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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여수→대구…'란제리' 도희, 사투리로 다시 전성기 열까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9-11 16:26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타이니지 출신 도희가 또 한번 사투리 연기에 도전한다.

도희는 2012년 3인조 걸그룹 타이니지로 데뷔했다. 하지만 그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노래가 아닌 연기였다. 도희는 2013년 방송된 tvN '응답하라 1994'에서 여수 출신 하숙생이자 서태지 열혈팬인 조윤진 역을 맡아 단숨에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아웃사이더도 울고 갈 차진 속사포 사투리와 욕설은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고, 삼천포(김성균)와의 깨알 로맨스는 극에 감칠맛을 더했다. 시청자는 낯설고 가녀린 소녀의 정체에 주목했고, 순식간에 도희의 이름은 대중의 뇌리에 각인됐다.


데뷔작부터 히트를 낸 탓에 도희에게는 각종 드라마와 영화, 예능 섭외 러브콜이 쏟아졌다. 그 기세를 몰아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 '엄마' '마녀보감', 영화 '은밀한 유혹' 등에 출연했지만 작품 자체가 크게 주목받지 못해 도희에게 쏠렸던 관심도 식었다. 무엇보다 소속사의 내부사정으로 타이니지 활동도 사실상 정지되면서 각종 루머가 쏟아졌고 도희는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그런 상처를 뒤로 하고 도희는 지난 6월 전 소속사 지앤지프로덕션을 떠나 매니지먼트 구로 터전을 옮겼다. 그 뒤로 선택한 작품이 바로 KBS2 새 월화극 '란제리 소녀시대'다. '란제리 소녀시대'는 문학평론가 김용희의 첫번째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삼아 1970년대 후반 대구를 배경으로 소녀들의 성장통과 사랑을 그린다. 도희는 극중 아카시아파의 수장 심애숙 역을 맡았다.


이번 캐릭터는 도희에게 꼭 맞는 맞춤옷으로 보인다. 전라도 사투리로 인기를 끌었던 그가 경상도 사투리를 한다는 것 만으로도 팬들의 관심은 뜨겁다. 여기에 함께 호흡을 맞춘 이종현은 "'응답하라'에서도 봤지만 도희 씨가 전라도 사투리를 정말 잘하신다. 그런데 경상도 사투리도 정말 차지게 잘하더라"라고, 보나는 "나를 괴롭히는 신이 있었는데 언니가 '강냉이 오도오도 털린다'는 애드리브를 해오셨다. 무서운 신이었는데 너무 재밌어서 다들 웃음이 터졌다. 언니와 촬영할 때마다 웃음을 참느라 힘들다. 너무 재밌다"고 밝혀 기대를 높인다. 소위 말하는 '깡'으로 가득한 캐릭터라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심애숙은 정희(보나) 사총사와는 영원히 타협할 수 없는 숙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 주영춘(이종현) 때문에 사고뭉치가 됐다. 이를테면 영화 '써니'의 소녀시대와 같은 맥락의 캐릭터인 셈이다. 주인공과 대립각을 세우기 때문에 존재감이 클 수밖에 없는데다 도희의 주특기라 할 수 있는 성질 연기 또한 보여줄 수 있는 만큼 이번 심애숙 캐릭터는 도희에게 있어 리스크가 전혀 없는, 안전한 선택이다. 자신이 가장 잘하고 편안한 옷을 선택한 도희가 이번 드라마로 다시 한번 제2의 전성기를 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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