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인터뷰②]'침묵' 이수경 "박신혜, 숨길 수 없는 따뜻한 성품의 소유자"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7-11-10 13:58


배우 이수경이 삼청동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이수경은 영화 '침묵'에서 최민식의 딸 '임미라'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영화 '침묵'은
약혼녀가 살해당하고 그 용의자로 자신의 딸이 지목되자,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쫓는 남자 '임태산'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11.9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이수경이 '침묵'으로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에 대해 애정을 드러냈다.

약혼녀가 살해당하고 그 용의자로 자신의 딸이 지목되자,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쫓는 남자 임태산(최민식)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침묵'(정지우 감독, 용필름 제작). 극중 임태산의 하나 뿐인 외동딸 임미라 역을 맡은 이수경은 9일 오후 서울 중구 삼청동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극중 이수경이 연기하는 임미라는 태산그룹 임태산 회장의 외동딸이자 가수 유나(이하늬)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다. 엄마가 세상을 떠난 후 의지할 가족이라곤 아빠 뿐이지만 대화가 부족한 부녀 관계는 약혼녀 유나가 나타난 후 더욱 악화됐고 흥청망청 돈을 쓰며 아빠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다. 그는 클럽에서 만취한 채 유나와 크게 다툰 후 임태산의 요트장 주차장에서 깨어났고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 상태에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다.

'차이나타운'(2014, 한준희 감독)의 핑므머리, tvN 드라마 '호구의 사랑'(2015)의 쌍둥이 여동생으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 이수경은 '특별시민'(2016, 박인제 감독)에 이어 최민식과 두 번째 부녀 호흡을 맞췄다. 아빠의 약혼녀를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된 그는 두렵고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인 캐릭터에 완벽하게 몰입해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며 최민식 등 선배 연기자들 사이에서 빛나는 존재감을 뽐낸다.

이날 이수경은 관객들로부터 '침묵'의 가장 강력한 장면 이라고 평가되고 있는 화장실에서의 이하늬와 대립 장면에 대해 이야기 했다. 서로에게 막말과 악담을 쏟아 부으며 폭발적인 에너지를 보여줬던 이 장면을 한 번 본 사람이라면 절대 잊을 수 없을 정도다.
"하늬 언니와 저 둘 다 그 장면이 그렇게나 격해질 줄 몰랐다. 시나리오만 봤을 때는 그 장면이 이렇게 세게 그려질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냥 미라가 용의자로 지목된 후 증거로 쓸 수 있을 만한 상황이 담기는 신 정도로 생각했다. 처음 촬영도 처음에는 낮은 수위에서부터 시작했는데 테이크가 넘어갈수록 점점 세졌다. 그 장면은 촬영하면서도 스스로 숨이 가빠지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너무 센 에너지를 내뿜다 보니까 언니도 촬영이 끝나고 나서 울고 저도 손발이 벌벌 떨렸다. 촬영할 때는 몰랐는데 영화를 본 분들이 그 장면을 인상 깊게 보셨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셔서 열심히 촬영한 보람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어 그는 극중에서도 미라가 희정에게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고 의지했던 것처럼 실제로도 희정을 연기한 박신혜에게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언니를 '침묵'을 통해 처음 만나게 됐는데 언니의 부모님께서 운영하시는 식당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언니는 워낙 이미지가 좋은 배우다 보니까 만나기 전부터 막연히 좋은 사람일거라 생각했다. 실제로 만나보니 언니는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 요새는 언니에게 '좋은 사람' '착한 사람'이라고 하는 게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언니는 정말 극중 최희정같은 사람이다. 최희정 같이 솔직하고 인간적이다. 극중 희정은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질러도 그 안의 따뜻함을 숨길 수 없는 사람이지 않냐. 언니가 정말 그런 사람이다. 언니의 따뜻한 성품은 숨길 수가 없다."
이어 이수경은 최민식, 이하늬, 박신혜를 비롯해 류준열, 박해준, 조한철 등 '침묵'을 통해 만났던 모든 배우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는 "이런 좋은 선배님들을 이런 좋은 현장에서 만날 수 있었던 건 행운"이었다며 웃어보였다.

"'침묵'에서 많은 선배님들과 함께 하면서 '어떤 연기자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 보다는 '어떤 선배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최민식 선배도 그렇고 한철 선배, 해준 선배, 신혜 언니, 하늬 언니, 준열 오빠 정말 모두가 좋은 사람들이었다. 제가 워낙에 낯을 많이 가리고 조용한 성격이고 사교적이지 못해서 주변에서 '성격을 고쳐라'라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었다. 그래서 스트레스도 굉장히 많이 받았었고 이런 성격을 바꾸려고 시도하다가 실수도 많이 하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그러던 중 '침묵' 배우들을 만났다. 그런데 '침묵' 선배님들은 그냥 저를 있는 그대로 봐주시더라. 그동안 날 바꾸려고 노력할 때는 나를 싫어하는 사람을 위해 어색한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침묵' 선배님들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시고 아껴주시고 좋아해주셨다. 이런 선배님들을 보면서 나도 나중에 후배들이 생기면 이렇게 해줘야지. 이래라 저래라 가르쳐들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고 솔선수범 해서 보여줘야지 라는 생각을 했다."
배우 이수경이 삼청동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이수경은 영화 '침묵'에서 최민식의 딸 '임미라'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영화 '침묵'은
약혼녀가 살해당하고 그 용의자로 자신의 딸이 지목되자,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쫓는 남자 '임태산'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11.9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마음 고생을 하기도 했었다는 이수경. 그는 그랬던 자신이 연기를 시작하게 됐던 계기를 전하기도 했다.


"저도 15살 때까지는 연기를 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남들 앞에 서는 것도 못하고 발표만 시켜도 얼굴이 빨개지고 심장이 두근두근하던 아이였다. 그런데 아빠가 연기학원을 다니게 했다. 진짜 다니기 싫었는데 처음에는 아빠 때문에 억지로 다닌 거다. 발표도 못하던 애가 연기를 하려니 정말 힘들었다. 선생님이 대사를 주면 읽지도 못했다. 연기하라는 게 아니라 그냥 읽기만 해보라는 건데 그것조차 못했다. 그래서 그 자리에 한 두 시간이고 서있기만 한 적도 있고 저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점심도 못 먹고 저를 기다리기만 한 적도 있다.
배우 이수경이 삼청동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이수경은 영화 '침묵'에서 최민식의 딸 '임미라'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영화 '침묵'은
약혼녀가 살해당하고 그 용의자로 자신의 딸이 지목되자,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쫓는 남자 '임태산'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11.9
그런 상황이 지속되니까 스스로에게도 화가 나더라. 그래서 어느 날 확 내지르면서 대사를 읽은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순간 정말 속이 시원하더라.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산뜻함을 느꼈다. 그렇게 한번 터지고 나니까 마음이 가벼워졌고 제가 변하기 시작하니까 연기학원 선생님들도 칭찬을 많이 하셨다. 그리고 연기에 재미를 느끼게 됐고 중3때부터 본격적으로 연기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지금은 연기하는 게 정말 행복하다. 앞으로도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

한편, '침묵'은 '해피엔드'(1999) '사랑니'(2005) '은교'(2012) 등을 연출한 정지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최민식, 박신혜, 류준열, 이하늬, 박해준, 조한철, 이수경 등이 출연한다. 2일 개봉했으며 현재 상영중이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송정헌 기자 songs@, 영화 '침묵' 스틸

KBL 450%+NBA 320%+배구290%, 마토토 필살픽 적중 신화는 계속된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