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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속 캐릭터들이 무대에…, 블록버스터 뮤지컬 '마틸다'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8-06-27 11:23


◇지난 25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한국의 마틸다로 선발된 4명의 아역배우가 함께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신시컴퍼니

퀄리티를 장착한 '신상 블록버스터' 뮤지컬을 만나는 것은 가뭄에 콩나듯 드문 일이다. 오랜만에 한껏 기대를 모으는, 새로운 뮤지컬이 온다. 오는 9월 8일부터 LG아트센터에서 5개월간 장기공연을 펼치는 '마틸다(Matilda)'가 그것이다.

영국의 유서 깊은 로열세익스피어극단(RSC)이 걸작 '레미제라블' 이후 25년 만에 만든 작품으로 한국의 신시컴퍼니가 창단 30주년을 맞아 라이선스로 선보인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 유명한 20세기 최고의 동화작가 로알드 달(Roald Dahl)의 소설이 원작이다. 당차고 똑똑하고 책읽기를 좋아하는 5살 소녀 마틸다가 부모와 학교의 부당함에 맞서 참된 자아와 행복을 찾아가는 모습을 유쾌하고 따뜻하게 그린다.

무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롤러코스터를 타듯 속도감있게 전개되는 사건, 그로테스크한 캐릭터와 블랙 유머, 그리고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신랄한 비판 등 원작의 미덕을 뮤지컬 무대에 고스란히 살려냈다. 공연장에 들어서면 관객들은 수많은 알파벳과 책으로 뒤덮인 엄청난 규모의 무대 세트에 압도된다. 이 동화적인 분위기를 타고 소설 속 캐릭터들이 독자가 상상한 모습 그대로 현실로 걸어나온다.

어른과 어린이 배우가 혼연일체의 '칼군무'를 선사하는 '리볼팅(Revolting)', 알파벳 블록을 쌓아가며 블록이 입체적으로 변모됨에 따라 더욱 화려해지는 안무가 인상적인 '스쿨 송(School Song)', 그네가 객석 위까지 넘나들어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웬 아이 그로우 업(When I grow up)' 등이 유명 넘버들이다. 여기에 마틸다를 '웬수'로 여기는 악당 트런치불 교장의 무시무시한 레이저 감옥, 마틸다의 초능력 구현 등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무대 메커니즘이 결합해 스펙터클한 판타지를 선사한다.


"로알드 달의 놀라운 언어감각, 그의 소설 곳곳에 드러나있는 라임(rhyme)에서 음악적 영감을 받았다"는 작곡·작사가 팀 민친은 동요같은 단순한 멜로디부터 팝, 소울, 살사 댄스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음악적 향연을 시도했다. 안무는 '빌리 엘리어트'의 피터 달링이 맡아 다시 한번 천재의 역량을 발휘했다.

2017년 7월 시작되어 8개월간 진행된 오디션을 통해 황예영 안소명 이지나 설가은 등 총 4명의 한국판 마틸다를 선발했다. 제작사 신시컴퍼니는 이미 '빌리 엘리어트'를 통해 아역 배우들을 선발, 교육, 관리하는 최고의 노하우를 입증한 바 있다. '빌리 엘리어트'에서 빌리 역을 소화했던 성지환과 에릭 테일러가 '마틸다'에도 출연한다. 4명의 깜찍하고 당당한 마틸다가 펼칠 무대는 의심할 필요가 없다.

베테랑 최정원 김우형 최재림 방진의 등이 아역배우들의 뒤를 받친다. 특히 최정원 김우형은 이번엔 마틸다를 괴롭히는 악역으로 등장해 눈길을 모은다.


◇뮤지컬 '마틸다' 해외공연 장면. 마틸다와 트런치불 교장의 대립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사진제공=신시컴퍼니

뮤지컬 '마틸다'는 7년의 제작과정을 거쳐 2010년 트라이아웃 공연으로 첫 선을 보인 뒤 2011년 웨스트엔드 데뷔에 이어 2013년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대성공을 거두었다. 비영어권으로는 한국에서 첫 공연된다.

신시컴퍼니 박명성 프로듀서는 "'마틸다'는 어린이부터 중장년층까지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뮤지컬"이라며 "신시의 지난 30년 뿐아니라 미래의 30년을 준비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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