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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이수경에게 '침묵'은 출연작, 그 이상의 의미다.
약혼녀가 살해당하고 그 용의자로 자신의 딸이 지목되자,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쫓는 남자 임태산(최민식)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침묵'(정지우 감독, 용필름 제작). 극중 임태산의 하나 뿐인 외동딸 임미라 역을 맡은 이수경은 9일 오후 서울 중구 삼청동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차이나타운'(2014, 한준희 감독)의 핑므머리, tvN 드라마 '호구의 사랑'(2015)의 쌍둥이 여동생으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 이수경은 '특별시민'(2016, 박인제 감독)에 이어 최민식과 두 번째 부녀 호흡을 맞췄다. 아빠의 약혼녀를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된 그는 두렵고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인 캐릭터에 완벽하게 몰입해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며 최민식 등 선배 연기자들 사이에서 빛나는 존재감을 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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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해 주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 좋았다. '특별시민' 오디션을 보러갔었는데 그 자리에 민식 선배님이 계셨다. 그때 다른 작품에서도 선배님 딸 역으로 나올 배역 오디션을 보고 있다고 말씀해주셨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제가 선배님 추천으로 오디션을 보게 될 줄은 모르고 그저 그 역은 어떤 배우가 할 게 되려나 생각만 했다.
추천 이유에 대해서는 말씀해주시지 않았다. '특별시민'에서는 제가 촬영분이 몇 회차 없어서 현장에 잘 안 나갔는데, 그럼에도 볼 때마다 굉장히 잘 해주셨다. 무언가 좋게 봐주셨던 것 같다. 선배님은 후배들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라고 말씀하시지 않는다. 저를 포함한 배우들을 그냥 있는 그 대로, 그 자체로 아껴주고 믿어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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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이라는 단어가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특별시민'에 연이은 작품에서 또 같은 역할(최민식의 딸)과 비슷한 인물설정이 겹쳐 보이지 않을까 걱정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배님이 저를 추천해주시걸 보면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고 더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지만 더 잘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수경은 무려 34살 차이가 나는 '대선배'인 최민식과 호흡을 맞추면서 불편함이나 세대 차이를 느낀 적이 없냐는 물음에는 "전혀 없었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런 느낌은 전혀 없었다. 선배님은 항상 현장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어주셨다. '침묵'이 무거운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은 엄청 밝았다. 그게 다 민식 선배님 덕분이었다. 항상 그런 에너지를 뿜는 분이신 것 같다. 민식 선배님은 후배들을 그 어떤 편견 없이 바라봐 주신다. 그래서 저도 무언가 더 하려고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덜 하려고 하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다. 선배님과 만나면 항상 행복하고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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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인복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주를 봤는데 사주에도 그렇다고 나오더라.(웃음) '차이나타운'에서 김혜수 선배님도 그렇고 이번 작품에서 최민식 선배님도 그렇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모두가 좋아하는 배우, 그리고 인간적으로도 너무나 좋은 분들과 매번 함께 할 수 있게 돼서 신기하다. 그래서 한 편으로는 너무 좋은 분들만 만나서 혹시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현장을 만나게 될까봐 두렵기도 하다. 이런 걱정을 뒷풀이 때 언니들에게 말한 적이 있는데 언니들이 대부분이 좋은 사람들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말해주셨다."
한편, '침묵'은 '해피엔드'(1999) '사랑니'(2005) '은교'(2012) 등을 연출한 정지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최민식, 박신혜, 류준열, 이하늬, 박해준, 조한철, 이수경 등이 출연한다. 2일 개봉했으며 현재 상영중이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송정헌 기자 songs@, 영화 '침묵'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