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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블랙'뿐만 아니다"…드라마, 이상과 현실의 차이

기사입력 2017-12-16 14:27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시원 섭섭하고 아쉽기도 하고…." 드라마 한 편을 마칠 때마다 이런 소감이 자동으로 따라온다. 촬영기간만으론 짧게 3개월에서 6개월, 그리고 준비 기간을 합치면 10년에 해당하는 작품들도 있기 마련이다. 기대했던 '꿈'과 실현된 '현실'은 분명 차이가 존재하는 것. 드라마가 한 편 끝날 때마다 이런 소감이 들려오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최근 드라마 제작 환경이 많이 좋아졌다지만, 아직도 시청자들이 보는 세계 이면에는 수많은 갈등이 존재한다. 그게 배우들 사이에서 생긴 일이든, 배우와 제작진 사이에 일이든. 그리고 제작진과 작가 등 제작진끼리의 일이든 말이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는 언제든 갈등이 존재하는 법. 이 때문에 촬영 중 잡음이 있다는 소식이 관계자들 입을 타고 기자들에게 흘러 들어오기도 한다는 얘기다.

이 갈등은 보통 '꿈과 현실의 괴리감'에서 찾아오게 되는데 상상만으로 만들어진 작품의 이상이 촬영이라는 현실과 만났을 때 꿈 만큼의 결과물을 내지 못할 때 발생한다. 좋아진 제작 환경 속에서도 한정된 기간, 장소, 그리고 무엇보다도 '돈'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있기 때문에 드라마 촬영장은 언제나, 늘 잡음에 휩싸일 수 밖에 없다.

최근에도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한 드라마들이 속속 등장했다. 제작진과의 갈등으로 촬영장에 나타나지 않았던 배우의 일이나 방송되는 드라마를 보고 자신이 쓴 글과 달라 당황했던 작가의 이야기 등 알려진 이야기와 알려지지 않은 잡음들이 있었단 얘기다. 드라마 한 편을 마칠 때 누구든 섭섭한 사람이 없겠냐만은 진정으로 열심히 하고 싶었던 이들의 아쉬움은 시청자들이 대신 달래줄 수 없고, 그리고 이 결과물 또한 모두의 마음에 쏙 들게 완벽할 수 없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드라마 작가들은 방송 되는 드라마를 보며 "저건 왜 뺐지, 저건 왜 저기서 찍었지" 등 자신이 만들어낸 가상 환경이 실화로 옮겨졌을 때의 환경을 확인한다. 그에 따르는 아쉬움도 물론 있을 터. '내 새끼'라고 생각했던 작품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지만, 그게 내가 만든 환상과 너무나 달랐을 때의 괴리감이 있을 법하다. 이럴 때 작가들은 아쉬움을 토로한다고. 한 신인 작가는 기자에게 "내가 생각했던 장면이 생각과 전혀 다른 장면으로 찍혔을 때 너무 아쉽더라. 그럴 때마다 내 살을 잘라내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최근 종영한 OCN '블랙'은 이 같은 잡음이 밖으로 드러난 케이스다. '블랙' 마지막회에서 일부 장면이 삭제됐고 이로 인해 의아함을 느꼈던 시청자들이 다수 존재하던 중 작품을 집필했던 최란 작가가 자신의 블로그에 전회 대본을 공개한 것. 대본에 따르면 '블랙'은 새드엔딩이었지만 촬영 과정에서 해피엔딩으로 촬영됐다는 것이 드러나 제작진이 뭇매를 맞았다. 최란 작가는 대본 공개와 함께 "본의와 다르게 제대로 표현되지 않아 많이 속상했다"고 한탄했다.

해당 작품을 연출했던 김홍선 PD는 스포츠조선에 "뒷 부분을 많이 잘라낸 것이 맞다. 시간에 제한이 많았고 표현하지 못할 것 같아 잘라낸 부분도 많다. 작가님이 세세하게 잘 풀어주셨지만 급하게 마무리 된 부분도 있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작가님께 사과를 드리고 싶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작품이 화면으로 옮겨질 때의 현실적 제약도 무시할 수 없다. 그 모든 것이 시작되는 지점은 '돈'이다. 그리고 '시간'이 두 번째 이유. 드라마 제작 환경은 아직 생방송처럼 돌아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제대로 된 장소 헌팅도 힘들뿐더러 작가가 원하는 모든 환경을 맞출 수 없다는 것도 드라마 촬영을 진행하는 PD들의 변이다. 한 PD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작가들이 말하는 이상을 화면에 다 표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그러나 제작 환경이라는 것이 있고 시간이 부족할 때가 많다.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힘든 부분은 이상과 현실을 타협하며 찍어야 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드라마 제작 환경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다만 이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원인은 '돈'이나 '시간' 그리고 편집 등이 아닌 다른 곳에 있었다. 제작진과 작가의 소통이 부재하기 때문. 작가들은 홀로 작업에 임하는 경우가 많고, 현장은 바쁘게 돌아가다 보니 서로의 협업이 부족한 부분들이 다소 존재했다는 것이다. 작가들은 "시간과 환경이 여의치 않다면 미리 말만 해주면 분량을 줄이거나 신을 빼는 것도 가능한 일"이라며 "소통만 가능하다면 이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서운함이 남지 않을 것"이라고 드라마 환경의 변화를 호소했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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