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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시련 속에 김희선의 존재감이 빛을 내기 시작했다.
특히 그녀는 자신의 입지가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도 이에 우아하고도 단호하게 대처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자신을 '사모님'이라 부르던 박복자가 이젠 자신의 시어머니가 돼 '지후엄마'라 부르며 "그 동안 수고했다. 이제 살림은 내가 맡겠다"고 했을 때도 "정말 내 도움없이 하실 수 있겠느냐. 천천히 하시라"는 말로 조용히 압도했다.
그런 한편 철저히 원칙을 지켰다. 박복자에게 대소사와 친인척 정보를 건내며 그녀가 집안 일을 파악할 수 있게 도왔고, 조카 안운규(이건희 분)에게 일전의 실수에 대한 사과와 따뜻한 말 한마디를 부탁하는 등 남다른 마음 씀씀이로 박복자마저 감탄케 해 진정한 품위란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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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위에서는 그런 우아진이 품위를 지키도록 내버려 두지 않고 있다. 박복자는 안태동의 아이를 갖기 위한 야망을 드러내고 의논도 없이 일하는 사람을 들이며 점차 집안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남편 안재석은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던 약속을 깨고 윤성희에게로 떠나 아진을 오열하게 만들었다.
김희선은 흔들리는 집안을 바로잡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변화하는 캐릭터의 내면을 정교하게 표현, 보는 이들의 마음에 울림을 주는 연기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앞으로도 파란만장한 사건들이 그녀의 앞에 닥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김희선의 폭풍 열연이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품위는 개성있고 독한 캐릭터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는 이 드라마에서 김희선이 차별화 되는 비결이다. 비상식적인 언행이 만연하는 스토리 속에서 그녀만은 절제된 모습을 지키고 있다. 김희선은 이 같은 외유내강의 우아진을 완벽하게 살리며 그녀만의 방법으로 탈피하리라는 예감을 주고 있다. 우아진만의 우아하고 품위있는 사이다 전개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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