만 단둘만 생존지에 남게 된 두 사람은 함께 올가미를 만들며 조금씩 이야기를 이어갔다.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냐는 이경규의 걱정스런 물음에 김병만은 "아프기도 하지만 6년째 하다 보니 다른 프로그램을 하면 적응이 안 되더라"며 '정글의 법칙'에 대한 애정과 고충을 동시에 드러냈다. 이어 "집에 돌아가면 텐트를 들고 시골로 내려갈 때도 있다"고 말했다.
늘 남을 챙기기만 했던 김병만이 방송에서는 6년만에 처음으로 드러낸 속내였다. 그는 이후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이경규 선배님과 대화는 손에 꼽을 만큼 소중한 순간이었다"라며 "내 마음의 특별과외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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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예능이라는 정글 속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차지했기에 이 같은 고민은 새로웠다. '정글의 법칙'에 출연하는 부족원들이 무조건 기대고 의지하는 김병만이었기에 사실 이 같은 이야기를 들어 볼 기회가 없었다 . 그런데 정신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선배 이경규의 등장이 족장 김병만의 또 다른 면모를 이끌어 낸 것.
앞서 '정글의 법칙' 민선홍 PD는 "이경규 섭외를 생각한 것은 다른 정글을 보여주고 싶어서"라며 "많은 분들이 상상하지 못하는, 접점이 없는 카테고리에 있는 인물을 데려가면 어떨까, 새로운 정글이 나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제작진의 선견지명은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
섭외까지 3개월이 걸렸다는 이경규는 6년의 방송으로 익숙해진 정글을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는 배경으로 탈바꿈 시킨 '신의 한 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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