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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즐거움을 제공한다. 어떤 장르로 출시된 게임이든 유저는 게임을 플레이하며 즐거움을 얻는다. 그러나 게임 중에서는 지극히 어려운 난이도로 유저를 압박하는 게임도 있다. 이런 게임을 즐길 때는 천신만고 끝에 게임을 클리어하는 과정을 즐기는 유저도 있지만, 더욱 쉬운 길을 선택하는 유저도 있다.
'트레이너'는 게임 외부에서 게임 내 수치를 유저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에디터' 기능을 단축키로 실행할 수 있도록 간략화한 프로그램이다. 이를 활용하면 게임 내 캐릭터를 무적으로 만들거나, 무기나 탄환, 각종 소비 아이템 등을 무한으로 만들고, 적을 한 번만 때려도 모두 처치할 수 있는 등 게임을 굉장히 쉽게 진행할 수 있다. 최근에는 신작 게임이 출시될 때마다 '트레이너'를 바로 만들어 판매하는 사이트도 존재할 정도다.
'치트키'나 '트레이너'는 분명 게임을 즐기는 데 있어서 '치사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런데도 '치트키'나 '트레이너'에 대해 게임 유저 사이에서 적극적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발생하지 않는 이유는 이들이 유저가 혼자 즐기는 싱글 플레이 게임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누구든 게임에서 즐거움을 얻는 방법은 다르므로 혼자 즐기는 게임에서 어떤 행위를 하든 별다른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서로 다른 유저가 함께 즐기는 멀티플레이 게임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멀티플레이 게임에서 게임 내 수치를 조작하거나 캐릭터를 무적으로 만드는 등 부가적인 효과를 얻도록 돕는 불법 프로그램을 게임 해킹 프로그램, '핵'이라 부른다. '핵'은 멀티플레이 게임이 발전하면서 함께 발전해 왔으며 게임 장르에 따라 다른 기능을 부여한다.
FPS, TPS 등 총기를 사용해 유저가 서로 대결하는 게임들은 상대를 먼저 발견하고 조준한 뒤 무기를 사용해 적을 쓰러뜨려야 한다. 최근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블루홀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는 이 과정이 핵심 재미요소인 배틀로얄 장르 게임이다. 그러나 '배틀그라운드'에도 '핵'은 존재한다.
'배틀그라운드'에 존재하는 '핵'은 건물이나 지형과 관계없이 상대가 어디에 있는지 위치를 알려주는 '맵핵', '월핵', 총기를 자동으로 조준해주는 '에임핵', 캐릭터 이동 속도를 빠르게 해주는 '스피드핵' 등 종류도 다양하다. 심지어 이렇게 다양한 능력을 부가하는 '핵'을 통합한 '통합 핵'마저 존재하고, 이를 사용해 75킬을 기록하는 영상까지 유튜브에 공유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블루홀은 9월 13일 공식 SNS를 통해 "'배틀그라운드'는 핵 차단 프로그램 '배틀아이'를 사용해 지금까지 핵 사용 유저 15만 명 이상을 차단했다"며 "지난 24시간 동안에는 핵 사용 유저 8천 명 이상을 제재했다"고 전했다.
블루홀은 '배틀그라운드' 출시 3개월 만인 지난 6월 핵 사용 유저 2만5천 명 이상을 차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로부터 3개월 후인 9월, 블루홀이 핵 사용 유저 12만5천 명을 추가로 제재하면서 유저들은 지속해서 진행된 적극적인 대응에 반가워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1천만 장 이상 판매량을 기록한 '배틀그라운드'에서 지금까지 제재된 핵 사용 유저는 총판매량 대비 1.5%가량인 15만 명으로, 3개월 전 2만5천 명보다 5배나 늘었다"며 "'배틀그라운드'는 멀티플레이 게임으로 유저 간 대결이 주요 콘텐츠인 만큼 지금까지 선보인 성과대로 꾸준한 감시와 제재가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