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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열린 tvN 새 월화드라마 '크로스'(최민석 극본, 신용휘 연출) 제작발표회가 진행되는 내내 고경표는 고개를 푹 숙이거나 멍한 모습을 보이고, 또는 슬픈 눈망울을 간직한 채 앉아있는 등 그동안 진행되던 여타 제작발표회의 참석자들과는 정반대의 모습으로 기자들을 만났다. 일반적인 제작발표회의 경우 '드라마가 잘 되자'고 하는 것이니 웃음과 함께 활기찬 분위기로 진행되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날의 제작발표회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잔칫집에 온 것이 아니라 상갓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으니.
현장에 참석했던 기자들 대부분은 고경표의 분위기에 "무슨 일 있는 것 아니냐"는 등의 반응을 보였지만, 배역에 대한 몰입 때문일 것이라고 넘겨 짚었다. 그리고 29일 방송된 '크로스'에서 고경표는 제작발표회에서 보여줬던 그 모습 그대로 브라운관 앞에 등장해 열연을 펼쳤다. '지금 매우 심각하고 슬프고 분노에 차있다'는 느낌이 가득찬 그의 열연이 60분을 가득 채우자 제작발표회 당일의 그의 태도도 이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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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표는 벌써부터 전력으로 달리는 중이다. 서번트 증후군에 아버지를 죽인 범인에게 복수도 해야 하고, 거기다 자신의 동생의 장기 등에 손을 댔던 고정훈(조재현)에게까지 복수를 다짐하는 인물이기에 앞으로 그의 에너지는 더 많이 소모될 것.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부터 전력의 에너지를 다했던 그가 '크로스' 마지막회까지 그 에너지를 꾸준히 가져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크로스'는 이들의 열연에 힘입어 전국기준 3.9%(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시청률을 기록했다. 최고 기록은 4.9%다. 시청률 공약에 대해 "구걸하는 기분"이라던 고경표는 구걸 없이 3,9% 의 높은 시청률로 장르물 주연작에서의 좋은 출발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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