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진주형의 매력? 당신만 모를 뿐.
배우라면 꼭 한번 걷고 싶은 한류스타의 길. 보통의 루트는 국내 작품이 인기의 흐름을 타고 해외에 진출하게 돼 이뤄진다. 배우 진주형은 그 흐름을 거슬렀다. 데뷔 7년 차. 아직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얼굴일지 몰라도 말레이시아 영화 '순풍호'에 이어 필리핀의 'You with Me' 와 베트남 'Love Again' 등 작품에 주인공으로 연달아 캐스팅됐고 화보 촬영 및 팬 사인회 등 다양한 스케줄을 소화하며 특별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엔 이례적으로 필리핀 공식 방문 일정 중 세안 제품 광고 모델로 발탁되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배우 진주형의 성과들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한류프린스'요?하하. 사실 애초에 해외 활동을 많이 해보고픈 마음이 있었어요. 드라마 '화랑'을 찍은 후 중국에 진출하기로 계약되어 있었지만, '사드' 문제로 때문에 파기됐어요. 좌절되나 싶다가도 우연히 말레이시아에서 영화를 찍게 됐고, 연이어 같은 프로덕션에서 진행하는 필리핀-한국 합작 영화에 참여하게 되면서 점점 활동을 넓혀가게 됐어요. 국내 드라마 '수상한 파트너'를 찍은 이후엔 이어 베트남 영화에 캐스팅되고…해외에 홍보를 다니고 프로모션을 하다 보면 갈수록 점점 많은 사람이 알아보고 좋아해 주시는 게 느껴져요. 최근엔 베트남 유명 배우인 치푸의 뮤직비디오를 찍었는데, 생각보다 SNS 반응이 뜨겁더라고요. 그때 인기가 좀 있나? 실감했어요. 하하"
담담하고 쑥스러운 듯 얘기하는 진주형이지만, 실제 그의 인기는 꽤 대단하다. 프로모션 일정으로 공항을 방문할 땐 수많은 현지 팬들이 그를 뜨겁게 반기고, 글로벌 팬들의 정식 요청으로 팬클럽을 창단했다. 그의 SNS 채널 대부분 팔로워는 글로벌 팬. 댓글도 영어를 훨씬 많이 찾을 수 있다. 그가 이토록 해외 무대를 장악할 수 있었던 건 연기도 연기이겠지만 다른 포인트가 있다.
"해외 활동을 위해 많이 노력하는 편이에요. 필리핀에선 방송이나 프로모션 활동에서 익숙한 영어를 쓰긴 하지만, 그 이상 팬들을 어떻게 기쁘게 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 언어를 배워 진심을 전하기로 했어요. 사실 그 나라의 언어, 문화를 배운다는 것만큼 존중하고 또 그곳을 사랑할 수 있는 건 없으니까요. 직접 책을 사서 공부하고 간단한 단어들부터 시작해 현지 친구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인터뷰나 방송은 물론, 팬미팅에서 외운 문장이나 단어들을 섞어서 편하게 말했는데, 그런 부분을 좋아해 주신 것 같아요. 요즘 베트남어도 공부 중인데 꽤 어렵네요. 하하."
누가 봐도 눈에 띄게 잘생긴 얼굴, 큰 키에 겸손하지만 묘하게 자신감 있는 애티튜트. 이런 요소들 뒤에 있는 그의 독특한 이력 또한 글로벌 인기에 한몫한다. 진주형은 어릴 적 싱가포르와 캐나다에서 총 10년 외국 생활을 했다. 경험은 그에게 언어적인 자유는 물론 틀에 갇히지 않는 자연스러운 생각과 행동들을 덤으로 줬다. 이는 배우 생활을 하며 고스란히 진주형만의 독특한 매력으로 드러났다.
"어릴 적엔 영어가 더 편했고, 점차 연기하면서 영어를 많이 안 쓰게 됐지만 이렇게 도움이 될지는 몰랐어요. 그 이점 때문에 동남아시아에서 빨리 작품하고, 활동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어릴 때는 공부보단 악기, 스포츠 이런 몸 쓰는 걸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었어요. 그런 게 연기 생활에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다재다능한 탓에 그는 국내 시청자들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쌓아가고 있다. KBS2 청춘 사극 '화랑'에서는 꽃 같은 화랑의 모습을, SBS '수상한 파트너'에서는 살인사건 공범의 얼굴로 시청자들을 혼란시켰다. tvN '명불허전'에서는 약물중독 재벌 2새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동남아권에서는 주로 예쁜 남자(?)로 불리지만, 국내 작품에선 꽤 강한 캐릭터들을 소화한다. 추가하고 싶은 매력은 퇴폐미가 가득한 SBS '사랑의 온도'의 김재욱.
"해외 팬분들이 굉장히 감사하게도 보통 하시는 말들이 예쁘다, 귀엽다, 이런 거에요. 남성 팬분들도요. 그래서 '사랑의 온도'의 김재욱 님과 같은 역할을 한번 연기해보고 싶어요. 또 톰 하디, 빌 스카스가드, 데인 드한 등 제가 가지지 못한 퇴폐미 있는 배우들을 좋아해요. 크리스찬 베일을 좋아해 강아지 이름도 베일이죠 하하.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만의 발음이나, 말하는 방식을 따라 하며 공부해왔고, 지금도 여전히 열심히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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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명불허전' 방송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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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SB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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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키 탓에 농구선수를 준비했지만, 부상으로 중단한 뒤 한국에 들어와 예고에 진학해 배우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모 대형기획사에 들어갔던 적도, 아이돌 제안을 받은 적도 있다. 열일곱에 청소년 영화 '꿈'으로 데뷔했고 줄곧 배우의 길만 걸었다. 함께 시작했던 친구들에 비해 늦다고 생각할 때도 외롭다고 생각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반짝스타'가 되기보단 천천히 준비해왔던 것들이 단단하게 쌓여 지금의 국내외에서 호평을 이어가고 있는 진주형만의 길을 만들어냈다.
"열일곱 때 청소년 영화로 데뷔했고, TV 드라마는 열여덟 살 무렵 했어요. 당시 친했던 아역 친구들끼리 우스갯소리로 '지금 남들보다 훨씬 빠르게 일을 했는데, 6년 뒤쯤이면 한가닥하고 있지 않겠나'라고 장난치기도 했죠. 하지만 그 때를 되돌아보면, 그냥 없었던 시간들 같아요. 어쩌다 지금의 나이가 됐을까. 지금은 늦은 게 아닐까. 솔직히 말해 오랫동안 배우 생활을 하면서 잘 된 친구들도 많은데, 나만 이렇게 된 건가 회의감도 들고 쉽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굉장히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그래도 제가 배우로서 퇴보하는 느낌은 들지 않더라고요. 조금씩이라도 점점 나아진다는 그 느낌, 그 힘으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진주형에게 올해는 굉장히 의미 있는 해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뎠던 걸음이 진주형만의 길을 만들어냈고, 결국 좋은 결과로 돌아왔다. 이를 발판으로 삼아 진주형은 어떤 앞으로를 꿈꾸고 있을까.
"올해를 보자면 정말 앞이 깜깜했다가 가로등 하나 정도 켜진 기분이에요. 하고 싶었던 해외 활동도 다양하게 하게 되고 반응도 좋고 여러모로 뜻깊은 한 해였어요. 남은 12월 마무리를 잘 하면 내년부터는 더욱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어요. 국내 해외 활동은 계속 병행할 예정입니다. 사실 같은 나라 사람도 아닌데, 이렇게 기뻐하고 좋아해 주시는 게 감사해요. 외국 배우를 좋아해도 볼 기회가 흔치 않기에 저는 받은 사랑 만큼 다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커요. 내년 국내 드라마 작품 들어갈 때까진 필리핀 활동을 할 것 계속 같아요."
끝으로 그에게 어떤 배우로 대중의 마음속에 남고 싶은지 물었다.
"내공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그래서 믿음이 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어떤 작품이 나왔을 때 저 때문에 챙겨봐 주시고 믿고 봐주시고 그런 신뢰감이 있는 배우요. 또 친구들이 셀럽의 기분은 어떠냐? 하면서 놀리기도 하는데, 사람 사는 게 다 똑같잖아요. 정말 언론으로 꾸며진 게 아니라 편안한 배우, 거리감 없는 배우로 남고 싶어요."
gina1004@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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