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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소이현은 첫째 하은이에게만 집중하는 인교진의 육아를 걱정하며 상담소를 찾았다. 그는 "하은이 보다 아빠가 더 걱정이다. 아빠가 둘째와 놀아주면 질투가 심해질까 걱정이다. 아빠의 과한 첫째 사랑이 나중에 둘째의 존재를 잊어버릴까 고민이다. 얼마 전에도 둘째 태명을 잊어버리더라. 아빠가 너무 이러니까 오히려 하은이가 동생을 밀어내는 게 아닌가 싶다. 아빠의 보호를 받으니까 하은이를 신경 안 쓰는 것 같기도 하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매번 첫째 하은이의 안부만 묻고 하은이에 대한 이야기만 나눴던 인교진. 그도 하은이를 향한 나름의 육아 방식이 있었던 것. 인교진은 "하은이도 사랑을 받다 보면 주는 법도 알지 않을까 싶었던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전문가는 "하은이가 언니 역할에 부담이 온 것이다. 한계가 올 수가 있다. 하은이가 자신에게는 관대하게 하지만 인형에게 엄하게 하려고 한다"며 "자발적인 행동이 아니면 먼저 제안하면 안 된다. 하은이가 순한 기질이라 잘 따르는데 반면 하기 싫다는 말을 잘 못한다. 부모님은 말을 안하니까 마냥 기특하게 생각한다. 그렇게 모르고 넘어갈 수 있다. 조금 더 어리광을 부려도 될 나이다"고 당부했다.
하은이의 상태를 들으며 죄책감에 눈물을 쏟은 소이현. 아내의 충격과 괴로움을 달래주는 건 역시 남편 인교진이었다. 그는 "자기처럼 훌륭한 엄마가 어디있냐? 자기야말로 좋은 엄마 컴플렉스가 있는게 아니냐? 누구나 엄마는 처음이다. 당신도 엄마가 처음이다"라며 다독였다.
소이현이겐 그 어떤 위로의 말보다 더 값지고 마음이 놓이는 인교진의 한 마디였다. 이런 남편의 위로에 소이현 역시 "사실 난 오빠가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어렸을 때 소리 내서 운 적이 없데. 난 내가 그런 게 너무 싫은데 내가 하은이를 나처럼 만들고 있는 거 같다. 힘들면 힘들다고 해도 되는데 너는 언니고 너무 착한 딸이라고 만든 것 같아서"라며 그동안 털어놓지 못했던 맏딸의 부담감을 털어놨다.
인교진은 육아 상담이 끝난 뒤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아내는 아프다고 표현하는데 서투른 편이다. 집에서는 첫째 딸인데 19살 때부터 계속 일해왔고 자라왔다. 결혼 후에도 '너무 힘들다'라는 말을 내가 이끌어내니까 하더라. 자신의 모습이 하은이에게 투영되는 걸 보고 더 괴로웠던 것 같다"고 밝혔다.
육아 방식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소이현과 인교진이었지만 딸을 향한 애정은 똑 같았던 두 사람. 소이현도 인교진도 그렇게 부모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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