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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이보다 더 악(惡)할 순 없었던 영화 '택시운전사' 속 사복조장. 이 캐릭터는 배우 최귀화의 치밀한 캐릭터 분석과 고민을 통해 탄생할 수 있었다.
한국 영화로는 15번째, 국내외 영화 포함 통산 19번째 1000만 돌파작에 이름을 올린 영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 더 램프 제작)에서 악랄한 사복조장 역을 맡은 배우 최귀화. 그가 22일 오후 스포츠조선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택시운전사'의 1000만 관객 돌파 소감을 전했다.
이날 영화의 메시지와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더욱 악랄하게 연기하려 노력했다는 최귀하는 이날 '택시운전사'의 촬영을 앞두고 두 가지 걱정거리가 있었다고 솔직하게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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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귀하는 사복조장의 악(惡)함을 완전하게 표현하기 위해 실제 힌츠페터 기자가 촬영했던 다큐멘터리 속 군인들의 모습을 분석하고 또 분석했다고 말했다.
"촬영 전에 감독님께서 실제 힌츠페터 기자님이 촬영하셨던 다큐멘터리를 주셨고 보면서 캐릭터를 만들어 나갔어요. 다큐멘터리 속 군인들은 정말..정말 잔인하더라고요. 정말 떠도는 소문대로 저들이 약이나 술을 먹고 저런 게 아닐까, 어쩜 사람이 저렇게까지 잔인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죠. 그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많이 하려 했어요. 가장 무서웠던 건 일반 시민을 무자비하게 때리는 군인들의 표정이었어요. 보통 사람들은 누구를 때리려고 하면 표정을 찡그린다던지 아니면 분노를 한다든지 감정이 얼굴에 드러나기 마련이잖아요. 하지만 다큐 속 군인들의 얼굴에는 표정이 없었어요. 감정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죠.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밥을 먹거나 이를 닦거나 하는 아주 일상적인 일을 하듯 사람들을 때렸어요. 그런 부분을 캐릭터로 녹여내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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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보는 눈 같은 건 전혀 없어요.(웃음) 그냥 제게 주어진 영화와 역할을 최선을 다해 하는 것 뿐인 걸요. '부산행' 같은 경우는 감사하게 제의가 들어와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 한 것 뿐이고 '택시운전사' 같은 경우는 전라도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면서 제가 보고 들었던 이야기들을 그대로 전하고 싶었던 건 뿐이에요. '부산행'도 '택시운전사'도 작품을 대하는 배우와 제작진들의 진심어린 태도와 마음 덕분에, 또 관객들 덕분에 1000만 관객 돌파가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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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가 통금 전에 광주를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향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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