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더는 댈 수 있는 핑계가 없다. 이미 자체 최저를 찍은 뒤 또다시 최저를 찍었고 최저 시청률의 기준이라는 '맨홀'에도 가까워지는 중이다. 절반을 넘어선 '위대한 유혹자'에게 돌파구는 정말 없을까.
10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9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위대한 유혹자'(김보연 극본, 강인 이동현 연출) 17회와 18회는 전국기준 1.8%와 1.6% 시청률을 각각 나타냈다. 이는 지난 방송분(1.9%, 2.1%)보다 각각 0.1%포인트와 0.5%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자체최저 시청률에 해당한다. 지금까지 1부와 2부가 모두 1%대 시청률을 기록했던 적은 없었지만, 이날 방송을 통해 이 기록까지 깼으며 심지어 MBC 드라마 중 가장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20세기 소년소녀'가 갖고 있던 25회 1.8% 시청률의 기록까지 깨며 MBC 드라마의 기록을 갖게됐다.
1부와 2부에 해당하는 17회와 18회의 평균치를 냈을 때 시청률은 1.7% 정도에 해당하지만, 그럼에도 MBC의 기록 중에서는 가장 낮은 시청률에 해당한다. 심지어 '20세기 소년 소녀'의 경우 MBC 총파업과 맞물리며 파업 여파를 정통으로 맞았다는 핑계가 있었지만, '위대한 유혹자'는 경우가 달랐다. 파업 이후인 것과 함께 두 달간의 휴식기가 있었음에도 시청률이 전보다 떨어진 것이 눈에 보인다. 상황이 좋지 않았다는 이유 속에서도 낮은 시청률로 질타를 받았던 '로봇이 아니야'도 3%대 시청률을 유지했고, '투깝스'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시청률이라면서도 6%~8%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위대한 유혹자'는 그 스케일이 다르다.
최저 시청률의 기준이 되는 KBS2 '맨홀'이 1.4%(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했던 것으로 미뤄 봤을 때 '위대한 유혹자' 역시 이 '최저'가 멀지 않았다는 불안감 역시 드는 상황이다. '위대한 유혹자'는 시작부터 기대를 모았던 작품은 아니었다. 신인급 배우들을 캐스팅했고,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홍보 역시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 여기에 신임 사장 체제가 제대로 자리잡기도 전에 시작된 드라마기에 "MBC가 드라마를 제대로 만들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시선도 이어졌던 바 있다. 아직 제대로 된 드라마, 웰메이드 드라마를 만들기에는 MBC가 처했던 총파업의 기간이 너무 길고, 재건에 드는 시간 또한 두 달여의 시간이 아닌,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얘기다.
'위대한 유혹자'의 가장 큰 문제는 스토리다. 개연성 없는 에피소드들 사이에서 주연 배우들은 배회하고 있고, 주변 인물들의 스토리 역시 제대로 진행된 것이 전무한 수준이다. 비단 이것은 '위대한 유혹자'만의 문제는 아닐 것.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역시 신파적 요소가 짙게 들어갔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특징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진부하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사정은 '위대한 유혹자'보다 조금 나은 편이다. 평균 3%와 4%대 시청률을 꾸준히 기록하고있지만, 완전한 정상화라고 보기에도 애매한 부분이 있다.
위기가 틀림없다. 과거 영광이던 '드라마 왕국'을 재건할 수 있을지, 아니면 이대로 재로 남아야 할지는 MBC의 손에 달린 일. 더이상 진부한 스토리와 시선을 끌지 못하는 작품들만으로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없음을 MBC도 알고 있을 터다. 지금 MBC가 해야 할 일은 '월화극 TV화제성 1위!' 등의 자기위안형 보도자료를 끊임없이 생산하는 것이 아닌, 드라마의 질을 높이는 곳에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내부적으로 돌고 있다던 "6회까지만 제대로 만들어. 어차피 그 이후엔 어떻게든 굴러가!"는 드라마국의 명언은 이제 통하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