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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심희섭 "'작신아' 첫 주연 부담..살아남으려 발악했죠"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8-05-05 09:11


사진=국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작은 신의 아이들'을 마친 배우 심희섭을 만났다.

지난 2013년 영화 '1999, 면회'로 데뷔해 '변호인'(2013), '경성학교 : 사라진 소녀들'(2015), '암살'(2015), '흔들리는 물결'(2016) 등에서 얼굴을 보였다. 또 드라마로 넘어와서는 JTBC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2016), MBC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2017), SBS '사랑의 온도'(2017), 최근 종영한 OCN '작은 신의 아이들'(2018)까지 쉼 없이 달렸다. 또 예능 프로그램인 tvN '배우학교'에 출연해 박신양에게 연기 수업을 받았던 바 있다.

지난 22일 종영한 OCN 토일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한우리 극본, 강신효 연출)은 천재 형사인 천재인(강지환)과 영적인 것을 볼 수 있고 빙의가 가능한 형사 김단(김옥빈)이 공조 수사를 통해 왕목사(장광)과 국한주(이재용)이 얽혀있는 천인교회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을 담았던 작품. 심희섭은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 선과 악이 공존하는 캐릭터인 주하민 역을 맡아 열연했다. 김단과 어린시절 친구인 동시에 사건의 모든 것을 알고있는 인물로 끊임없이 궁금증을 던졌고 마지막회에서는 모든 진실을 알리고 살해당하는 것처럼 꾸민 뒤 슈퍼 주인으로 변신하는 결말로 시선을 모았다.

심희섭은 '작은 신의 아이들'을 떠나보내며 "꾸준히 봐주셨던 분들이 끝까지 좋은 말씀을 해주시고 끝날 때 안 좋은 반응이 있었는데도 완성도를 놓지않고, 마무리돼서 감독님이나 다른 스태프들이 다 행복하셔서 '내가 욕먹지 않을 작품을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주하민이라는 캐릭터가 사랑을 받은 것도 작가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매력적으로 그려주셨다"며 "내가 장르물도 처음이었고, 드라마 경험이 많지않아서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시작했는데 초반에는 힘들었지만 끝까지 놓지않고 마무리 지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이번에 남았던 후회들은 다음 작품에서 더 나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심희섭은 연기를 하며 '후회'도 남았다고. 심희섭은 "제가 선택할 입장이 아니었고 감독님께서 날 선택해주셨다. 시놉시스를 읽을 때에도 감독님이 워낙 파이팅이 넘치시고 설명도 잘 해주셔서 믿음이 갔다. 또 OCN도 장르물 명가지 않나. 그 기대감과 함께 작가님이 '그것이 알고싶다'를 8년 동안 하셨던 작가님이었기에 믿고 시작하게됐다. 처음엔 사실 캐릭터가 이렇게 마무리될 줄 몰랐다. 상반되고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은 초반에 갖고있었지만,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선악 사이에서 고민하고 많은 인물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가는 역할이라 쉽지가 않더라. 고난이 있었지만, 마무리가 잘 돼 좋다"고 밝혔다.


사진=국엔터테인먼트 제공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 심희섭이 마주했던 고난들은 극의 전체적인 에너지와 톤에 자신이 맞지않는다는 것이었다. 심희섭은 "전체적인 저의 톤이 에너지가 넘치는 분들 사이에서 자리를 잡는 것이 힘들다고 생각했다. 제 이미지가 원래 세지 않지 않느냐. 그럼에도 카리스마나 존재감이 뿜어져나와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고민이었고 어떻게 하면 존재감을 조금 더 뚜렷하게, 묻히지 않게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리고 저도 나름대로 발악을 하다 보니 살아남을 수 있던 거 같다. 지금까지 제가 했던 것들과 달라서 힘들기도 했고, 새롭기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작은 신의 아이들'은 연기자들의 전쟁의 장이었다. 영화계에서 주목을 받아왔던 김옥빈이 김단 역으로 접신 연기까지 펼치며 열연했고, 이엘리야도 핏빛 열연을 펼쳐 주목받았다. 또 강지환 역시 천재인 역을 맡아 열연했다. 악인으로 출연했던 장광과 이재용의 연기도 눈부셨다. 그 사이에서 심희섭은 모든 인물과 연결된 상태에서 연기를 하는, 사실상 극의 중심이었다.

심희섭은 욕심이 많은 배우였다. 그는 "개인적으로 욕심이 커서 작품에서 힘들었던 것도 있을 거다. 잘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잘하진 않은 거 같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고 그 마음이 많다. 연기를 할수록 잘하고싶다는 마음이 더 커지는 거 같다. 다음엔 어떤 작품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런 두려움이 항상 있다. 요즘엔 또 반응이 즉각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더 무섭더라. 내가 굳이 들으려 하지 않더라도 반응들이 주변에서 느껴진다. 그게 반대로 파급력이 있다는 뜻도 되겠지만, 반응이 안 좋을 때에는 안 좋은 에너지를 받을 때도 있어서 우려가 된다. 사실 듣기만 하는 입장이고, 반응들에 하나 하나 답할 수 없는 입장이라 답답하다. 그래도 점점 반응을 주시는 것들에 중독이 되는 거 같다. 대신 스트레스도 동시에 받는다"고 말했다.


사진=OCN 제공

'작은 신의 아이들'은 '단짠'이 있는 작품이었다. 핏빛과 핑크빛 등이 동시에 그려졌다는 얘기였다. 극중 천재인과의 코믹한 케미까지도 그려지며 시선을 모았던 바 있다. 심희섭은 강지환과 호흡에 대해 "'라면 먹고 갈래?' 이 대사도 사실은 실제 있는 대사였다. 그런 부분이 몇 개가 등장하더라. 작가님이 재밌게 패러디처럼 많이 해주셨다. 처음이든 중간이든, 마지막이든 진지한 신 안에서도 쥐었다 폈다 하는 것이 많았다. 단짠단짠이다. 그것 때문에 우리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들도 있었다. 그리고 그 장면은 강지환 선배가 진짜 잘해주셨다. 어설퍼질 수 있었지만, 특유의 연기력으로 잘 해주셨다. 보고?으면 재밌더라. 마치 TV를 보는 거 같았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을 통해 심희섭이 얻은 것은 '얘가 이러 것도 할 수 있느냐'는 색다른 반응이었다. 심희섭은 "주변에서 기대치않은 모습을 봐서 좋았다면서 캐릭터가 사랑을 받았으니 그 전보다는 이슈가 돼 더 잘해야겠다는 얘기들을 한다.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것도 신기하더라. 주변에서도 많이 얘기해주셨다. 앞으로 더 파이팅 해야?募鳴 생각했다. 술도 산다고 말했다. 작품을 봤다는 분들도 많더라. 길에서도 많이 알아봐주시고, 식당에 들어가면 어머님들이 '작은 신의 아이들'을 보고계신 것이 신기했다. 이제 조금씩 알아봐주시니 활동을 좀 한다는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작은 신의 아이들'은 첫 방송 이후 호평 끝에 3.9%(닐슨코리아, 유료가구 플랫폼, 전국기준)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탄탄한 작품성과 배우들의 호연이 화제가 됐으며 시청자들에게도 사랑을 받았던 작품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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