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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시대를 초월한 '국민 엄마' 나문희와 세대를 뛰어넘는 '대세 배우' 이제훈이 추석 극장가를 찾았다. 묵직한 이야기, 뜨거운 열연, 절절한 진심으로 119분을 가득 채운 두 사람. 추석 스크린을 사로잡을 국보급 명품 콤비가 탄생했다.
민원 건수만 무려 8000건, 구청의 블랙리스트 1호 도깨비 할매와 오직 원칙과 절차가 답이라고 믿는 9급 공무원이 영어를 통해 운명적으로 엮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 코미디 영화 '아이 캔 스피크'(김현석 감독, 영화사 시선 제작). 2007년 2월 15일 미국 하원 의회 공개 청문회에서 있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김군자 할머니의 실제 청문회 증언을 영화화 한 '아이 캔 스피크'가 6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시사회에는 20년 동안 구청을 드나들며 매일 같이 민원을 넣어 구청 직원들의 기피 대상 1호가 된 할머니 옥분 역의 나문희, 원칙주의 9급 공무원 박민재 역의 이제훈, 그리고 김현석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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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문희는 영어 연기에 대해 "영감(남편)이 영어를 많이 가르쳐줬다. 이제훈도 열심히 도와줬고 막내딸도 많이 도와줬다. 미국 가서는 둘째딸 도움을 많이 받았다. 모든 스태프가 나 때문에 애썼다. 여러 도움을 받아 영어 대사를 소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아는 것도 많이 없는 소심한 사람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제목부터 '아이 캔 스피크'지 않나? 뭐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답했다. 이어 "막상 대본을 보니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였다. 영화로서 배우로서 이 이야기를 알리는 데 한 몫을 하고 싶었다. 실제 위안부 피해자들은 얼마나 많은 지옥을 견디셨겠나. 그 분의 짐을 내 목소리로 조금이나마 전하고 싶었다"고 뭉클한 진심을 꺼냈다.
나문희는 마지막으로 "이 나이에 주인공을 한다는 기분은 아무도 모를 것이다. 내가 해냈다는 그 만족감이 가장 크다"고 수줍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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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은 "처음 나문희 선생님을 보면서 실제 내 할머니가 떠올랐다. 처음부터 너무 따뜻했다. 외람될 수 있으나 아들이나 손자처럼 나문희 선생님 옆에 있고 싶다는 바람이 컸다. 컷 이후에도 선생님 옆에 있고 싶었다. 영화를 보고 나니 더 영광이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강하다. 영화를 보니 나문희 선생님의 노고가 너무 보여 괜스레 더 감동스럽고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이에 나문희는 "이제훈이 굉장히 똑똑하다. 배우로서 긍지를 갖고 잘해줬다. 실제로 '할머니'라고 부르면서 실제 친할머니처럼 잘 챙겨줬다. 호흡이 잘 맞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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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이 캔 스피크'는 나문희, 이제훈, 엄혜란, 이상희, 손숙, 김소진, 박철민, 정연주 등이 가세했고 '쎄시봉' '열한시' '시라노; 연애조작단'의 김현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올 추석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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